[줌인] ‘온 몸으로 살아온 음악인생’ 박재광 지휘자

임혜숙 교수 / 기사승인 : 2020-01-23 10: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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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교향악단 ‘고려교향악단’ 창단
가톨릭 혼성합창단 ‘아마뚜스합창단’ 교회음악 보급
‘아름다운 개척정신’ 50의 나이에 프랑스 유학 감행

▲ 박재광선생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교향악단 ‘고려교향악단’을 창단하여 음악감독과 지휘자로 활동하였다.

 

● ‘새롭다는 것’ 오히려 익숙한 변화


음악대학에서 바순(bassoon)을 전공한 박재광선생은 1977년에 혼자서 연주할 수 없는 목관악기 주자들을 주축으로 ‘목관 5중주’를 시작하여 금관과 현 연주자들이 합세한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교향악단 ‘고려교향악단’을 창단하여 음악감독과 지휘자로 활동하였다.

그러나 거기서 머물지 않고 2007년 오케스트라의 현대화를 위하여 현재의 이름인 ‘코리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로 바꿔서 사단법인(제2007-163호)으로 설립 허가받고, 2009년에는 전문예술법인(지정번호: 제2009-23호)으로 지정받아 교향악단으로서의 뿌리를 내리도록 하였다.

같은 해(1977년)에 ‘주님 안에서 복음을 전하는 성음악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지휘자, 반주자를 포함해 가톨릭신자 단원 60여명으로 구성된 혼성합창단 ‘아마뚜스합창단’을 창단하여 각 본당을 순회하며 성음악 미사를 봉헌하고, 신자들 가까이에서 정기연주회와 초청음악회를 열어 교회음악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으며, 교회음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곡의 발굴, 발표와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아마뚜스합창단’이 2007년에 국내 최초로 헨델 메시아 전곡을 영어가사로 발표한 것과 ‘제44차 세계성체대회(1989년)’와 ‘한국순교자 103위 시성 25주년 기념음악회(2009년)’의 연합성가대 지휘를 한 것은 선생 개인에게 있어서 뿐만 아니라 성음악사에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993년에 서울대교구 가톨릭지휘자협회가 주최한 ‘성가대 지휘자세미나’에 90여개 본당에서 130여명이 참가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교회음악 기초쇄신에 기여하였다.

‘가톨릭세실리아성음악협회(2000년 발족)’에서는 교회음악 연구와 발전을 위해 관련 모든 분야를 교육하고 전하는 평신도 전례음악 봉사자들 모임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교회음악 전체의 전문성을 더하기 위한 성음악 연수를 통해 전국 교구에서 모인 일반 신자들에게 깊이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2007년부터 ‘그리스도의 성체성혈 대축일 부속가’를 시작으로 하여 연중과 축일, 대축일 등의 미사에서 전례력에 적합한 화답송과 복음환호송 등을 작곡하여 제공하고 있다.

선생은 주어진 조건에서 정성을 다하다보니 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는 시대의 욕구를 민감한 감수성으로 느끼게 되면 주저함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흐름에 따른 변화를 과감하게 주도하는 개척정신을 아름다운 실천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 박재광선생은 끊임없이 도전하며, 주저함 없이 과감한 새로운 시도로 변화 물결을 주도하고 있다.


● 꿋꿋하게 걸어온 외길 음악인생

1941년에 평택에서 4대째 내려오는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성음악을 접하면서 성장하였다. 음악을 사랑하는 그는 중‧고등학교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성가대에서 활동하였고, 대학생이 되어서는 학교 근처와 고향의 성당에서 비공식적인 지휘자로서의 길을 시작하여 본격적으로는 1970년대부터 성가대 지휘를 하였다.

바순을 전공한 박재광선생은 소명의식을 갖고 꿋꿋하게 가시밭길을 걷는 음악인으로의 인생을 살면서 부드러운 음색으로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하며 오케스트라 내에서 다른 악기들과 매우 잘 섞이고 전체 음향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바순의 역할처럼 다양한 분야의 성음악 활동가들과 협동하여 성음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그동안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조화를 이루며 발전하는데 기꺼이 헌신하고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진짜 하고 싶어 하며 살다보니 한국관악상, 한국음악상 본상 등을 수상하고 음악부문 최초로 ‘한국평협 제정 제17회 가톨릭문화대상’ 등을 수상하기까지 하였지만 어려움도 많았다. 흔한 취미활동이나 레저생활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이는 성가대원이나 합창단원들 그리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습할 때 한 목소리, 한 음을 맞추는 데만도 몇 달이 걸리기 때문으로 항상 연습에 참여하는 것을 전부로 알며 살아왔다.

선생의 삶에서 모든 열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오로지 음악이다. 자신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음악은 다른 사람도 감동시킬 수 없다며 우선 자신에게 철저해야한다는 평소의 소신대로 그동안 서초금요문화마당(’97.05.16~’11.04.08), 목요음악회 등을 지휘하였다.

현재까지 그레고리안 성가를 라틴어로 부르는 베아뚜스(BEATUS) 남성중창단’의 지휘와 음악극(Story&Music)인 ‘사랑방연가 연주회’의 지휘를 맡고 있으며,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에서 어르신들의 취미활동을 돕는 자원봉사활동으로 합창단의 지휘를 하는 등 성음악과 사회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온 몸으로 음악인생을 살고 있다.

선생은 ‘대한민국 성음악의 한 획을 긋는다.’는 칭찬이 오히려 무색할 정도로 지금도 성음악을 통해 신자들과 함께 거룩하게 미사를 봉헌하는 가운데 하느님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쉴 틈이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 박재광선생은 50의 나이에 만학도의 꿈을 안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서 국립음악원 그레고리안 합창지휘과를 졸업하였다.


● 지휘자 덕목 ‘열정과 인덕’…늘 제자들과 함께

선생은 만 2년간의 프랑스 유학생활에서 프랑스의 교수나 지휘자에게 가장 많이 보고 느꼈던 것이 정말 열심히 가르친다는 것과 지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인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음악교사로 충암고등학교에서 24년간 재직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음악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였던 이력에 걸맞게 그의 행보에는 늘 제자들과 함께하고 있다.

일본 북해도의 중앙공민관(中央公民館)에서 1997년 7월 23일에 창립100주년기념 연주회를 가졌는데 그 전날에 지역의 초‧중학교에서 단원들이 연주방법을 가르쳐준 것이 화제가 되어 일본의 신문에서 보도하기도 하였다.

충암고 교사시절 당시 중1이던 김용복씨의 재능을 발견하여 훌륭한 트럼펫연주자로 키워 1993년에 협연무대를 가졌으며, ‘코리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함께 하기도 했다. ‘좋은 학교 만들기’를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2008년)’를 연신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하여 선정고등학교 강당에서 연주하였고, 충암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하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연주하며 제자들을 찾아가기도 하였다.

‘코리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카페 글에서 수십 년 전의 제자가 ‘저는 충암고 2학년 *반 ***입니다’라며 선생의 안부를 묻는 글을 발견하는 순간 보는 사람의 가슴에 뭉클한 감동의 물결이 일게 한다.


▲ 박재광선생은 가톨릭신자 단원 60여명으로 구성된 혼성합창단 ‘아마뚜스합창단’을 창단하여 교회음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곡의 발굴, 발표와 보급에 노력하고 있다.

자기 성취 ‘액티브 시니어의 표상’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후 음악교사에 머무르지 않고 50의 나이에 파리 그레고리오(Gregorio)협회 초청으로 만학도의 꿈을 안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서 파리 에꼴 노르말(Ecole Normale) 음악원 관현악 지휘과와 파리 국립음악원 그레고리안 합창지휘과를 졸업(Diploma 취득)하였다. 이때 우리나라에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지휘수업을 받기 어려워 늘 응어리졌던 안타까움을 유학으로 풀었다.

생애를 짜임새 있게 설계하고 살아온 선생은 미국의 사회학자 윌리엄 새들러(William Sadler)가 말하는 ‘제3기 인생(the third age)’의 과업 달성을 위하여 안전벨트를 다시 매고 인생의 ‘제2의 성장(the second growth)’을 위한 이륙을 준비한 덕분에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적극적으로 전파하면서 또 다른 인생의 정점을 맞아 살아가고 있다.

탈무드에서 “어리석은 자에게 노년은 겨울이지만 현명한 자에게 노년은 황금기다.” 라고 하였다. 선생은 지금까지 80여년의 삶에서 나름대로 적극적인 삶을 살아온 많은 시간과 경험,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개인적 선택과 노력으로 오랜 준비를 하며 살아왔던 터라 (성)음악이라는 방향타를 놓지 않았다.

늘 준비하여 노력해온 덕분에 자신의 적성이나 재능에 맞고,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하고, 그 일을 즐기고, 만족하면서 사는 시기인 ‘자기 성취의 시기’, 즉 ‘핫 에이지(Hot Age)’를 살고 있는 스마트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살아가고 있다. 그는 이제 안정적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심취하고 몰입하는 음악활동을 하는 가운데 새로운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젊은 시절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살아가는 삶을 누리고 있다. - 임혜숙 교수-

■ 임혜숙 프로필
상담심리학박사, 사회복지학박사
서울사회복지대학원대학교 교수 역임
임혜숙심리상담센터 소장
K&T창의영재교육연구소 소장
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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