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오염물질 배출 논란 여전...환경 활동가 현대제철 '친환경 고로 기술' 주목한 이유

김상영 / 기사승인 : 2021-01-13 12:29:16
  • -
  • +
  • 인쇄
환경 활동가 A씨 "최근 광양제철소 고로에서 오염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동영상 제보 받아...여전히 문제점 개선 안 돼"
광양제철소 관계자 "2019년에 정부, 전문가, 지자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협의체와 합의한 오염물질 저감 프로세스 가동 중...3고로 개선"
전남도 관계자 "2019년 민간협의체와 포스코간에 오염물질 저감 방안 채택...포스코에서 현대제철 오염물질 저감 기술 도입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2020년 6월 8일 시민이 촬영해서 제보한 광양제철소 현장 사진. 

 

[일요주간 = 김상영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 코크스로 화성공장에서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다. 고로공장 5개소의 브리더가 열리고 연이어 제강공장 위로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다량의 대기오염물질이 저감조치 없이 한 시간가량 방출됐다. 폭발음이 들리고 연기가 쏟아지는 동안 1시간가량 대피명령이나 정확한 사고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지난 2019년 7월 1일 오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한 참혹 했던 폭발사고 상황을 당시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이 전했다.


그로 부터 1년여가 흐른 2020년 5월 환경부는 2019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기업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광양제철소가 1위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광양제철소는 2018년 같은 조사에서 3위에서 1년 사이에 1위로 역행했다.

이 같은 환경부의 발표가 있기 전 전남도는 광양제철소가 정기점검 때마다 고로 안전배관을 열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온 사실을 적발, 조업 정지 10일이라는 행정 처분(2019년 4월)을 예고했다가 2020년 1월 조업정지를 면제해주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광양제철소가 오염물질 배출에 따른 조업정지 처분을 면한 결정적인 이유로는 포스코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개선방안과 향후 환경 사업 투자계획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조치 이행이 전제가 됐다.

고로에서 발생하는 가스 배출을 위해 여는 브리더는 고로 점검과 유지·보수 때 폭발을 막기 위해 가스를 배출하는 시설로 일정한 압력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2020년 6월 8일 시민이 촬영해서 제보한 광양제철소 현장 사진. 

전문가, 지자체, 정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관협의체는 2019년 10월 초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공정개선 등을 전제로 광양제철소 고로에 설치한 브리더 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해당 지역 시민이 직접 촬영해 언론과 환경단체에 제보한 동영상을 통해 광양제철소가 브리더를 통해 다량의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영상은 지난 5일 MBC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당시 영상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고로 꼭대기에 달린 브리더라고 불리는 안전밸브가 열린 상태에서 오염물질이 포함된 고로 내부의 잔존 가스가 배출되는 모습이 담겼다.

<일요주간>이 최근 취재 과정에서 환경단체를 통해 입수한 2020년 6월 8일 제보 동영상에서도 이 같은 의혹을 뒤받침하 듯 오염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연기가 고로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환경 활동가 A씨는 "(MBC에 보도된 영상은) 저희도 제보를 받았다"며 "광양제철소가 여전히 오염물질을 계속 뿜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뉴스데스크는 지난 5일 광양제철소 제1고로 브리더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전남도의 허술한 감시 실태를 지적했다.(사진=MBC 캡처 화면)

 

환경 활동가 A씨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2019년) 민간협의체가 구성돼 (오염물질) 저감 방안을 찾으려고 할때 포스코가 고로를 디자인하고 설계한 회사에 (브리드를 통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용역발주 했었다”며 “이 회사에서 제안한게 풍압을 낮추고 미분탄을 아웃 시키고 이런 것들을 하면 60% 가량 저감하고, '세미브리더'를 가동하면 80-90% 가까지 저감할 수 있다는 용역결과가 나왔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협의체에서 그 내용을 토대로 해서 '세미브리더'를 적극 가동하도록 제안했지만 포스코가 이것 마저 인정안했다”고 지적했다.

 

▲자료=환경부.

 

이러한 정황은 2019년 8월 포항MBC 보도를 통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해당 방송사는 “포스코가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세미브리더'를 설치해 놓고도 그동안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포스코가 환경부의 현장 점검 때 부터 '세미브리더'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세미브리더'의 효과를 알고도 지금껏 고의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당초 환경부 회의에서 '세미브리더'는 원료 투입을 위한 압력 조절용 이지 오염물질 저감설비는 아니라고 밝혔다”며 “국내 제철소에도 설치돼 있지만 휴풍(고로 정비에 앞서 고열의 공기 주입을 멈추는 작업) 때 먼저 사용할 경우 용광로 내부 압력 상승으로 폭발 위험이 있어 그동안 사용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2019년 4, 5월 환경부가 제철소 휴풍에 맞춰 용광로 배출가스를 측정할 때 세미브리더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게 당시 포항MBC의 보도 요지다.

최근 <일요주간>과 통화한 환경 활동가 A씨는 “고로 현행법(제철소 고로의 안전밸브 역할을 하는 ‘브리더’를 규제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상 (광양제철소가 브리더 개방을 통해 오염물질을 배출한 것과 관련) 환경부, 전남도 등 관계기관은 실정법 위반과 행정처분을 피해갈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법제처의 자문해석을 다 받은 사안이었다”면서 “그 해 6월 전남도에서 포스코를 상대로 행정청문을 진행했는데 과징금 처벌 6000만원 정도로 받아들이고 이후에 고로를 정비하고 오염물질을 저감 개선마련하면 향후 법 처벌로 가지 않는 조건을 전남도가 제안했었다”고 밝혔다.

결국 포스코는 오염물질 배출 논란과 관련해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고 면죄부를 받았다. 그 결과 여전히 브리더를 통해서 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있다는 게 A씨의 지적이다. 


“미국이나 독일 등에서는 고로 브리더를 여는게 큰 논란거리가 아니다. 그 이유는 이미 회사자체가 배출시설 변경허가 신청을 하면서 풍압을 낮추고 미분탄(석탄)을 아웃 시키고 '세미브리더'를 가동하는 것을 사업자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포스코는 이러한 걸 감추기 위해서 새벽이나 밤시간에 열었다는 게 문제다"며 “처음엔 증기만 배출한다고 했는데 오염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 물어보면 측정이 불가능하다. 현 기술로는 저감시설이 불가능하다고만 주장했다”면서 이 같이 해외 제철소 현황을 소개했다.

이어 “포스코는 고로 용적량이 세계 최고로 큰 수준이다보니 고로 확장에는 기술투자를 하면서 '세미 브리더'는 확간하지 않고 있다”며 “저감에 대한 기술은 있지만 이 저감에 대한 기술투자는 하지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산량 늘리는 데는 기술을 많이 투자 하다보니 더 많은 코크스나 찰광석들이 들어간다. 문제는 이것을 배출시 오염물질을 저감시킬 수 있는 '세미브리더'를 가동하기에는 세미(브리더)가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업자가 윤리적으로 고로에서 막대한 오염물질이 배출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다. 브리더를 통해서 배출할 수 밖에 없다면 '세미브리더'라도 확간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재철의 경우는 ‘이젝트라인’이라는 오염 방지시설을 개발해서 3개 고로에 다 설치했는데 97%이상 오염물질을 저감해서 배출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젝트라인’은 기존 방지시설에 추가로 설치한 장치로 브리더를 열기 전에 방지 1차에서 '세미브리더'를 통해 저감한 다음 미분탄 아웃시키고 풍압을 낮춰 브리더 여는 프로세스를 통해 오염물질을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회에서 “(광양제철소 용광로 정기보수 시에 개방하는 브리더밸브 문제와 관련해서) 2019년에 환경부 주관으로 민간협의체가 구성됐다. 그때 나온 (오염물질 저감) 대책안으로 고로 열풍 주입을 단계적으로 감소, 휴풍 전에 미분탄을 1시간 전에 주입하지 않고 그 다음에 브리더 밸브를 개방하는 방식으로 실시하기로 합의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을 준수해서 2019년 9월부터 고로 휴풍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 밝힌 당시 환경부의 ‘제철소 용광로 브리더밸브 문제 해결방안’ 발표에 따르면 민관협의체에서 논의를 했던 저감방안에 따라서 업계는 브리더밸브 개방 시에 개방일자하고 시간 그 다음에 조치사항 등을 인허가 기관에 보고하도록 했다.

당시 환경부는 “연료로 사용되는 석탄가루 투입을 조기에 중단하고 용광로 내 압력 조정을 위한 풍압을 낮게 조정하는 등 작업절차 개선을 통해서도 먼지 배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적인 검토, 전문가들이나 또 업계 의견들을 이렇게 종합적으로 해볼 때 연료로 사용하는 석탄가루를 조기에 중단할 경우에도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있었고 풍압을 좀 낮추게 되면 바람 세기가 낮아지기 때문에 분진이 적게 날리는 효과가 있었다”며 “그래서 이런 방식을 통해서 제철소에서 브리더밸브를 열 때 작업절차를 개선해서 먼지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최근 시민제보자가 광양제철소의 고로 꼭대기에 달린 안전밸브가 열린 상태에서 고로 내부의 오염물질과 잔존 가스가 배출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언론 등을 통해 공개된 것과 관련해 “민간협의체에서 협의된 방식을 준수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미브리더와 관련해서는 “용광로가 고온으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화물을 교체하는 작업을 주기적으로 하는데 작년에 (내화물을) 교체했었다. 그 과정에서 세미브리더를 확장 작업을 같이 했었다. 그때가 작년 7월쯤이다"고 전했다.

 

▲포스코가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해 제시한 개선 방안.(자료=환경부)


2019년 9월 환경부가 민관협의체와 협의한 내용에도 세미브리더에 대한 부분이 담겨 있다.

당시 환경부는 “4개의 브리더밸브가 있는데 그중에 1개가 방지시설과 연결되어 있는 세미브리더밸브라는 게 있다. 그래서 이것을 좀 활용도를 높여서 오염물질을 더 줄일 수 있게 논의를 했다"며 “기존 제철소 용광로에 이미 세미브리더들이 다 설치가 돼 있다. 그래서 이미 설치되어 있는 이 세미브리더들의 성능을 다시 점검하고 이 세미브리더들을 활용했을 때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위해서 환경부 주관으로 기술 검토를 거쳐서 현장 적용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청 환경관리과 한 관계자는 12일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에서 “2019년 초에 KBS 보도를 통해 광양제철소의 오염물질 배출 사실이 드러난 이후 환경부가 민관협의체를 만들어서 고로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오염방지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어 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민관협의체가 논의한 프로세스에 따라) 분야별로 저감 조치 계획을 세워 관리하게 끔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양제철소의 경우 3고로에서 (오염물질 저감) 기술을 개발해서 그 기술을 적용중이다"며 “이 기술은 고로를 운용할때는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다른 고로의 경우) 개수 공사에 맞춰서 저감 기술을 적용하기로 한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선제적으로 (오염물질 저감기술을) 개발해 적용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포스코에서도 경각심 갖고 현대제철 (이젝트라인) 기술을 추가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세미브리더는 고로를 가동중일 떄는 작동할 수 없는데 반해 현대제철의 (이젝트라인) 방지 기술은 고로 가동 중일때도 (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적용돼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작년 7월 광양제철소 3고로 2차 개수공사를 통해 초대형, 스마트, 친환경 고로로 혁신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다.

당시 포스코는 언론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가스청정설비와 슬래그(철강 찌꺼기) 수재설비 투자를 통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분진 제거 효율과 부생에너지 회수율을 높이는 등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고로 유해가스배출 저감 기술 개발

한편 현대제철은 작년 12월 고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을 사실상 원천 차단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제 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현대제에 따르면 이른바 ‘이젝트라인'으로 불리는 이 기술을 통해 고로 정기보수 후 고열의 바람을 다시 불어넣는 재송풍 작업 시 가스청정밸브인 '1차 안전밸브'를 통해 고로 내부에 남아있는 유해가스를 정화 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

작년 상반기 진행한 휴풍에 이어 재송풍 과정에서도 가스청정밸브가 성공적으로 작동해 기존 고로 브리더보다 배출가스 불투명도가 현저히 개선되는 결과를 얻었다는 게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고로 브리더 개방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이젝트라인'을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환경단체 등이 지적해온 고로 대기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작년 10월 당진시 및 충남도와 제철소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을 위해 상호협력을 다짐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제철소 온실가스 저감 및 환경개선에 2021년부터 5년간 49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환경에 투자한 5100억원을 포함하면 현대제철의 10년간 환경 관련 투자액은 총 1조 원에 이른다.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포스코, 인턴 직장 내 괴롭힘·정규직 탈락 논란...사측 "고위험 작업현장에 부적격"2019.08.20
환경단체 "포스코, 대기오염물질을 '수증기'라고 거짓말...대기환경보전법 31조 위반 사과해야"2019.09.09
산업재해 은폐, 포스코 사내하청 포트엘·애니우드 등 4개 업체 기소2019.10.04
또 폭발사고 포스코…죽음의 기업 ‘오명’2019.12.26
포스코건설, 하청 노동자 사망…8살 아들이 산재신청 청구인2020.03.18
포스코 광양제철소 또 사망사고…안전 대책 무색2020.07.14
[‘포스코 다큐’ 후폭풍] 최정우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현실은 어떤가?2020.12.24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앞두고 포스코·동아오츠카 하청노동자 트럭, 설탕에 깔려 사망2021.01.04
포스코 광양제철소 오염물질 배출 논란 여전...환경 활동가 현대제철 '친환경 고로 기술' 주목한 이유2021.01.13
[현장+] 포스코 대주주 국민연금 역할론 도마에...노동단체 "최정우 회장, ESG경영 훼손"2021.01.29
[풀영상] 포스코 주총 앞두고 '최정우 회장 연임 반대' 노동계...국민연금 주주권 행사 촉구2021.01.30
포스코 광양제철소 중대재해 수사 중에 경찰·기업 간부·협력사 임원 '술자리' 파문2021.02.04
포스코-경찰 간부 간 술자리 파문 확산..."광양제철소 3명 사망 무마 청탁 의혹" 수사 향방 촉각2021.02.08
與 이낙연, 포스코 이사회·CEO 강력 비판 "산재·환경오염 방관"...대주주 국민연금 행보 주목2021.02.15

오늘의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