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주간 - 넘쳐나는 한우, 원산지는 미국? 아니면 호주?

미국산 소 수입 반대의 촛불이 채 꺼지기도 전에 이미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의 주요 수입국이었던 과거의 영광(?)을 다시 재현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이 호주산을 앞지르고 국내 점유율 1위를 자랑하는 가운데 국내 유통가에는 때아닌 한우가 넘쳐나고 있다.

한우의 판매 장려와 더불어 소비가 늘어서 한우가 여기 저기서 판매되고 소비자들의 손길을 끌고 있다는데 문제는 한우의 공급 량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소고기는 순수한 한우외에도 육우라 불리우는 또다른 소고기가 있다. 주로 국내에서 사육되는 퇴출되는 젖소 등을 도축후 소고기로 판매 할 경우 국내산 육우로 표시하여 판매하는데 이 과정에서 종종 한우로 둔갑되기도 한다는게 업계의 이야기다.

"솔직히 도축장에서 잡는 소의 마리 수는 얼마 안되는데 근처에서 한우라고 판매하는 고기는 어디서 조달하는지 모르겠어요."

이처럼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 개방 반대 시위 이후 부쩍 늘어난 소고기 브랜드와 더불어 유통점에는 각종 한우가 자리잡아가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입산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기리에 판매되는 한우는 일반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음에도 질 좋은 미국산 수입 쇠고기와 맛의 구별이 잘 안되어 한우를 잘 먹어 보지 못한 소비자에게 한우와 미국산 쇠고기를 동시에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면 구별을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한우는 한국에서 자라긴 하지만 실제 사육에서 먹이는 사료인 풀은 거의다가 남미 혹은 미국의 초지에서 생산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땅에서 그냥 우리 물과 공기 정도만 먹고 나머지 주요 사료는 미국산을 주로 먹는 한우가 그것도 운동도 크게 하지 않고 집단으로 좁은 공간에서 사육되어 나오는게 오늘의 한우라는게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미국산 소고기의 마블링이 좋은 이유는 도축전에 집중적으로 탄수화물 식사와 더불어 닭장 같은 틀에서 일명 케이지 사육을 하면서 소의 움직임을 절제하여 근육에 지방 질이 풍부한 소를 가공(?)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호주산 소고기는 비용 절감을 위해 도축 전까지 초지에서 사육하다가 바로 도축하다보니 질기고 소 특유의 냄새가 난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한우의 마블링이 미국산 소의 마블링과 비슷하고 맛도 비슷하여 비 양심적인 판매 업자가 한우라고 속여 팔아도 모른다는 것이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미국산 소갈비의 수입이 최대일때 수입 미국 갈비를 한우라 속여 팔아서 부당 이익을 취한 업자가 적발되어 구속된 사례가 많았다. 그당시에도 한우의 숫자는 제한적이었음에도 명절에는 넘쳐나는게 한우 갈비 세트였었다.

수입산 소고기 반대 촛불이 채 꺼지기전에 되살아난 한우 소비 열풍이 경재 한파에 멍든 농심을 달래 주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이 둔갑한 한우라는 오명으로 또다른 역풍이 되어 버릴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판매 업자의 양심에 맡기고 자율 정화가 최우선이지만 지금 상황은 시장에 나온 한우의 양에 비해 도축되어지고 그간 길러졌던 한우의 양에 비해 더 많다는것이 문제이며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쏟아지듯 들어오는 양질의 수입산 소고기가 시중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정부 당국의 사전 감시 감독 기능을 보다 강화하여 그간 국민들의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 못든 밤을 달래주기 위해서라도 또한 그나마 살아나기 시작한 한우 소비의 불낄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수입산 소고기의 한우로의 둔갑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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