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src="http://www.ilyoweekly.co.kr/image2006/ico_02.gif" border="0">‘논현동 돈 침대 사건’ 그 이후

오준화 / 기사승인 : 2009-02-07 12: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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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구치소-병원-재벌 2세’ 3각 고리의 실체

서울구치소 전 소장, 수감자 측과 ‘수억’ 의문의 거래
구속 집행정지 놓고 병원 진단서 조작 의혹 ,공소시효 만료 직전, 검찰 끈질긴 추적에 덜미 잡혀


▲ 서울 구치소 전경
서울구치소 전 소장과 수감자 가족 사이에 ‘수억원’ 돈 거래 의혹이 포착됐다. 이 거래는 특정 기업에 대한 근저당권 설정을 이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 건설업체 부회장이 구속된 일주일 후 구치소 전 소장이 이 기업에 대해 7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한달 보름후 수감자의 부인이 이 근저당권을 이전한 것이다.


건설업체 부회장은 병원 진단서를 위조해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 모 병원장의 동서와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가 개입됐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검찰의 끈질긴 추적으로 이 같은 혐의점이 포착되자 건설업체 부회장의 측근은 “내가 다 알아서 했다”며 꼬리 끊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러한 의혹의 중심엔 2003년 ‘논현동 돈침대 사건’의 장본인이 서 있다. <New 일요서울>이 ‘논현동 돈침대 사건’의 후폭풍, ‘서울 구치소와 병원, 재벌 2세’ 사이에 이뤄진 3각 고리의 실체를 단독 취재했다.




위 사진은 경남에 위치한 0000개발 주식회사의 등기부등본이다.
2003년 11월 13일 서울 00구 00동에 사는 J모씨가 채권최고액 7억원에 이 회사 건물과 토지에 대해 4번 순위로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J모씨는 당시 서울 구치소 소장직에 있던 교정직 고위 공무원이었다.

서울구치소 J소장, ‘논현동 돈 침대’사건으로 수감 중인 홍 회장측과 의문의 거래

그리고 한달 보름후인 같은 해 12월 29일 서울 00구 00동에 사는 L모 여인이 순위번호 4-1로 J씨의 근저당권을 이전받는다. 등기원인은 J씨의 계약양도였다.
L모 여인은 재벌 2세인 신일건업 홍범식 회장(당시 부회장)의 부인이다. 홍 회장은 거액의 비자금 조성혐의로 2003년 11월 6일 구속, 당시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이었다.


비자금 258억원 가운데 현금 70억원과 유가증권 20억원 상당을 서울 강남 논현동 빌라 침대에 숨겨 놓는 바람에 ‘돈침대 사건’으로 아직도 대중에 회자되고 있다. 홍 회장은 2003년 5월말 이 빌라를 구입해 현찰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을 급습한 경찰에 따르면 29평형 빌라에 각각 4-5억원의 현금이 들어 있는 상자 약 15개와 함께 20여억 원의 유가증권이 보관돼 있었다.

서울구치소장 “빌린 돈 모두 갚았고 이자도 지급했다”주장

공교롭게도 홍 회장이 수감생활을 하던 서울 구치소 소장과 홍 회장의 부인 사이에 거액의돈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서울구치소장 J씨는 이후 광주지방 교정청장 등 요직을 거친 후 3년전 공직에서 물러났다. J씨측은 홍 회장 부인과의 돈 거래에 대해 ‘정당한 절차에 이뤄진 거래였고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이자도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New 일요서울>이 여러 차례 J 전 소장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J씨의 가족들은 New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아버지가 지방에 계신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 소식통에 따르면, J 전 소장은 홍 회장 부인과의 의문의 돈 거래가 불거지자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0000개발측도 J전 소장이 왜 근저당권을 설정했고, 홍 회장의 부인이 이를 양도받았는지에 대해 답변을 주지 않았다.


<New 일요서울>은 수십여 차례에 걸쳐 0000개발측에 전화연락을 했지만 0000개발측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한편, 홍범식 회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100여일 동안 거의 같은 회수의 면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 측근 3인방이 모의해 병원진단서 위조

결국 홍범식 회장은2004년 2월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났다. 눈 부위의 심각한 질환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홍 회장의 구속 집행정지를 놓고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병원 진단서가 조작됐다는 주장이었다.
홍 회장의 고교 동창인 P씨가 자신의 동서가 원장으로 있던 0000병원으로부터 진단서를 받아 홍 회장의 친구인 인쇄업자 W씨와 함께 이를 위조한 것이다.


당시 이들은 대학 병원에 가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기 힘들기 때문에 P씨 동서에게 허위 진단서 발급을 요구한다. 그러나, P씨의 동서가 이들의 제안을 거절하자 병원장의 진단서 내용을 위조해서 인쇄업자 W씨가 원본같이 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New 일요서울>이 사건 관계자를 만난 결과 진단서 위조에는 P씨와 W씨 외에 홍 회장의 친인척인 L모씨도 개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홍범식 회장은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난 후 주거가 000병원으로 제한됐음에도 불구하고 강남 모 호텔 룸을 사용한 의혹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 사건은 한 동안 잊혀졌다.

검찰, 공소시효 만료 3일 남기고 홍 회장 등 긴급체포

그런데 이들의 범행은 공소시효 만료를 불과 3일 남겨두고 검찰의 끈질긴 추격으로 덜미가 잡혔다. 검찰은 지난달 말 홍범식 회장과 관계자들을 긴급체포했다.


홍 회장의 친인척 L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진단서 위조에 홍 회장은 관련이 없고 내가 알아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범식 회장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빼라’는 식의 말은 했지만 범행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검찰은 홍 회장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다른 관계자들은 불구속기소했다.


홍범식 회장은 무혐의 처분 직후 <New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비자금 문제와 관련해 내 잘못이 많았다”며 “감옥에 갔다 온 후 정신을 차렸다. 더 이상 예전의 망나니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홍 회장에게는 서울구치소 J 전 소장과 자신의 부인사이의 석연치 않은 돈거래에 대해 해명해야 할 숙제가 남겨져 있다.


두 사람간 돈 거래가 단순한 우연에 불과할 것인지, 아니면 진단서 위조 사건처럼 사전 모의에 의한 것인지에 따라 사법적 처벌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물론 후자의 경우라고 하더라도 진단서 위조처럼 홍 회장의 측근이 “내가 알아서 한 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한 사법기관의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New 일요서울>은 앞으로 이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심층 취재를 통해 진실을 밝혀 억울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할 것이다. <New 일요서울>은 이 사건 단독보도를 진실이라고 믿기보다는 진실로 접근해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잘못된 점이 있을 경우 즉시 정정보도에 나설 것이기에 독자들의 관심과 함께 관련 제보를 부탁한다. 이제 5년 전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논현동 돈 침대 사건’이 2라운드에 접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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