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동영, DJ에 SOS

정찬대 /폴리뉴스 / 기사승인 : 2009-03-23 10: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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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재보선 승부수

“방법 결정 안됐지만 생각 중,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나”
이종걸, “정동영 공천배제시 분당사태” 경고
‘포스트 DJ’놓고 丁-鄭 지각변동 예고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4·29 재선거 전주 덕진구 출마와 관련,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의 반발이 상당한 가운데 정 전 장관이 귀국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이면서 ‘포스트 DJ’를 놓고 민주당의 판세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작년 4월 총선, 동작구에서 고배를 마신 직후 미국 연수 길에 오른 지 1년 만에 정치적 재기를 선언한 만큼 정 전 장관이 귀국 인사차 자연스럽게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의 최측근인 최규식 의원은 18일 <폴리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정 전 장관이 귀국하면 김 전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정 전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생각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의 핵심측근도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께서는 국가와 남북을 위해 역할을 하셨던 분이기에 정 전 장관이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전화통화로 인사를 드릴 수도 있고, 직접 만나실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과 호남에서의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김 전 대통령과 정 전 장관 만남의 성사여부는 물론 정 전 장관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어떤 얘기를 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있다.


지난해 11월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세균 대표가 아닌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반MB 민주연합’과 ‘선거연합’을 주문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DJ가 정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풍문이 나돌기도 했다.

공천갈등의 본질은 ‘포스트 DJ'를 향한 싸움

정 대표와 정 전 장관의 ‘정치적 혈전’에서 김 전 대통령의 발언에 따라 정 전 장관은 원내진입과 함께 포스트 DJ에 더욱 근접할 수 있게 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게 된다. 정 전 장관 공천갈등의 본질은 당초 ‘포스트 DJ’가 누구냐에 따른 싸움이었다. 작게는 호남의 맹주싸움이며, 민주당의 당권싸움이다. 나아가 차기대권을 둘러싼 싸움이며, 이것이 곧 포스트 DJ의 싸움인 것이다.


민주당 모 의원은 18일 <폴리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호남맹주 자리를 차지하려는 보이지 않는 갈등 때문에 정 대표가 정 전 장관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박지원 의원이 17일 PBC라디오에 출연, “정 전장관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였고, 또 여러 가지 국정경험을 갖춘 인사이기 때문에 원내 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김 전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8일 <폴리뉴스>와 만난자리에서 “정 전 장관이 김 전 대통령의 만남을 정치적 지렛대로 이용한다면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비춰 본인에게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전 대통령과 정 전 장관 만남이 성사될 지 여부도 의문이지만, 혹여 만난다하더라도 김 전 대통령께서 공천문제나 정치적 문제에 대해 언급을 하시겠느냐”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의 모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예방’과 관련해 “만날 것이다. 만나지 않겠느냐”며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 전 대통령께서 뭐라고 말씀하신다고 해서 당이 거기에 좌지우지되어 이렇고 저렇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정동영 공천배제 시 분당사태 올 수도” 경고

한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정동영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전주 덕진구 지역에 대한 당의 전략공천지역 선정과 관련해 “지도부가 정 전 장관에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뜻으로 설명 된다”며 “당에 굉장히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비주류연합체 ‘민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이 의원은 19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정 전 장관이 이미 (덕진) 출마를 공언했기 때문에 공천을 하지 않게 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민주당 의원과 당원들이 깊은 혼란과 고민에 빠지게 되고, 두 부류로 나눠지며, 분당사태와 유사한 사태가 이뤄질 수 있다”며 강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전주지역은 덕진구와 완산(갑)지역이 재선거구인데, 그 지역 중 한 곳을 전략공천하고, 완산은 하지 않음으로서 지도부가 표적관리를 하겠다는 것이 됐다”며 “전략공천이 그 뜻이라면 재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DY배제, 당 지도부 기득권 지키려는 옹졸한 노력”

이 의원은 ‘정 전 장관 덕진출마’와 관련해 “부정적 여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의 출마를 막는 것이 훨씬 더 큰 문제라고 본다. 이는 지도부가 기득권을 지켜보고자하는 작은 노력, 옹졸한 노력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 전 장관 부평출마설’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이 덕진 출마를 공언했기 때문에 부평출마는 이미 지나가버린 카드가 됐다”고 언급한 뒤 “덕진에 가겠다고 했는데, 당에서 이리로 가라면 이리로 가고, 부평지역은 핫바지냐. (정 전 장관 부평출마 시) 지역구민이 상당히 반발할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이 의원은 ‘정 전관으로 인해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선패배의 책임을 정 전 장관에게 모두 다 돌리려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 당시 누가 나와도 큰 차이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것은 MB에 충분한 각을 세우지 못한 것도 있고, 인물이 없는 것도 있다고 본다”며 “정동영 뿐만 아니라 손학규, 김근태, 이해찬 이런 분들 모두가 지지부진한 민주당의 구도를 깰 수 있는 좋은 카드”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5월에 치러지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당의 비개혁성, 야당다운 야당으로서의 성격을 내지 못함으로서 당이 지지부진한 상황을 돌파하는 데 어떤 필요가 있다면 할 생각”이라며 “원내대표에 출마하겠다. 더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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