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 특징과 전망

김충호 / 기사승인 : 2009-04-05 21:25:05
  • -
  • +
  • 인쇄
미국 주택 경기, 올 9월경에 저점 도달 가능

최근 미국 부동산 경기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주택시장의 공급과 수요 지표의 실적치가 예상보다 증가했기 때문이다. 향후 주택 공급량을 보여주는 주택허가, 주택 착공 지표의 2월 실적치가 전월대비 증가하였다. 주택허가는 2월에 54만 7,000건으로 전월대비 5.0%(2만 6,000건) 증가, 주택착공은 58만 3,000채로 22.2%(10만 6,000채)나 증가하였다. 주택 수요를 나타내는 기존주택판매는 2월에 472만 채로 전월대비 5.1% (23만 채) 증가했다.

최근의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택경기는 2009년 9월경에 가서야 저점을 기록하고 회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택시장 현황, 실물경기, 금융시장, 정부정책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택시장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첫째, 최근 주택허가, 주택착공, 기존주택판매의 전월대비 호조는 일시적인 반등으로 보인다. 미국 주택시장의 향후 공급량을 나타내는 주택허가와 주택착공은 1월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함으로써 2월의 증가는 일시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 주택수요를 나타내는 기존주택 판매도 2월에 전월대비 증가하였으나 이 역시 차압된 주택의 판매 증가 등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둘째, 2009년 2월 현재 미국 주택시장의 주택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주택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주택재고는 2009년 2월에 379만 8,000채이고, 주택재고 해소 기간은 9.7개월이다. 이러한 수치는 주택시장 버블이전 기간인 2000년 1월에서 2005년까지의 평균 재고 226만 7,000채와 해소 기간 5개월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 전국 20개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주택을 중심으로 집계하는 케이스-실러(S&P/Case-Shiller) 주택가격 지수는 2009년 1월에 146.4로 2006년 7월 고점 대비 29.1%나 하락하였고, 전년동월대비 19.0% 하락하였다. 주택가격의 장기균형과 실제값을 이용하여 확장기간(실제값이 장기균형값을 상회) 및 수축기간(실제값이 장기균형값을 하회)을 비교해 보아도 당분간 미국 주택경기는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수축(축소와 회복)기간은 2008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13개월 진행되었다.


직전의 수축(축소와 회복) 기간은 42개월 지속되었고 그 중간 지점인 21개월 지점을 저점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근거로 판단한다면 현재의 축소기간은 저점까지 적어도 8개월 내외가 더 필요하다. 한편, 현재의 축소기간이 직전의 축소기간과 유사하면 경기 침체 후 28개월 지점을 저점으로 볼 수 있어 이번에 경기 저점에 이르기까지는 15개월 내외가 더 필요하다. 이럴 경우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셋째, 실물경기의 부진세가 주택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업률은 2009년 2월 현재 8.1%에 이르고 향후 10%대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물부문의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고용시장 악화와 이로 인한 가계 소득 감소는 소비 위축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러한 실물경기 부진은 주택수요 감소,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넷째, 금융 불안 지속으로 인한 신용 경색 심화 역시 주택시장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신청 이후 진행되고 있는 미국의 금융위기가 다른 금융 부문으로 단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투자은행 부실은 상업은행, 보험사, 신용카드사 부실로 전이되어 금융계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기가 진정되지 않는 한 부동산 금융에 의한 주택 수요 증가는 어려울 것이다.

다섯째, 현재 미국 주택경기 전망을 예고하는 선행지표들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주택건축 허가는 2003년 이후에 최저 수준을, 주택건설업 신뢰지수는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6개월 후의 주택시장 경기를 예고하는 주택시장지수(HMI)는 2006년 5월 비관적임을 의미하는 46을 기록한 이후 2009년 2월에는 9로 거의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주택경기 악화로 전망치를 매월 하향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주택 판매와 신규주택 착공은 2009년 4/4분기에 가서야 각각 549만 8,000채와 55만 7,000채를 기록함으로써 회복 조짐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여섯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정책의 효과가 미흡하다. 주택구제계획과 같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은 주택시장 침체, 신용경색 등 금융시장 불안, 고용 축소 등 실물경기 부진, 주택 경기 부진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고리를 차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주택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 미국 금융시장의 부실은 상업은행, 보험사, 신용카드사로 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이다. 이럴 경우 2차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미국 및 세계경기의 침체세를 더욱 심화시키게 된다.

세계 경기 침체의 심화는 국내 경제 회복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앞으로 예상되는 미국 부동산발 제 2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경기 침체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적 경기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추경예산안의 적기 집행, 국내 금융 시장 건전성 제고, 외환 시장의 안정성 확보, 서비스 산업 육성 등을 통한 내수시장 확대와 같은 정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 / 현대경제연구원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