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페셜①] 2019년 세계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 아닌 '인류세'이다

김청연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4 13: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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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김청연 기자]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다 줄 달콤한 성과에 한참 취해 있을 때, 2019년 세계에 던져진 더욱 강력한 화두는 ‘인류세(Anthropocene)’이다. 1995년 오존층 구멍을 발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네덜란드의 대기화학자인 파울 크루첸이 2000년 2월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회의에서 처음으로 ‘인류세’란 단어를 사용한 이후로 ‘인류세’에 대한 유행은 대세가 됐다.

불과 몇 년 전 시작된 대한한국 사회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맹신은 세계적인 기준으로 보았을 때 지나친 유행을 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구글에서 집계한 검색어 순위를 지역별로 나누어 보면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검색된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2위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91, 3위 싱가포르는 60에 불과하며 나머지 지역과는 지표상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국제 지질학계는 현재를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명명할지 여부를 공식 검토 중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는 약 1만 1700년 전 플라이스토세 빙하기가 끝난 이후의 신생대 제4기 홀로세라는 게 이들 학자들의 견해이다.ⓒPixabay

 

인간이 지구에 새로운 층을 새겨 놓을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는 현재를 ‘인류세’라는 새로운 지질시대로 명명하자는 제안은 사실 국제 지질학계에서도 공식 검토 중인, 하나의 안에 불과하지만 흐름상 정설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인류세의 지표가 될 후보를 살펴보면 20세기 중반 핵실험으로 곳곳에 퍼진 각종 방사성 물질,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같은 ‘테크노 화석’, 전 세계 인구의 3배에 달하는 230억마리의 규모를 자랑하는 지상 최강의 조류 ‘닭’ 의 부산물인 ‘닭뼈’ 등이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의 상승과 기후의 변화, 그에 따른 사막화 종의 멸종도 인간이 만든 세상을 그 이전과 명확하게 구별하게 해 준다.

지구 역사를 지질학적으로 구분하는 단위는 대(era), 기(period), 세(epoch)의 세 가지가 있는데, 현세 인류는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roscope)의 시대에 속했으나 문명의 발달이 지구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오면서 이전 시대가 이미 끝났다는 선언이 나온 것이 바로 ‘인류세’이다.

 

▲'인류세' 전시 포스트.(사진출처=디어아마존 웹사이트/주최 : 일민미술관)

지질시대의 구분은 지구의 탄생과 함께 다세포 생물이 번성했던 선캄브리아대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최초로 육상생물이 출현한 고생대, 공룡 등의 파충류가 지구를 지배한 중생대, 포유류가 번성했던 신생대로 구분한다. 각 지질시대는 다시 세분되는데, 신생대는 약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된 이후부터 약 170만 년 전까지를 제3기, 그 후부터 현재까지를 제4기로 부른다. 지구 전체 역사 중 극히 짧은 제4기는 다시 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로 구분된다. 즉,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는 약 1만 1700년 전 플라이스토세 빙하기가 끝난 이후의 신생대 제4기 홀로세다.

 

1만 17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시작된 홀로세는 사실 2008년에서야 명명됐다. 당시만 해도 홀로세의 지질 시대가 다음 빙하기가 오기 전까지 1000만 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즉, 인간이 번성하기에 최적의 시기가 오래도록 지속될 것으로 학자들은 예견했지만 ‘인류세’가 정설로 확정된다면, 홀로세는 지정된 지 불과 10여 년 만에 예상 수명의 0.1%밖에 채우지 못한 채 종말을 맞게 되는 셈이다.

 

▲'인류세' 전시 작품으로 조나타스 지 안드라지의 <물고기>(2016)는 브라질 북동쪽 연안 마을 어부들의 의식을 다룬 영상 작업이다. 작가는 어부들이 갓 잡은 물고기를 그들의 가슴팍에 안고 쓰다듬는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냈다. 물고기의 죽음과 함께하는 이 애정 어린 행동은 권력과 폭력에 물든 종(種) 간의 관계에 대한 증언이다.(사진출처=디어아마존 웹사이트/주최 : 일민미술관)

앞서 지난 1월 22일 개막한 ‘2019 다보스 포럼’에서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자연 다큐멘터리 해설가 데이비드 아튼버러 경(Sir David Attenborough)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지구의 미래에 경고의 메시지메 보내며 주목을 받는 일이 있었다. 

 

올해 93세의 저명한 동물학자 아튼버러 경은 세계 정치·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환경파괴를 막기 위해 “세계 경제와 정치가 협력해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세계는 아튼러버 경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며 대책 마련을 위해 더욱 구체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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