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페셜②] 2019년 세계의 화두는 '4차 산업혁명'이 아닌 '인류세'이다

김청연 기자 / 기사승인 : 2019-06-25 1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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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당장의 발전과 혁신이 아닌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성장
4차산업에 목맨 대한민국은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미래지향적인 자세 필요

[일요주간=김청연 기자] 인간의 힘은 너무나 강력해진 나머지 이제는 지구 전체 시스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인간의 역사는 이제 지구의 역사를 바꾸며 지구를 지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균형을 무너트리는 일이기에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환경을 지배함으로써 자신들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에코 모더니스트들의 주장은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인간들의 인위적인 간섭에 의해 지구는 이제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인간중심주의를 주장하는 진보주의자들의 이론적 공상은 위험하다. 인간이 지구의 정해진 역사를 변화시킬 정도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것이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인간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다는 생각은 포기한다고 해도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므로 우리는 새로운 질서에 눈 떠야 한다. 인간이 가진 힘을 책임감 있게 사용하고 지구와 공생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현세의 인간이 가져야 할 핵심적인 사고다.

 

▲ 날씨 포스터 <인류세 2019> : 환경운동가이자 시인인 김한민과 디자이너 김희애가 참여해 제작한 20장의 포스터는 기후변화를 둘러싼 전형적인 정치적 담론으로부터 벗어나, 기후변화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라는 점을 가까이 받아들이도록 한다. 관객들은 라운지 프로젝트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각의 포스터를 다운로드 한 후 소장할 수 있고, 자신의 일터나 카페, 학교 식당 등 곳곳에 배포해이미지들을 널리 유통시킬 수도 있다. 관객들의 이러한 직접적인 개입으로 이미지들은 다각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사진출처=디어아마존 웹사이트/주최 : 일민미술관)


다보스 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그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독일 시인 라이너 릴케가 시를 통해 말했듯, “미래는 우리 안에서 변화하기 위해 훨씬 전부터 우리 내부에 들어와 있다.”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시대는 인류세 Anthropocene 또는 인류시대 Human Age로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활동이 지구의 모든 생명유지 시스템을 형성하는 제1세력이 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2018년 다보스 포럼에서 전문가 7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가 초래하는 극한의 재해성 날씨는 대량살상 무기 다음으로 인류가 직면할 '가장 영향력이 큰 위험'에 뽑혔다. 대량살상 무기 사용될 가능성에 비해 기후적 요인에 의한 지구의 공격이 발생 가능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을 것임은 자명하다. 기후변화는 이제 인류의 향후 운명을 가를 수도 있는 문제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미세먼지의 문제가 그렇다. 미세먼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직접적인 악영향의 결과가 나타날 시기가 빠르게 도래하고 있다. 이는 전국민적인 이슈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정치권의 선결과제가 되었고,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여보겠다고 정치적 명분과 이유를 들어 도로 살수나 차량 운행 제한처럼 구체적으로 검증도 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땜질 처방이 이어지고 있다. 

 

▲ 사운드 <먼지, 거리, 지표 A Metric of Distance> : 송민정과 위지영 작가의 협업으로 제작된 이 작업은 최근 한국에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날씨를 주제로 진행되는 팟캐스트를 표방한다. 작가는 외국에 사는 15명의 아티스트에게 날씨와 기분에 대해 질문하고 그것을 주변 환경음과 뒤섞어 사운드로 해석해낸다. 이 작업은 날씨, 언어, 사운드 등 비물질적인 매체를 재료로 하여 신체적 장소와 심리적 장소의 낙차 사이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형태와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를 끊임없이 되물으며 현재를 이야기한다.(사진출처=디어아마존 웹사이트/주최 : 일민미술관)

 

미세먼지와 같은 재앙은 개인의 힘으로 감당하는 것이 불가능한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다. 지속적이고 점진적으로 감축 기준과 규제를 강화하고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지구의 균형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울여야 한다. 기후변화는 이제 단순한 생태의 문제가 아니다. 직접적인 경제 피해를 수반하는 국가적이며 전 지구적인 현상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당장의 발전과 혁신이 아닌 균형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목매는 대한민국도 이제는 전 지구적인 이슈에 동참하며 우리도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맡은 바를 다하는 미래지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도가 궁극적으로는 우리에게, 그리고 우리 다음 세대에 기대 이상의 풍요함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며 당장의 안위보다 미래의 가치를 중시하는 풍토가 국가 경쟁력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것이 2019년을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가져야 하는 바람직한 태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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