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전 총재에 이은 역대 두 번째 민선 총재
16일부터 본 경기가 시작된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미국 원정에 나선 우리 야구 대표팀의 승전고를 누구보다 간절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KBO 유영구 총재이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8개 구단이 추대한 첫 자율 총재로 지난달 취임한 그는 WBC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이 숙적 일본을 꺾고 아시아 1위를 확정짓자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래서 거액의 격려금을 우리 선수단에 쾌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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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에는 제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가 원하고, 하고 싶었던 자리였습니다. 야구인들과 평생을 같이 한다면 제일 영예롭고 바람직한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17대 한국야구위원회 (KBO) 총재에 오른 유영구 ‘민선 총재’는 자신감이 넘쳤다.
유 총재는 “8개 구단 사장님들이 저를 모셔왔고, 저 이외에 대안은 없었기에 자부심이 있다”며 “야구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만큼 이전의 다른 총재들보다는 출발점이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구단주였던 박용오 전 총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민선 총재가 된 유영구 KBO 신임총재는 지난달 2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의 첫발을 내디뎠다.
취임 전부터 ‘무보수 총재’를 선언했던 유 총재는 취임식 장소도 이례적으로 호텔이 아닌 KBO 기자실을 택했다. 유총재는 “취임식 예산은 좋은 곳에 쓰겠다”고 했다.
자연분만(자율 선출), 고통 있었지만 야구인들 단결로 성공
유영구 총재는 취임 과정의 논란과 관련 “그간 총재 선출이 제왕절개(정부의 낙하산 인사)였다면 이번엔 자연분만(자율 선출)이었다. 자연분만을 하려다 보니 고통이 있었지만 잘 단결해줘서 자연분만에 성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교육계 인사인 유영구 총재는 명지학원 이사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KBO 고문, 서울돔구장추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며 야구계에서 폭넓은 인맥을 형성해 왔다. 때문에 8개 구단 사장들은 신상우 총재가 사퇴의사를 밝힌 직후 비공개 회의를 갖고 사실상 만장일치로 유 전 이사장을 KBO 총재로 공식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장단의 추대 결정에는 평소 야구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던 유 총재의 경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8개 구단 사장들의 유 총재 추대는 더 이상 '정치권의 낙하산 총재'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됐다. 총재의 정치력보다는 '외풍'에 흔들림 없이 야구에 대한 애정을 갖고, KBO를 소신껏 이끌어 갈 인물이 필요하다는 의지의 표명이었고 그 답이 유 총재였다. 때문에 유영구 총재는 야구인의 기대란 무거운 짐을 짊어진 셈이다.
아마 야구와의 소통과 상생 강조
유영구 총재는 프로야구의 근간인 아마 야구와의 소통과 상생을 강조했다.
유 총재는 “최초 사태(대한야구협회 새 회장 선출 후 무리한 인사)가 일어났을 때와 달리 거의 의견이 접근됐다. 향후 양 기구간의 협조가 잘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총재는 또“(대한야구협회의) 투명성이 확보되면 지원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KBO는 2003년부터 연간 10억~15억원을 대한 야구 협회에 지원하고 있다.
프로 야구단의 흑자 전환은 최대 숙원
유영구 총재는 특히 프로 야구의 적자운영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래서 재임 기간 동안 가장 힘써야 할 과제로는 구단의 흑자 전환을 꼽았다.
유 총재는 이와 관련 “프로야구가 적자가 나는 구단으로 운영된다는 것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이것이 어떻게 흑자가 나는 구단으로 전환을 하느냐가”라고 강조했다.
적자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야구단을 운영할 수 없고 9,10 구단 창단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흑자 전환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돔구장 건립과 낙후된 시설 보완, 각 구단의 전력평준화 등을 이룬다면 희망은 있다는 게 유 총재의 생각이다.
타이틀 스폰서, 돔 구장 등에 대한 인식 전환 요구
산적한 야구계 현안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유영구 총재는 “타이틀스폰서를 구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고, 빠른 시일 내에 확정이 되지 않을까. 아마(야구)와도 협조체제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하고,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 총재는 야구계의 염원인 돔구장에 대해선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야구인들만의 시설이라는 인식을 스스로 바꾸고 자방자치단체를 설득한다면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영구 총재는 “돔구장을 야구인들 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도쿄돔의 경우 1년에 야구를 치르는 날은 120일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문화행사 등에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구단들이 야구장을 장기 임대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면 투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제 나이가)60세가 넘었는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 KBO 총재였다 . 야구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WBC에서 한국 승전보 위해 집행부 후속 인사 미뤄
현재 유 총재의 최근 최대 관심거리는 WBC에서의 한국팀 성적이다. WBC의 성공을 위해 그는 집행부의 후속 인사도 미룰 정도였다.
유 총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가 눈앞이라 일단 잘 치르는 데 주력하겠다. 집행부 인사는 WBC(3월5~23일)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직접 일본에 가서 WBC 국가대표팀 격려 방문한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유 총재는 “당장은 WBC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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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구 KBO 총재 프로필>
1946년 10월 3일 (대전광역시)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2007년 국민훈장 동백장
2007년 5월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2009년 2월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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