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새만금.담양 ‘경마장 프로젝트’ 천혜의 관광지마저 도박장화 되나?

이광명 / 기사승인 : 2010-05-03 16: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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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자 300만 시대, 사행성 산업의 명과 암

권병휘 “고유문화 ‘소싸움’ 우권발매
추진…도박으로 변질시키려 의도”


권병휘 “최소 배팅액이 100원인 복권으로 몇 천억을 잃은 사람도 있다. 한 번 사는데 10만원의 한정 두고 있지만, 상한액수 제한 실효성 없어…‘도박카드’ 도입 시급”

내국인 출입 카지노 강원랜드가 개장한 이래 강원도 정선지역에서만 도박 빚을 비관해 자살한 사람이 최소 35명이다. 강원도 지방경찰청 및 정선경찰서가 2000년부터 2009년 10월까지 집계한 결과이다. 싱가포르의 한 정신건강연구소(IMH)에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도박 중독자 350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도박 중독자의 15%가 자살 충동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도박으로 인한 폐해는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유명 연예인들까지 그들의 삶을 파탄으로 내목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300만 명의 도박 중독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도박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사행산업 통합 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도박산업 규제 네트워크(이하 도박규제넷)’의 권병휘 대표는 “실제로 감독할 수 있는 인?허가권 조차 없어 권고만 할 수 있는 유명무실한 기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사감위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더 많은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일요주간>은 ‘도박규제넷’의 권병휘 대표를 만나 국내 도박문화의 실태를 조명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 역시 도박의 수렁에 빠졌다가 기사회생한 사람으로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도박규제넷’은 참여연대를 포함한 300여개의 시민 사회 종교단체가 모여 2003년 6월 30일자로 결성된 조직이다. 지난 2006년 불법 사행성게임 ‘바다이야기’가 온 나라를 휩쓸 때 이를 이슈화 시킨 것도 이 연대를 통해서였다.

‘도박피해자 지원법’ 시급

권 대표는 국내 도박 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5대 사행산업을 정부가 직접 운영하면서도 부작용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5대 사행산업은 경마, 경륜, 경전, 카지노, 복권 등”이며 “한해 매출만 16조원가량(2008년 기준)이지만 이로 인해 양산된 300만의 도박 중독자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태”라고 권 대표는 설명했다.


이어 “강원랜드의 중독관리센터, 마사회의 유캔센터 등이 운영되고는 있으나 정부 국감자료나 대외적인 홍보를 위한 들러리에 불과할 뿐”이라며 “실질적으로 도박 중독자들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구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한 사람이 중독이 돼 버리면 치유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재원이 들기 때문에 미리 중독이 안 되도록 예방하는 것이 사회에서 할 몫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일단 도박 중독자가 생기면 그 주변의 10명 이상이 고통을 받는다”며 “도박 중독은 금전적인 문제가 생기게 마련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물귀신처럼 다 함께 고통으로 끌어 들인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이에 권 대표는 “도박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중독자와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한 ‘도박피해자 지원법’의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스포츠토토’를 예로 들어 “최소 배팅액이 100원인 복권으로 몇 천억을 잃은 사람도 있다”며 도박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한 번 사는데 10만원의 한정을 두고 있지만, 여러 번 살 수가 있어 상한액수 제한은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경마 등 다른 배팅게임에서도 동일하기 때문에 도박카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도박카드제란, 이용횟수, 이용금액 등이 상세히 기록되며, 사행업 이용자 전원에게 의무발급되어 도박중독 징후 파악 즉시 출입 및 이용 정지시킬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권 대표는 “(도박카드제가) 곧 시행이 될 것 같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도박카드제도 도입에 따른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강원랜드에 스키장이 연계되면서 카지노에 젊은층까지 가세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하며, “불법도박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 감독하는 ‘사행산업 감독관 파견제도’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장외발매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를 도박 공화국, 전국의 도박장화로 만드는 도박장의 선두기관차가 다름 아닌 경마, 경정, 경륜의 장외 발매소임에도 불구하고 마사회, 체육진흥공단이 국민들의 폐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세수를 위해 전국 각지에 도박장이나 다름없는 ‘장외 발매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권 대표는 “마사회의 경우 본 경마장의 수익은 고작 30%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70%는 ‘장외 발매소’를 통해 얻는다”며 “심지어 이것을 레포츠라고 한다”고 분개했다.


이어 “심지어 우리 고유의 문화인 소싸움에 우권을 발매해 도박으로 변질시키려 한다”며 “신종 사행산업의 증설을 적극 막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 제주도, 전북 새만금, 담양에 경마장 유치 등 일부 지자체와 그 관련자들이 세수증대를 목적으로 사행시설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며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권 대표는 “경마는 농수산부가 카지노, 경륜, 로또 등은 문화관광부와 산업자원부가 주관하고 있어 각각의 이해관계가 얽혀 규제가 안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행 산업 및 기금을 총괄적으로 관리, 감독할 수 있는 ‘통합 도박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또 “온라인 도박 금지법 마련도 시급하다”며 “미국은 온라인 도박에서 신용카드 사용을 금지하는 법까지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권 대표는 “도박중독은 범죄이기 전에 사회적 질병”이라며 “사회와 국가에서 이런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박을 ‘신종플루’에 비유하며 “질병의 예방을 위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치료를 위해 정부가 나서서 대처해야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TV나 방송을 통해 ‘도박은 인생을 패망하게 한다. 인생의 영혼을 팔아먹는다’는 등의 경각심을 세울 필요가 있으며 학교 등의 기관에서도 도박의 위험성을 알리고 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끝으로 권 대표는 “사회 전반적으로는 배팅하지 않는 레저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취마나 여가 선용을 위한 활동이 취약하다. 다양한 오락거리들을 포함한 콘텐츠 개발을 통해 도박을 줄이고 건전한 활동으로 도박문화를 흡수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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