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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신현호 기자]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갤러리 루미나리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년 추모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전시회는 소박했다. 작업복과 장화, 손녀를 태워주던 자전거, 담배와 라이터 등이 유품의 전부였다. 그래서 특별했다. 여러 작가들의 추모 그림, 조각, 판화, 만화를 비롯해 시민들의 수많은 추모기록물이 한 장소에 전시되었다. 작은 분향소 위에 밀짚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참여연대 회원으로 활동 중인 시민운동가 이상모(경남 거창, 75)씨는 “대통령 최초로 임기가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간 분이다. 고향을 이상향으로 만들고 싶어하신 소박한 분이다. 이것은 대통령의 꿈이자 모든 국민들의 꿈이었다”고 말하며 철저한 권위주의를 배제하신 서민 대통령으로 그를 기억했다.
금융업을 하고 있는 김성문(서울 종로, 48)씨는 전ㆍ현직 대통령을 비교하며 아쉬운 부분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꼽았다. 4대강을 비롯해서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고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는 정권은 반드시 심판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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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MB정권 뿐 아니라 야당과 언론을 향해서도 불만을 쏟아냈다. 위치도 구석진 곳에 있어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가 신문사와 언론사 인터넷 포털에서 추모전시회 소식을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지방선거용으로 노 전 대통령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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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준비한 자원봉사자 이규철(서울 송파, 57)씨는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갤러리에 장소대여를 문의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전시회라는 말을 듣고는 모두 단박에 거절당했다”며 “강남역과 교대역을 오가는 길거리 사이에 포스터와 노란 풍선을 가득 붙여 놓았지만 모두 철거당했다. 이마저도 겨우 구한 것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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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전시회가 매년 열릴 텐데 더욱 사람이 적어지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에"열기가 사그라진 것이 아니다. 어디에선가 누군가는 잘하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재정부분이 어렵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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