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남북, 대화국면 전환되나?

연합 유현민 / 기사승인 : 2011-02-18 19: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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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적십자회담 전격 수용…‘北변화유도’ 포석도

▲ 9일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 군사 실무(예비)회담에서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 왼쪽)과 리선권 대좌(대령급)가 악수하고 있다.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데 정부가 본격적으로 대비하고 나서는 양상이다.


정부는 9일 북한이 지난달 10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제의한 적십자회담 개최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특히 정부의 이날 조치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회담이 이틀째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정부는 일단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포함한 인도주의적 사안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으며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남북적십자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로서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는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자는 북측의 제의를 마냥 거부하기 어려운 부담감이 읽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정부는 북측의 적십자회담 제의를 위장된 평화공세라고 일축하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 비핵화의 진정성 확인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당국간 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에는 예정됐던 적십자회담마저 무기한 연기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적십자회담 개최를 전격 수용한 것은 기존의 기조에서 한 발짝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대화에 나서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부의 입장에는 지금도 전혀 변화가 없다”면서 “남북간 여러 협의과정 등을 통해 전반적인 상황변화를 보면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같은 인도주의적 사안은 시급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적십자회담을 개최한다는 원칙에 동의를 표했을 뿐 구체적인 회담의 일자나 시기 등은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 이후에 쌍방이 협의해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에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태도 변화를 보일 경우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도 가능하다는 ‘당근’을 제시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반적인 흐름에서 볼 때 정부가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과 더 나아가 북핵 6자회담 재개 등 향후 남북간 대화국면에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정부가 북한의 적십자회담 제의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볼 때 일단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를 통해 북한의 긍정적인 태도를 도출하고 이후 대화국면으로 전환에 대비하려는 게 정부의 복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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