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의문의 폭음 남침땅굴 존재 여부 관심 증폭

김병은 / 기사승인 : 2011-02-25 11: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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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 실체 안 드러나 주민 불안감 고조


▲ 남굴사가 주장하는 전국 땅굴 징후 장소
연평도 피격 사건 등으로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남양주에서 의문의 폭음이 연일 들리고 있어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남침땅굴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지난달 24일부터 20여일이 지난 현재까지 원인을 알 수 없는 폭음이 연일 들리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의문의 폭음은 지난 1월 24일 밤시간대 화도읍 묵현2리 스키장 인근 마을에서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펑’하는 소리가 잠시 들린 것으로 시작됐다. 주민들은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연일 폭음이 이어지자 혹시 북한이 땅굴을 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어 인근 군부대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은 군은 당시 현장을 조사했지만 아무런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군 조사 후에도 의문의 폭음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10여차례나 계속됐으며, 주민들은 불안감에 시와 경찰서에서 잇따라 신고했다.


한 주민에 따르면 의문의 폭음은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소리가 더욱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결국 지난 8일 오전 군경 합동으로 본격적인 현장조사를 벌였지만 역시 원인은 찾지 못했다. 가장 의심스러운 점은 마을 주변에 공사 현장도 없고 인근 스키장에서도 공사를 하는 등의 사실도 없다는 것이다.


시는 혹시나 하는 가스 폭발을 의심했지만 가스관이나 맨홀 뚜껑 등에서도 아무런 흔적을 밝혀내지 못해 폭음의 실체는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 들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군경합동으로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자 민간 전문가까지 참여했다. 한 언론사의 요청으로 참여한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소장 배명진 교수는 그동안 녹음된 폭음을 정밀 분석한 결과 폭음이 땅속이 아니라 지상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배 교수는 “폭음은 땅이 아닌 공기를 통해 전달된 소리”라며 “지하에서 발생했다면 땅을 통과하면서 50Hz이하의 저주파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분석 결과 3천Hz의 고주파 소리였다”고 말했다.



▲ 남양주시 화도읍 묵현리 일대 전경
사전에 조사를 벌였던 일부 경찰들은 엽총 발사 소리나 사상 유례없는 한파로 인해 꽁꽁 얼어붙였던 천마산 계곡의 얼음이 깨지면서 발생한 소리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추측을 바탕으로 재조사를 벌인 결과 엽총사용과 얼음 깨진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시는 정확한 분석을 위해 지난 14일 또 다른 민간 전문기관을 불러 조사했다. 조사를 담당한 아시아소음진동연구소는 분석 결과 ‘묵현리 인근 설비시설에서 압축됐다가 분출되는 고압분출음’으로 추정했다. 이는 대형 보일러와 같은 설비가 작동하면서 순간적으로 내는 소리와 유사하다는 내용이다. 이는 배 교수의 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이다. 결국 두 민간단체들은 지하에서 발생한 소리가 아니라는 점 말고는 특별한 정황도 명확한 진원지도 포착하지 못했다.


현재 한달이 다되어 가지만 민간전문기관의 의견도 다르고 그 밖에도 다양한 의견들이 속출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은 점차 커져가고 사건은 점차 미스테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일부에서는 남침땅굴에 대한 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주민은 “북한이 혹시 이곳까지 땅굴을 판 것이 아니냐”며 “땅굴이건 뭐건 빨리 결과를 알고 싶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남침땅굴 가능성 제기


이 과정에서 북한남침땅굴은 강력한 화강암반층을 굴착하기 때문에 굴착과정에서 화약을 넣어 작업을 하면 분명히 남침땅굴 작업과정에서 나타난 폭음소리가 맞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평소 남침땅굴 의혹을 주장하는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굴사)대표인 김진철 목사는 지난 12일 직접 현장을 방문해 “소리는 여러가지로 나타날 수 있지만 땅굴 굴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부 주장만 가지고 아니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땅굴이 아니라는 것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지난 13일 성명서를 통해 “이 지역은 이미 2008년도 이종창신부님께서 33년동안 남침땅굴을 발굴하시면서 직접 탐사한 지역”이라며 “땅굴 지도를 그려서 명기한 ‘땅굴탐사 33년 총정리’라는 책속에 나와 있는 6호선 라인”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성명서에서 남굴사 요원들이 자체 정밀조사한 결과 2008년 책속에 명기되어 있을 때 보다 약 10km이상 전진 굴착됐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정확한 현장조사를 위해서는 폭음이 발생한 주변에 대해서 집중적인 시추작업을 반드시 해야 한다”며 “시추작업은 반드시 표토층에서 강력한 화강암 암반층까지 약 30m이상 작업이 되고 최소한 100공 이상 시추작업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남침땅굴 존재?



▲ 남굴사 주장의 화성 땅굴 절개 현장
김 목사의 주장처럼 남침땅굴 의혹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 사실이다. 땅굴사가 연이어 땅굴의혹을 제기하는가 하면 북한 군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과연 땅굴은 현재 진행 중인가’ 라는 의문들이 꼬리를 더해간다. 실제 연평도 포격 사건이 터지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자 이런 주장들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땅굴작업 아직 진행 중?


지난해 12월에도 탈북한 한 군 출신 탈북자가 자유북한방송에서 군 복무시절 황해도 곡산군 사현리에서 경기도 방면으로 남침 땅굴을 작업했다고 증언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탈북자 역시 처음 땅굴 작업을 했을 때는 대피소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탈북자는 방송을 통해 “2001년 당시 땅굴 파기 작업을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방공호를 파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일반적인 대피소 굴의 길이가 약 2km, 폭은 3m이고 방공호 진입에 있어서 처음 6-8개 굽이 길이 있는데 우리가 파고 들어갔던 땅굴은 폭이 1.5m로 길이는 약 45-50km로 작업이 진행된 상태로 계속해서 앞으로 땅굴을 파고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땅굴 작업을 맡은 군인들은 아무런 기계 수단도 없이 삽과 곡괭이를 이용해 계속해서 땅을 파고 들어갔고 1년 안에 우리 중대가 맡은 구간의 땅굴 파기 작업이 끝나면 다음해에는 다른 중대 군인들이 이어서 땅굴을 파는 식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이미 45km-50km 남한으로 작업이 진행된 상태였기 때문에 만약 계속 땅굴을 팠다면 이미 수도권 심장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것이다.


파주시 탄현면에서도 땅굴 징후 포착


지난해 10월에도 파주시 탄현면에서 땅굴이 포착됐다는 의견이 접수됐다. 남침땅굴대책위원회는 파주시 탄현면의 지하 동공이 남침용 땅굴이 확실하다는 증거가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창근 대책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굴 작업을 통해 2개의 지하 동공 중 하나를 암반 쓰레기로 급히 매운 것이 발견됐다”며 “발굴 사실이 알려지자 북한 측이 서둘러 메운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이 변성암 지대라 동공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길 수 없는 장소인데 지난 4월말 전문 엔지니어링회사가 실시한 조사에서 지하 10m 깊이에서 거대한 동공으로 의심되는 징후가 발견됐다는 것이 이 대표의 당시 증언이었다.


특히 주목을 할 부분은 당시 북한군의 대화내용도 포착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시추공을 통해 지하땅굴에서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몇 사람이 대화하는 내용도 녹취에 성공했다”며 “암반 쓰레기로 메운 부분을 파내면 곧 남침용 땅굴의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현재까지 남굴사가 조사 중에 있으며 첫 작업 이후 현재까지 이렇다 할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유야무야 흘러가고 있다.


서울 곳곳에 남침땅굴 존재?


파주 탄현 외에도 서울 곳곳에서도 남침땅굴이 존재한다. 남굴사는 서울의 동부지역을 관통하는 북한의 남침 땅굴이 의정부 가능3동을 경유해 도봉, 수유, 정릉을 지나 경복궁 인근까지 진행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남굴사의 이종창 신부는 지난해 7월 남굴사 대표 김진철 목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지난6월 24일 오전 11시경 서울역 인근 어린이병원 근처에 찾아갔을 때도 같은 공기 반응이 있었다”며 “거의 남침 땅굴임이 확실하다”고 땅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신부가 뉴데일리와의 통화 내용을 보면, 안국동 인근의 한 학교 부근에서도 땅굴 징후가 발견됐고, 서울 전역이 땅굴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내놓았다.


이 밖에도 이 신부의 말에 따르면, 북한 개풍 장단에서 시작해 경기도 탄현과 서울 서대문을 잇는 2호선과 북한 장풍 망해산에서 시작돼 경기도 파평과 법원리, 의정부를 경유하는 4호선 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신부는 “1974년 11월 15일 발견된 제1땅굴이 서울의 동쪽으로 침투하는 4호선 땅굴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짧고 얕게 팠다”고 지적했다.


설마 화성까지?


지난 2002년에는 경기도 화성 등에서 기계작동음과 전화 받는 사람목소리까지 들렸다는 민간인들의 신고가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굴사는 당시 경기도 화성시 매송면 원평리 육군 모사단 공병대대 앞 야산에서 북한 땅굴로 보이는 남침 땅굴이 발견됐다며 굴을 공개했다.


남굴사 측은 주민들이 땅굴파는 소리와 주변 흙의 침하 등의 제보를 바탕으로 3차례에 걸쳐 시추작업과 절개작업 등 본격적인 탐사를 벌여 지하18m지점에서 높이 2m, 폭2m 규모의 땅굴을 발견했다는 것. 또한 남굴사는 이곳 땅속에서 소리가 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시추공을 통한 녹음 결과 지하에서 자동 굴착기와 망치소리 등 작업 소음이 녹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군이 직접 나서 조사한 결과 땅굴징후와는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지역은 비무장지대에서 63km나 떨어져 있고 대규모 단층대가 있어 기술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 땅굴 굴착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군에 의해 판명됐으며 화성시가 남굴사가 팠던 땅을 다시 메우면서 헤프닝으로 마무리됐다.


남침땅굴 현실성 없다


현재도 남굴사 측은 땅굴의혹을 계속 제기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론상으로 땅굴을 파고 서울지역까지 오는데는 많은 인력과 장비, 자금이 소요되며, 땅굴을 파면서 나오는 암석과 흙들의 처리하는 문제도 만만치 않은데 북한의 실상을 봤을때 불가능 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땅굴은 지난 89년 12월 강원도 양구지역에 발견된 제4땅굴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남침땅굴 수는 총 4개로 제4땅굴 외에 1974년에 처음으로 경기 연천에서 제1땅굴이 발견된 이후, 1975년 강원 철원의 제2땅굴, 1978년 경기 파주 제3땅굴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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