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 등 주요 자회사 은행들의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영업 강화 등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22일 자회사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우리은행장과 경남은행장, 광주은행장 등의 후보자를 확정했다. 신임 우리은행장에 이순우(61) 우리은행 수석 부행장이 내정됐으며 경남은행장에는 박영빈(57) 행장 직무대행이, 광주은행장은 현 송기진(59) 행장이 각각 결정됐다. 우리금융 회장으로는 첫 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회장은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경남은행은 23일 정기 주총에서 신임 행장을 확정하며 우리은행장과 광주은행장은 24일 주총에서 결정된다. 이로써 이번 주 내에 우리금융과 주요 자회사들의 CEO 인선이 모두 마무리되는 셈이다. ▲ 우리금융지주 은행들이 CEO인선을 무미리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주요 자회사 은행들의 CEO 인선은 예상과는 달리 이변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 우리은행장이 된 이순우 수석부행장의 경우 2인자가 1인자가 됐으니 순리에 가깝다”면서 “우리은행장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치열한 혼전양상이 전개됐으나 우리금융은 혁신보다는 조직안정에 무게를 두고 지난 2004년부터 우리은행 부행장을 역임하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이 수석부행장의 손을 들어 줬다”고 말했다.
광주은행장과 경남은행장도 마찬가지. 광주은행장에는 송기진 현 행장, 경남은행장에는 현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박영빈 대행이 내정돼 예상을 깨는 파격인사는 없었다.
우리금융 내부에선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이종휘 현 행장에 이어 수석부행장이 은행장이 되는 선례를 남김으로써 경영의 일관성과 조직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은 한사람이 오랫동안 경영을 맡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10년간 행장이 다섯 번이나 바뀌어 거래업체들 사이에선 `알만하면 바뀐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런 상황에선 매니지먼트(관리)가 중요한데, 이 수석부행장은 그런 측면에서 누구보다 장점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박영빈 경남은행장 내정자도 우리금융 내에선 경남은행에 대해 가장 정통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4년 경남은행의 수석 부행장을 맡았고, 지난해 말부터는 경남은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해 일찌감치 유력한 경남은행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지난 2008년 광주은행장에 취임한 송기진 은행장은 연임에 성공했다.그는 조직개편과 중소기업 육성, 수익성 위주 내실경영 등 은행의 체질 개선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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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우리은행장에 확정된 이순우 우리은행 수석 부행장이 22일 우리은행 본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이 내정자 역시 "우리금융 민영화 등의 많은 난제를 해결하고 우리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데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한 영업력을 갖고 있는 만큼 메가뱅크 등의 움직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팔성-이순우 체제가 우리금융의 민영화 숙원을 이뤄내고 우리금융을 한국금융 리딩뱅크로 우뚝 세울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오종남 우리금융 자회사 은행장후보추천위원은 "민영화 등 현안 과제를 지속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는지, 이팔성 회장과 호흡을 맞춰서 일할 수 있는 적임자는 누구인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해 후보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민영화라는 최대숙제를 앞에 두고 예상 밖의 인사로 빚어질 수 있는 조직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가 적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내정자들은 그간 이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사이다.
때문에 공식 출범을 앞둔 이팔성-이순우호가 당면한 과제는 '소통'이다. 이순우 수석 부행장이 선임된 배경은 은행 내부사정에 정통하다는 점이다. 2008년부터 수석 부행장을 맡아와 은행 업무와 내부 사정에 밝다. 친화력 또한 뛰어나다. 따라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2일 오종남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팔성 회장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는 적임자에 대한 부분을 평가에서 최우선으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행장 선임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은 '엇박자'다. 주주총회를 사흘 앞두고서도 행장 후보를 결정하지 못해 연기를 반복했다. 이번 우리은행장 공모는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장이 행추위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막판까지 지루한 줄다리기가 이어진 것이다. 그만큼 진통이 많았다는 의미이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이번에 행장 후보자들 간 경합이 치열해지면서 확인되지 않은 각종 설들이 퍼지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다. 출신 '은행'과 '학교', '배경'에 따라 행장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마다 홍역을 치렀다. 떨어진 사람들은 모두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핵심 인물들이다.
이 회장은 이들 지원자들도 앞으로 그룹 내부에서 일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내정자가 이들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 내정자는 한일은행 출신인 이 회장과는 달리 상업은행 출신이다. 이 내정자도 이를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외부에서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10년이 된 데다 후배를 평가할 때 출신 등은 중요하지 않다. (갈등) 봉합 등은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부행장들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차기 행장 선임 후 재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한 상태다. 이 내정자 입장에선 취임과 동시에 위아래 '관계'부터 잘 정리해야 하는 셈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늦어도 이달 안에는 인사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영업 강화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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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임에 성공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회장 연임은 2001년 우리금융 출범 이후 이 회장이 처음이다. |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등 3개 은행들은 그간 최고경영자 선임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다소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민영화와 영업 강화 등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회장 역시 앞으로 우리금융 민영화와 영업 활성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이 회장이 그동안 우리은행장의 적임자로 파트너십을 강조해온 이유도 민영화 등의 중점 과제를 호흡을 맞춰가며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은 "다른 금융회사와 비슷한 상업은행의 모습을 갖추고 있으면서 공적자금 투입 등으로 정부 소유 금융회사로 분류돼 영업 등의 경쟁에서 제약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민영화 추진에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수년간 3개 은행들의 고객과 주주, 우리금융을 아끼는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은 경영 성과를 냈다고 말할 수 없다"며 "이번 행장 선임을 계기로 새 행장들은 각 은행의 재무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적인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 역시 "앞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등의 많은 난제를 해결하고 우리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도약하는 데 책임과 의무를 수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은행은 지주회사의 맏형인 만큼 최전방에서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며 "강한 영업력을 갖고 있는 만큼 메가뱅크(초대형 은행) 등의 움직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잡음 없이 후속 인사를 마무리하고 조직 화합을 이끄는 것도 중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일은행 출신인 이 회장과는 달리 이 내정자는 상업은행 출신이어서, 각 은행 출신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더구나 이 내정자는 2008년부터 수석 부행장을 맡아오고 있어 은행 업무와 내부 사정에도 밝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이번 우리은행장에 지원했다 낙마한 나머지 지원자들과의 화합도 과제다.
이 내정자는 "외부에서 걱정하는 것과는 다르다"며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병한 지 10년이 된데다 후배를 평가할 때 출신 등은 중요하지 않다.(이번 우리은행장 선임 경쟁 등에서 발생한 갈등) 봉합 등은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 역시 지원자들도 앞으로 그룹 내부에서 일하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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