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결과 강 전 대표 44.3%, 손 대표 42.7% 기록
한나라당의 가상대결에서도 격차 3∼4%포인트에 불과
박근혜, 신공항 백지화 "국민과의 약속 못 지켜 유감"
4.27 재보선 후보등록(4월12∼13일)을 1주일여 앞두고 여야간 `재보선 혈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경기 성남분당을 보궐선거에서 츨마키로 함에 4.27 재보선의 격전지로 부상한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승리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도권 텃밭에서 민주당 후보가 위협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당내 공천갈등의 장기화로 민심이 예전만큼 우호적이지 않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분당을 후보는 3일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강재섭 전 당대표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강 전 대표와 대적할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미 여론조사에서 한자릿수 차이로 그를 따라붙었다.
코리아리서치의 지난달 30일 여론조사에서는 강 전 대표 44.3%, 손 대표 42.7%를 기록했고, 당이 같은날 여론조사기관 2곳에 의뢰해 실시한 가상대결에서도 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격차가 3∼4%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에서는 처음에 `설마 안방에서 패배하겠느냐'는 낙관론이 우세했으나 손 대표의 지지율이 급반등하자 패배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일단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심을 거듭했던 `정운찬 카드'를 접으면서 분당을에 대한 총력 지원을 다짐했다.
재보선은 전통적으로 투표율이 낮은만큼 지지층 결집이 승리의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그나마 적극투표층의 지지율에서 강 전 대표가 앞선다는 점이 당에 위안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에 비판적인 청년층의 향배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로 통근하는 20∼40대가 투표를 위해 서둘러 퇴근하는 `결집력'을 보인다면 고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강 전 대표는 표밭갈이를 하며 손 대표를 `철새 정치인'으로 맹공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손 대표가 경기 광명, 서울 종로 출마에 이어 분당으로 옮겨온 것을 자신의 `분당 토박이론'과 대비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 전 대표는 또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교통, 주택 분야 정책을 집중 제기함으로써 손 대표의 대권행보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신도시인 분당은 토박이 정서가 강하지 않은데다, 대구에서만 4선을 했던 강 전 대표의 토박이론이 얼마나 호소력을 가질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朴, `신뢰 정치' 내세워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 나서
손학규, 장고 끝에 출마 결심...대권주자 시험대 올라
孫, '민주당 위한 희생'이라는 대의명분 쥐겠다는 포석
강원지사 보선에서 민주당은 이미 최문순 전 의원을 출마 후보로 확정했으며, 한나라당은 4일 당원과 강원도민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 투표'를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
매머드 선거인단이 참여하는 만큼 경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선출될 경우 민주당 최 전 의원과의 `MBC 사장 선후배'간 대결이어서 주목된다.
경남 김해을 보선에서는 전날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됐다. 이에 야권도 민주당과 국민참여당간 단일화 작업이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지만, 후보등록 마감 전까지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이 같은 일정 속에 여야 지도부는 이번 주부터 당을 재보선 체제로 전환하고, 본격적인 선거지원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강원지사 보선에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집중하고, 전통적 텃밭인 분당을과 김해을은 맞춤형 지원에 나서는 `선택과 집중' 작전을 구사할 방침이다.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강원 탈환'이란 목표 아래 강원발전 공약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타깃으로 한 선거지원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에 민주당은 손 대표의 분당 출마로 선거구도를 `정권 심판론'으로 잡고 분당에서의 바람을 강원지사와 김해 선거로 확산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손 대표는 분당에 거점을 두고 필요시 강원.김해에도 나서기로 했으며,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 등도 지역별 역할분담을 통한 선거지원을 펼친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4월 재보선에서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출마하고, 여야 지도부가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면서 재보선 이후 정치권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 주도권의 향배는 물론, 재보선에서 패배한 당 지도부가 교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여야 지도부 중 한쪽은 파국으로 몰릴 수밖에 없는 `치킨게임'에 나선 만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대권경쟁 구도가 앞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27 재보선을 기점으로 `대권 질주'를 하려는 여야 '잠룡'들의 몸풀기도 한창이다. 그동안 보폭을 조절해오던 것과 달리 이번 재보선에 직접 뛰어들어 승부수를 던지는가 하면 굵직한 현안에서 자기만의 목소리를 냄으로써 대권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 유감스럽다"며 `신뢰 정치'를 내세워 대선 공약을 이행하지 못한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또 그동안의 선거에서 뒷짐을 졌던 것과 달리 이번 강원지사 보궐선거는 간접 지원에 뛰어든 상태다. 이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박 전 대표는 `선거의 여왕'으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할 수 있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는 `국익 정치'를 전면에 내세워 박 전 대표와 분명한 각을 세우고 있다. "원칙.신뢰보다 국익이 중요하다"며 박 전 대표의 신공항 관련 발언을 `위선'이라고 몰아세움으로써 지난해 세종시 대치에 이은 두 사람의 `대립 2라운드'가 시작된 셈이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박 전 대표를 때려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 속에 정 전 대표는 `국익과 정치'를 주제로 7일 강원대 특강, 14일 충남대 특강 등 강연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조적으로 이재오 특임장관은 `대권.당권 거리두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공천 불관여 입장을 밝혔음에도 성남 분당을 공천 과정에서 `막후 조율설'이 나온 점 등 여권 내 견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3일 "이 장관 스스로 자신의 행보가 자칫 당내 갈등 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따라서 대권.당권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장관직 수행에 몰두한다는 게 이 장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은 재보선 직후 개헌 행보에 재시동을 걸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재보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를 이달 중순 일제히 미국을 방문한다. 오 시장은 하버드대에서 있을 `서울의 도시경쟁력' 특강을 , 김 지사는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다.
야권 잠룡들은 이번 재보선을 대권을 향한 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장고 끝에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 출마를 결심, 스스로를 대권주자의 시험대에 올렸다.
승패에 따라 정치 명운이 갈릴 수 있는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당을 위한 희생'이라는 대의명분을 쥐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로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뗄 기회이기도 하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경남 김해을 보궐선거의 단일후보를 차지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 대표 입장에서 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을 통한 참여당의 전국 정당화, 대권 도전에 이르는 가파른 계단의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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