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 살해 혐의 한국女 2명, 캄보디아 교도소 4개월째 수감 논란

박지영 / 기사승인 : 2011-11-15 12: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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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인 조씨 언니 "185cm에 90kg인 건장한 남자를 두 여자가 목 졸라 죽였다니..."억울함 호소


▲ 다음 아고라 청원에 올라와 있는 김씨와 조씨의 편지

한국 여성 2명이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인근 쁘레소교도소에 지난 6월 7일부터 수감돼 있는 것으로 <일요주간> 취재결과 확인됐다. 수감된 여성은 프놈펜의 한국가라오케 여종업원인 김모(38)씨와 조모(32)씨. 이들은 한국인 사업가 정모 사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의 언니가 인터넷 포털 다음 아고라에 올린 사건 정황은 이렇다.
지난 6월 7일 새벽 5시쯤 일을 마치고 귀가한 두 여인의 집에 김씨와 내연관계에 있던 정씨가 술에 취한 채 찾아왔다. 김씨는 문을 열어주었고 정씨를 김씨 방으로 안내했다. 조씨는 라면을 끓여먹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한국으로 전화통화를 했다고 한다.
정씨는 김씨에게 일을 그만두고 한국에서 같이 살자고 요구했으나 김씨는 정씨에게 아내가 있기 때문에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이어 정씨가 김씨에게 강제로 성관계를 요구하자 김씨는 잠시 방을 나와 거실에 있었다. 그러나 한참을 있어도 정씨가 나오지 않아 김씨가 방안으로 들어갔고 정씨는 화장실에서 줄로 목을 메고 숨져 있었다. 그 때까지 조씨는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는 것.
김씨는 구급차가 올 때까지 정씨의 목에 감긴 줄을 자르고 몸을 마사지 했다. 도착한 구급대원은 정씨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병원으로 데려갈 수 없다고 했고 경찰과 영사가 도착해 자초지정을 설명했으나 경찰은 경찰서로 가야한다는 말만을 했다고 한다. 이후 김씨와 조씨는 6월 11일 임시구금을 선고받고 현재까지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다.
현재 캄보디아 경찰은 두 여인이 살인을 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김씨와 조씨가 살인하지 않은 증거를 가져오면 석방시켜주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증거인 정씨의 시체는 이미 부검도 하지 않은 채 화장된 상태이고 정씨가 사망한 시간대에 조씨가 한국으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는 부분에 대해 경찰조서에 기록되지 않았다고 조씨의 언니는 주장했다.
조씨의 언니는 "동생이 공정하게 수사를 받지 못한 채 억울하게 수감 중이다"며 "185cm에 90kg인 건장한 남자를 두 여자가 목 졸라 죽였다는 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동생인 조씨가 캄보디아로 간지 20일 정도 밖에 안 돼 이 사건에 휘말렸다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이어 임시구금 중인 김씨와 조씨가 열악한 수감환경에 오랜시간 있다보니 정신적, 육체적으로 병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 여성이 수감되어 있는 쁘레소교도소는 UN인권위원회에서도 시정권고를 할 정도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매우 열악한 수감환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한 방에 160명이 수감돼 있으며 별도로 교도관에게 500불을 주면 60명을 수감하는 방으로 옮겨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수감생활이 돈과 연결돼있어 15분 면회에 4불을 내야한다고.
모기, 개미, 쥐를 비롯한 알 수 없는 벌레 떼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은 기본이고 용변을 보는 곳은 칸막이조차 없어 수 십명이 보는 앞에서 용변을 봐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게 조씨 언니의 설명이다.
“얼마 전 수감소 내에서 현지인이 자살한 일이 있었다. 그때 경찰이 동생에게 겁을 줘서 죽을 만큼 놀랐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 동생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라며 조씨의 언니는 동생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 <일요주간>에 제보했던 교민 K씨는 “사건의 경위와 판결을 떠나 우리 나라의 외교행정이 아쉽다”며 “1993년 싱가폴에서 경범죄로 6대의 태형이 확정된 18세의 마이클페이 소년을 구명하기 위해 빌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싱가폴의 이광요 수상에게 3번이나 전화했고 미국대사를 보내는 등 재외국민 보호를 미국의 자존심으로 해석했다. 우리는 언제쯤에야 대한민국 국민임을 떳떳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라며 당국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동남아 당당 외교부 한 관계자는 <일요주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 사건은 양당사자 모두가 우리 국민이다. 김씨와 조씨는 정씨가 자살한 것으로 얘기하고 있으나 사망한 정씨의 가족은 김씨와 조씨가 살해했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밝히고 “외교부는 중립적인 자세를 고수할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또한 “사건 발생 후 수사 진행상황 확인 및 통역을 제공했으며 이후 수감자 면담 등 양 측에 영사조력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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