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손학규' 차기를 향한 발걸음 시작되나?

임완택 / 기사승인 : 2010-04-20 09:25:23
  • -
  • +
  • 인쇄
‘정계 복귀’ 명암

4월 말이나 5월초 여의도 정치권 복귀 예상
정세균-정동영-손학규 ‘빅3’ 전선 구축될 듯
수도권 선거 결과에 따라 위상 변할 가능성

[일요주간= 임완택 기자] 지난 대선에서의 민주당내 경선에 이어 총선에서도 실패한 후 2년 가까이 춘천에 칩거해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여의도 정계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최근 손 전 대표 측근들은 회동을 갖고 ‘조기 복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이러한 뜻을 손 전 대표에게 건의했으며 손 전 대표도 어느 정도 이를 공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 안팎의 상황이 그의 정계복귀를 설득하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며 “시점은 대략 4월말이나 5월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손 전 대표가 이제 그동안의 오랜 칩거 기간을 완전히 끝내고 여의도 정치권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단순 ‘정계 복귀’ 아닌 차기 향한 출발점

우선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의 한 사람으로 분류되는 손 전 대표가 여의도에 복귀하면 단순 정계복귀가 아닌 2012년 대선을 향해 당 안팎에서부터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민주당 잠룡으로 일컬어지는 정세균-정동영-손학규 이들 ‘빅 3’간 대결 전선이 구축되면서 수면 아래에서부터 점차 대결구도가 서서히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손 전 대표는 복귀에 앞서 수도권 일부 기초단체장 후보공천권을 소수야당에 넘기는 야권연대 협상 논의와 관련 정 대표를 주축으로 하는 주류 측을 향해 강한 포문을 열어 여의도에 도달하기도 전에 이미 치열한 대결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야권 연합공천과 관련된 수도권 기초단체 지역 상당수가 지난 대선 후보 경선시 손 전 대표에게 도움을 줬던 인사들이라는 사실에서 손 전 대표가 벌써부터 차기를 향해 조직 기반 강화에 나선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마저 나돌고 있다.


실제로 손 전 대표는 지난번 안산 김재목, 군포 하수진, 수원 염태영, 동대문구 서양호 등 일부 수도권 기초단체장 지역 예비후보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측근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손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측근 챙기기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지난 대선시 당내 경선에서 최대의 실패 원인이 약한 조직 기반이었다는 사실에서 이미 차기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한다.

지방선거 선대위원장 맡을까

그렇다면 지방 선거를 목전에 두고 손 전 대표가 정치권에 복귀하면 과연 이번 선거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이에 대해 정가 한 소식통은 “손 전 대표가 지금까지 여의도 정치권에 전면적으로 복귀하지 않고 신중을 기하는 것은 지방선거에서의 역할 부분일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다가 만일 패배할 경우 차기 대선 가도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특히 최대 승부처가 수도권이라는 사실에서 이곳에서의 승리 여부에 따라 손 전 대표의 위상은 크게 변화를 맞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실제로 민주당 안팎에서 손 전 대표의 여의도 복귀를 강력히 바라는 이유 중에 하나가 수도권 선거 전략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 전 대표가 수도권 출신으로 경기도 지사를 역임했고, 지난해 10월 수원 재보선에서 불리하리라던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 이찬열 의원이 당선된 것도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손 전 대표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둔 현재 민주당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곳 광역단체장 중 어느 한곳도 확실한 우위로 나타나지 않는 것도 손 전 대표의 복귀 이후 역할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손 전 대표 측에 가까운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실 손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설지 아니면 책임이 비교적 가벼운 평당원으로서 부분적으로만 지원 유세에 나설지 역할의 수위 조절이 매우 고민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호남에 기반을 둔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의원과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손 전 대표가 받는 지방선거에 임하는 부담의 차이는 매우 크다”면서 “이는 지방선거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에서도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빅 3’중 누군가는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일까. 최근 손 전 대표측 일각에서는 “손 전 대표가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지만 정계 복귀와 관련해선 준비된 바가 전혀 없고 복귀 시기에 대해서도 결정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일단 선을 긋고 있다.

7월 재보선에서 승부거나?

따라서 일각에선 손 전 대표의 완전한 정계복귀는 이번 지방선거가 아닌 오는 7월 실시되는 재보선일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 대목 정치권 소식통은 “7월 재보선으로부터 차기 대선이 2년여 밖에 남지 않아 다시 국회에 입성해 왕성하게 활동을 해야만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면 승부를 걸기보다는 7월 재보선에 직접 출마해 승리하는 것이 대선 고지에 유리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따라 자연히 관심사는 현 정권 실세로 통하는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출마가 예상되는 서울 은평 선거에 손 전 대표가 과연 출사표를 던질지 여부이다. 이 경우 정국은 급속히 은평 선거에 최대의 관심을 쏟게 될 것이고, 여기에 손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해 이재오 위원장과 맞대결을 벌인다면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오고 더욱이 승리를 한다면 민주당의 확실한 대선 주자로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도 패배시 대선 가도에 치명상을 입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결국 차기 대권을 꿈꾸는 손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불과 40여일 앞둔 상황에서 전면 ‘정계 복귀’를 선언한 뒤 적극적인 지원 유세에 나설지, 아니면 7월 재보선을 염두에 두고 단계적 행보에 나설지 주목되는 국면이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