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파워’에 정치권 요동…제3정치세력 급물살

김정환 / 기사승인 : 2011-11-21 10: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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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민주당, 흔들리는 중심세력 정치권 지각변동

<사진은 박근혜 안철수 손학규 문재인 정몽준>




[일요주간=김정환기자]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한치 앞을 못 볼 정도로 불안한 길을 걷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자당의 세력 기준점, 즉 중심세력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의 목표는 집권이다. 집권을 위해선 선거 승리가 관건이다. 이는 내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이겨야 한다는 논리로 집약된다. 하지만 현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불안하다.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에 한나라당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로 나눠지며 당을 장악했다.
또한 한나라당의 차기 대권은 사실상 박근혜 전 대표의 몫으로 모아졌다. 박 전 대표도 차기 대권을 향한 행보를 거리낌 없이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박 전 대표의 대권레이스가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 요인이 크지만 국민들이 보는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민주당이 힘을 잃어가고 있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안 원장이 사실상 베풀어준 서울시장 후보를 무소속에게 내주며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것 자체가 홀로 서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아니 민주당에게는 상당히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손 대표의 속내는 그렇지 않다. 손 대표 또한 대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모든 난관을 무사히 넘기고 자신의 업적으로 만들며 나가면 된다는 계산적 속셈이 많다. 이렇듯 현 정치권 흔들림 속에 안 원장은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결국 정치권의 기존 대권주자들만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쪼개지긴 쪼개지는데 기득권 따라 쪼개져 한나라당의 현재 의석수는 169석이다. 169석이면 최대 집권여당이다. 이런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이는 현 정당,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한나라당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이 가장 큰 이유다. 역으로 보면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과 국민 외면은 한나라당을 믿지 못하는 보수 진영의 분화로 이어 질수 있다.
이는 한나라당 분화로 보수 분화에 의한 보수들의 새로운 신당이 만들어 질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중도 신당'을 표방하면서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결국 박세일 주도 신당이 만들어지면 한나라당에서 탈당한 인사 등이 모여들며 보수진영 내 이합집산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여기에 자유선진당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독단적인 보수 진영을 구축한다는 것으로 내년 총선을 통해 세력 확장을 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한나라당의 약세 흐름 때문에 자유선진당이 총선 전에 보수연합을 만들어 한나라당 이탈 인사와 보수 인사들을 규합해 보수진영의 한 축으로 가려는 속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나라당 보다 더 악 조건에 놓여있다. 분화하는 보수 진영과는 달리 민주당 등 야권은 통합 쪽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유는 세력이 한 곳으로 집약되면서 지분 다툼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나의 정당 깃발 아래 야권이 뭉쳐 총선에 나올 가능성도 적다.
야권 관계자는 "야권대통합이 총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선거연대로 인해 자신들의 이익으로는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2012년 총선은 민주당, 혁신과통합, 일부 시민사회세력 등이 함께 하는 '야권 통합 신당'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등 진보세력이 따로 하는 진보통합정당 등으로 총선을 치를 공산이 크다. 보수정당과 중도보수정당, 중통합 신당, 소통합 신당의 대결 구도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속마음 숨기며 이익 위한 정치세력 도모 정치권은 최근 ‘안철수 신당’ 등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사실상 새로운 힘을 과시하는 태풍의 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어떤 정치적 이념과 노선을 가질지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안철수 원장’이 중도 보수에 가깝다는 것으로 중도쯤 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안 원장을 영입해야한다는 것과 한나라당에 가깝다고 한 얘기고 이런 근거에서 나온 발언이다. 특히 이런 중도 보수 성향의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을 지지했다는 것도 아이러니(irony)한 거였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의 핵심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만들어진다면 한나라당이 불리해지지 않겠냐"며 "한나라당 이탈 세력이 결집할 수 있고, 야권통합 과정에 불만을 가진 민주당의 일부 세력이 민주당을 뛰쳐나와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총선 구도가 무지하게 복잡해진다는 얘기다.
문제는 여야 대권주자들이다. 이번 안 원장의 등장으로 여야 대권주자들은 모두 상처를 입었다. 박 전 대표도 상처 아닌 상처를 입었고 한나라당 대권주자로 알려진 김 지사도 담을 넘다 옷자락이 걸린 모양새가 됐다.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장관 등도 일단 수면위로 머리를 섣불리 내밀지 못하고 있다. 만약 안 원장과 경쟁구도로 얽혀 노출되면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권의 경우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주춤하는 형국이 됐다.
문 이사장은 '혁신과 통합'에 참여, 주도적인 역할을 보여줬지만 큰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야권 세력 속에는 들어있지만 정작 개인적인 파워는 없다는 것이다. 손 대표 역시 별다른 성과 없이 국민의 불안감만 가중시켰다. 민주당의 대표이지만 차기 대권을 쥘 수 있냐는 의구심만 늘어난 것이다. 결국 (손학규 대표가)품만 잡고 (안철수 원장)남 좋은 일만 했다'는 비아냥 소리만 듣게 됐다. 이에 야권 대권주자들의 계산서 항목은 제각각 이지만 기본적인 틀은 유지하면서 적어도 내년 총선까지는 싫어도 협력해야 하는 속마음을 숨기며 사랑해야 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는 안 원장의 지원이 야권으로선 필요하며 야권끼리 '협력'과 '통합'을 전제로 해야 하기 때문이다.

■친이계 구주류, 한나라당 무당파 중심 된 범보수 창당



박 전 대표의 측근 의원은 "한나라당이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안철수 원장에게 밀렸다"며 "이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밀리지 않으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현 정치권의 이슈가 안철수라는 것은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다. 이에 안 원장의 신당이 만약 창당된다면 이에 맞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응 행보가 세력을 만든다는 것으로 이는 각 정당의 대권주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한나라당의 분화 논란도 이런 이유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여기에 박 전 대표가 수도권을 잃고 대선 승리 못한다는 '정설'앞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향후 이어질 야권의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대세론이 시들해지고 확장성을 갖지 못하면 그동안 단단하게 쌓아온 자산만 깎아먹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이 박 전 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대권주자인 김 지사의 경우 개인의 활동 공간은 넓어졌지만 한나라당 소속이어 함께 흔들림에 놓여있다. 더욱이 김 지사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 지지도에 10.26재보선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 존재감 없는 주자로 낙인찍힐까봐 고민하고 있다. 이에 최근 박 전 대표에게 비난 발언을 쏟아 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기에 정 전 대표는 딱히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지만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의 탈당론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대권 주자'를 자임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존재감을 전혀 증명하지 못했다. 결국 보수진영의 핵심으로 새로운 신당에 주역이 되려고 힘을 쏟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친이계 구주류와 한나라당 무당파가 중심이 된 범보수 창당설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와 정 전 대표가 반박(반박근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설이다. 두 사람은 최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이 기류에는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까지 포함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수렁에 빠지면서도 세력 다지며 야권통합정당 추진 정통 야당으로 군림해온 민주당이 점차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의 힘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원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야권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의 제3세력 선호도가 39.3%에 달했다. 박근혜 등 한나라당 세력의 선호도 40.0%와 맞먹었다.
손학규·정동영 등 민주당 세력은 11.1%에 그쳐 차이가 많이 났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를 기점으로 한나라당과의 양강 구도에서 낙오된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단독으로 한나라당을 여론조사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이렇게 민주당이 힘을 잃고 허점을 보이자, 민주노동당과 좌파운동권 세력들은 이 틈을 치고 나왔다.
민주당 홀로 한나라당을 이기지 못한 것을 알고 야권통합과 야권연대라는 깃발을 들며 민주당을 외곽에서 누르고 들어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등 대권주자들은 대권을 향해 힘을 쏟아 오히려 당 외부세력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됐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한미 FTA 통과 과정에서 같은 민주당의 김동철 의원에게 "민노당 국회의원이냐"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진보세력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전당대회를 연다 한들, 거대한 야권신당 흐름에 휩쓸려 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차기 야권대권주자로 알려진 문 이사장과 이해찬, 한명숙 등 친노세력은 통합정당으로 가는 계획안을 만들어 자신들만의 세력을 다지고 있다.



■ ‘안철수 신당’vs‘박세일 신당’vs‘법륜 신당’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이유는 한나라당과 연관된 보수정당이든 민주당과 연관된 통합정당이든 국민들이 새로운 정당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국민이 바라는 정당이 되어야 선거에서 승리 할 수 있다. 이에 이런 분위기를 안 원장은 이미 꿰뚫었다.
안 원장은 "나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 기존 정치 세력을 넘어 제 3의 정치 세력을 만들고 그 중심이 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전체적인 밑그림은 한나라당이 최소한 해체 준하는 절차를 밟고 방심한 야권이 분열을 일으킬 때. 안 원장이 직접 판을 짜며 헤쳐모이기식의 세력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현 정치권의 흐름으로선 가능한 줄거리다. 이는 안철수 파워가 계속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에 '제 3의 정치세력화' 가능성을 내비침과 동시에 야권을 지원하는 안 원장의 모호한 태도는 오히려 안 원장의 '몸값'을 올리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몸값이 올라가면 정치적 무게도 자연히 커진다. 특히 본인이 직접 나서 '인물 구도' 안으로 편입되지 않는 한 '인물론 프레임'은 의미가 없다. 그는 현재 야권의 '메시아'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야권이 가야할 방향은 더욱 명확해졌다. 여기에 안 원장의 정치적 이념도 눈여겨볼만한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대기업 독식 문화'를 비판하고 진보적인 '분배철학'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적인 성향은 보수에 가깝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또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인 1,500억여 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며 국민들에게 성큼 다가갔다. 이는 상상하지도 못할 파급효과를 보이고 있으며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누가 감히 1,500억 원을 내놓겠는가' 하는 말이 입에서 입으로 나올 정도다. 이에 안 원장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회 환원은 대권을 향한 전초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안 원장이 서서히 대권레이스에 올라서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박세일 신당' 또는 '법륜 신당'에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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