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격랑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에 지난 한나라당 7.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최고위원 5명 모두 맥없이 주저 않아 버렸다.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은 당쇄신을 주장하며 사퇴했고 홍준표 대표도 뒤를
이어 사퇴했다.
여기에 나경원 최고의원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모습조차 보이지 도 않았다. 사실상 한나라당 지도부가 붕괴된 것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붕괴된 것과 별반 차 이가 없다. 결국 한나라당은 재 창당을 하든지 분당을 하든지 새로운 중도신당에 끼어들던지 해야 하는 힘든 상황에 놓였다.
아니 힘들 다기 보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렇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면 한치 앞을 못 본다는 게 정치권이다. 이에 한나라당 지도부가 붕괴되면서 쓰러진 한나라당을 세울 인물이 필요하다. 한나라당 내 의원들은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야 한나고 주장 하고 있다.
이는 친박근혜계가 당을 장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나설 경우 과연 한나라당이 다시 설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물론 한나라당은 내부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며 흐트러진 당을 세우며 나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국회의원 과반을 차지 할 지가 의문이다.
만약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당을 정비한다고 해도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등 야권에게 패한다면 한나라당은 칼 맞은 상처에 또 칼을 맞는 꼴이 된다. 이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는 의미이며 박 전 대표 에게는 치명타가 된다. 곧 내년 12월 대선에도 지장이 크다는 얘기다. 결국 한나라당의 존재가 없어진다는 것을 뜻하며 박 전 대표 또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박근혜 몸사리고 움츠리면, 한나라당은 산산조각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쇄신파들의 사퇴 요구에 몰리며 당 대표직을 결국 내놓았다. 홍 대표는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하고 내부 정리한 후 사퇴 한다고 했지만 쇄신파의 저항에 무릎을 꿇었다. 재창당 수준이거나 아예 당을 해체하고 새로 신당 창당을 희망하는 당내 목소리가 빗발치면서 거대 여당 한나라당 지도부가 침몰한 것이다. 이에 당장 홍 대표 사퇴 이후 당 진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당내 쇄신과 재 창당을 주장하는 쇄신파와 친이계에선 박근혜 전 대표의 전 면 등판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임시로 맡아 당 내 입장을 조율하고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재창당 또는 신당을 목표로 비대위를 구성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렇게 초토화된 당 지도부로 쓰러지는 당을 더 이상 두고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박 전 대표가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당헌,당규를 바꾼 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지도부 공백 상태를 오래 끌지 않고 친박계와 쇄신파 주도로 비상대책위가 구성되고 당 진로를 놓고 새로운 방향설정을 공개, 총선 대선을 향한 골격이 나올 전망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개혁성향의 초선의 민
본21과 탈당 할지 잔류 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일부 친이계, 재창당을 모색하는 세력들이 원하는 대로 박 전 대표의 조기등판이 현실화되는 것으로 본인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내년 총선이다. 만약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 패배라는 상처를 의식해 비대위 구성에서 혼자 깨끗한 모습으로 한 발 물러나 이것도 저것도 아닌 대선만 바라보며 몸을 움츠린다면 한나라당은 계속 추락하는 꼴이 된다. 이에 세력들이 여러 갈래로 쪼개지며 한나라당 내 갈등과 불만으로 한나라당은 산산조각 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비대위원장 맡고 전면에 나서야
일단 한나라당은 현재 박 전 대표의 결심에 달려있다. 박 전 대표가 큰 방향은 잡은 것 같지만 아직은 생각을 하는 모양새다. 이는 쇄신 방향에 대해 당내 목소리가 다른 만큼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고심을 한다는 것 이다. 여기에 비대위 구성과 관련, 구체적인 방안은 도출되지 않았으나 박 전 대표의 전면 등판을 바라는 쪽에선 본인이 직접 비대위원장부터 직접 맡는 방안과 비대위 구성은 외부 인사에게 맡기고 당명과 정당 구
조를 뜯어고친 재창당 단계에서 나서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전면에 선다면 2006년 6월 16 일 당 대표 임기를 마친 뒤 약 5 년6개월 만에 당을 맡는 형국이 된다. 당내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으며 당내 입지가 큰 박 전 대표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줄곧 청와대와 거리를 둔 채 물밑에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특히 대선을 향한 행보를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결국 정치권에선 내년 4월 총선까지 이런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10∙26 재보선 이후 당 위기와 함께 불어닥친 변화와 쇄신 요구에 이어 당내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여기 저기에서 비리들이 터지면서 당이 침몰하기 때문이다. 결국 홍준표 대표가 물러나면서 차기 한나라당의 당권은 자연스레 박 전 대표에게 넘어왔다.
여기에 박 전 대표를 제외하고는 현재의 위기 상황을 돌파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널리 형성되어 있다. 박 전 대표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후폭풍 으로 당이 존폐 위기에 처했을 때 대표를 맡아 천막당사로 옮긴 뒤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그해 총선에서 선전, 사실상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모든 재보선에서 모두 승리했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번에도 박 전 대표는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난파된 한나라당을 위기에서 살려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에 대해 당내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고 박 전 대표가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쇄신파와 친이계 의원 들은 비대위를 구성해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서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몬준-김문수, 박근혜가 맡기에는 역부족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체제 붕괴 이후 박 전 대표를 내세우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지만 당 운영방식을 놓고 대권 주자로 알려진 인물들의 생각은 상당히 다르다. 이에 당 내부에선 박 전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문수 경기지사는 비상국민회의 소집을, 정몽준 전 대표는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김 경기지사는 보수 시민단체들과 함께 한나라당에 비상 국민회의를 소집해야 하는 대 공감하고 있다. 이는 당밖의 인재를 수혈 받고 이를 통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나라를 만들어온 정통세력과 뜨거운 애국심을 갖고 있는 세력이 뭉쳐 총선과 대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김 경기지사는 한나라당이 박근혜만 쳐다 보지 말고 외부에서 안철수 교수가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 처럼, 젊은이들이 한나라당을 외면하는 것처럼, 걱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박 전 대표를 경계하는 것으로 자신의 대선 입지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반면 정몽준 전 대표는 현재 처해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전당대회를 주장하고 있다. 당의 주인이 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국민과 당원이 대표를 다시 선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조기 등판론이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정 전 대표는 정치라는게 자기가 나서고 싶을 때만 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정 전 대표는 지금 상황은 한 나라당이 사느냐 죽느냐를 넘어 대한민국이 사느냐 죽느냐 라는 문제의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 내 세력들이 모든 기득권을 다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당을 변화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나라당은 현실을 직시하고 당내 갈등을 대승적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그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전당대회를 열고 새로운 출범을 해야한다고 역설한다. 결국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가 당을 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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