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서 퇴출대상자 명단인 이른바 ‘부진인력(C-Player)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지난 20일 KT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KT의 한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문제의 문서가 확인되지 않으며 이것이 공식문서로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문건에 나온 대상자 1,200명 가운데 602명이 퇴직한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우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KT에서 유출됐을 가능성 자체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문건이나 프로그램이 본사차원에서 만든 것은 아니지만 워낙 KT의 조직이 방대하다 보니 일부 지사에서 만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KT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처음 문건의 존재 자체를 부인한 것과 모순된다는 기자의 물음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사에서 반드시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그랬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본사에서 공식으로 공유한 것이 아니라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일부 지사에서 만들었을 수도 있다라는 것이며 다만 본사에서 확인은 안된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이에 대해 “너무 무책임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진상 파악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이러한 의혹들이 오래전부터 제기됐던 것으로 본사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므로 파악할 계획이 없으며 누가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대규모 인력감축 죽음으로 내몰아
KT 퇴출 리스트 파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1월 KBS는 올 들어 KT 직원 15명이 자살 및 돌연사로 사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의 주요 요지는 대규모 인력감축으로 직원들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죽음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20년 넘게 114 콜센터에서 업무를 해온 A씨는 2005년 뜬금없이 전봇대를 오르내리는 현장 개통 업무로 옮겨졌다.
A씨는 “KT에서 근무하면서 시달림에 잠도 못 자고 정신 잃고 쓰러진 적이 있다.”며 “아직도 그 후유증에 계속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A씨는 회사에서 그에게 해고 통보를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대량 인원감축이 단행된 2009년 이후 숨진 인원이 모두 29명이라고 했다. 이 중 24명은 심장 질환과 뇌출혈 등으로 돌연사 했으며 자살한 이들도 무려 5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KT측 입장은?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직원 퇴출 프로그램’이다. KT본사 측은 이런 프로그램을 본사에서 감행한 적인 없다고 일축했다.
정확한 KT측 입장을 확인하고자 21일 <일요주간>은 KT 본사 홍보팀 담당자와 통화를 했다. ‘직원 퇴출 프로그램’이 있느냐에 질문에 담당자는 “이러한 직원퇴출 프로그램에 대한 것은 우리가 보도 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반대하는 단체(KT노조)가 내 놓은 입장이다. 노조 측은 끼워 맞추는 것이다.”라며 “직원퇴출 프로그램은 본사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였고 공식정책이 아니었다.
공식화된 정책이 아닌 경우 다른 지사 정책은 우리도 모른다. 다른 지사에서 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시행은 안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덧붙여 “우리 회사는 20여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고령이 많다.”며 “그 만큼 자연사로 생각해야 될 부분도 있다. 현재 KT직원 32,000명 중 15명 죽은 비율은 성인 3,4,50대 죽음에 대한 비율과 같이 생각해 봐야 된다”는 것이다.
해고대상자를 향해 이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은 저급한 환경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업무를 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격 자체가 무시당하는 것이다.
KT담당자는 갑작스런 부서 배정에 대해 “회사지침에 대해 업무가 바뀔 수 있다. 일하다 보면 다른 부서로 갈 수도 있고 인원을 감축할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조직에서 관리차원으로 하는 것에 조직원은 감수하고 일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20여년의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회사, 대기업의 라인에서 우뚝 서있는 KT에서 사정에 따라 인원을 배정하는 것은 전문성을 상실한 직원 배정이 아닌 가 싶다.
또 직원 자살에 대한 이들의 설명은 단순했다. “한국 성인 남성의 죽음은 1위가 암이고 2위가 자살입니다. 5,000만 명 중 한국인이 자살 하는 것과 3만2천명 중 직원들이 자살하는 것이 무엇이 다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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