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의혹에 방송통신위원회 ‘사면초가’ 검찰 칼바람 앞에 선 최시중의 운명은?

윤영석 / 기사승인 : 2012-01-09 13: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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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인 비자금 파문, 방통위 ‘정용욱 게이트’ 확산


▲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일요주간=윤영석 기자] 김학인(49) 한국방송예술진흥원(이하 한예진) 이사장의 횡령?탈세 의혹 수사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측근인 정용욱(48) 전 정책보좌관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번지면서 파문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김 이사장이 직접 유력 정치인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한예진 사무실 및 10여 곳의 압수수색을 통해 김씨의 비밀금고에서 로비 수사에 필요한 각종 비자금 장부 및 증빙자료 등 핵심자료를 확보했다. 또한 정씨를 통한 금품 로비 의혹 역시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김 이사장에게 “거액을 내놓지 않으면 비리를 제보할 것”이라고 협박해 10억 원을 갈취하는 등 공갈 혐의로 지난해 12월 21일 구속된 한예진 전 경리실장 최모(37)씨를 소환해 “김 이사장이 교비 240여억 원을 횡령하고 50여억 원을 탈세했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김 이사장을 구속했다.


최씨는 한예진에서 10년 이상 재무담당으로 근무하면서 김 이사장의 비자금을 직접 관리하는 등 정?관계 로비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최씨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둔 횡령 내역과 전산자료를 확보해 한예진 업무와 연관이 많은 교육과학기술부 및 방통위 공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내역이 기재돼있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비자금 파문을 일으킨 김 이사장은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건물 여러 채를 개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는 등 불과 7년 만에 5배 이상 재산이 불어난 것이 드러났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회삿돈을 빼돌려 부동산을 하나씩 늘려가는 수법으로 개인 재산을 불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통위 로비 의혹의 중심인 최시중 위원장의 측근인 정씨는 2009년 9월 김씨의 EBS 이사 선임을 도와주는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씨는 이 외에도 차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문제와 관련해 업체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 종편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채널 배정 문제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고 골프 회원권을 수수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정씨가 입국시 통보 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김 이사장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비자금의 사용처를 파헤쳐 정씨를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했을 가능성을 두고 김 이사장의 자금 추적에 집중할 방침이다.

"비리 의혹, 최시중 즉각 사퇴해야"

이와 관련해 민주통합당이 지난 6일 최근 측근 비리 의혹으로 지탄 대상이 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시중 방통위 체제가 몰락하고 있다"며 "초기부터 방송장악에만 열을 올려 출범한 최시중 체제 이후 국가 통신 경쟁력은 크게 떨어졌고 원칙 없는 행정으로 방통위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최 최고위원은 또 "이제 방통위가 비리의 온상이 되려나 보다"며 "최시중 위원장이 온갖 비리를 저질러 방통위가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는데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과 통신 쪽에 있는 온갖 허가권, 승인권을 가지고 있어 이번 정용욱 비리 외에도 어떤 비리가 웅크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최 최고위원은 "이번 정용욱 비리는 지상파, 케이블, 통신대기업을 넘나드는 전방위 비리 사건"이라며 "무능한 위원장, 비리 위원장, 방송 장악 위원장으로 낙인찍힌 최시중 위원장은 지금 즉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최시중-이상득, 혈육 같은 사이 아닌가"

지난 3일 통합진보당은 최시중 위원장과 관련한 비리의혹에 대해 최시중 위원장 관련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통합진보당 노회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EBS 이사 선임과정에서 억대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대통령 친형 이상득의원에 대한 비리의혹이 날로 커져가는 마당에 터져 나온 최시중 방통위원장 비리의혹사건은 그 자체로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최시중 위원장은 누구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정계입문시절부터 정신적 멘토였으며 대통령, 이상득 의원과 함께 '6인회'의 멤버였다”며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물이 넘치고 할 때 제방이 독주는 것이 내 임무’라 했던 인물로 지금 그 제방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힐난했다.


또한 “최시중 위원장 관련의혹의 발단이 되고 있는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억대 금품로비를 위해 횡령으로 비자금을 만들고 세탁하고 전달하는 과정은 현란하게 짝이 없다”며 “역사상 가장 방대한 부패백과사전이 이명박 정부 하에서 권력실세들을 의해 편찬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연일 터져 나오는 비리의혹 속에서 국민들의 불안이 특히 가중되는 것은 대형부패비리의 근원지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천신일, 이상득, 박희태, 최시중 등 혈육 혹은 혈육과 다름없는 관계 아닌가”라고 의혹의 눈길을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노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2일) 신년특별연설을 통해 ‘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 잡고 보다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 이 약속을 실천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의원과 대통령 멘토인 최시중위원장이 누구보다 엄정하게 수사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비호세력은 다름 아닌 이명박대통령 이라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시중 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의 정책보좌역 출신 정씨의 금품 수수설 등과 관련 "(정모씨가)연루된 것과 관련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위여부를 떠나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EBS 이사 선임은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9명 이사 중 1명으로 선임됐고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여러 의혹들이 검찰 수사에 의해 시시비비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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