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게 '사회극' 프로그램 운영 실시..

이정미 / 기사승인 : 2012-01-19 13: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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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이정미 기자] 최근 학교폭력은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되었다. 이에 법무부는 18일 학교폭력 가해학생을 포함한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시오드라마(사회극)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입장을 보니 정말 심각했다. 장난으로 툭툭 하지만 피해자에겐 정말 잊지 못할 상처를 주는 것이다. 난 깨달았다. 정말 피해자에게 미안하고 지금까지 내가 너무 나빴던 것 같다. 정말 내가 창피하고 피해자의 상처를 알지 못했는데 피해자의 자살 등 상처를 크게 입는다는 생각에 정말 무섭기도 하고 미안하다. 피해자의 부모님은 얼마나 속상하실까...”

이는 지난해 법무부 안상청소년비행예방센터(소장 한상익)에서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대안교육을 받은 소년이 쓴 소감문 내용의 일부이다.

프로그램은 눈 마주치기, 거울처럼 따라 하기 등의 기법을 통해 닫혀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 위한 활동으로 시작됐다.

“지금 뭐하는 거죠?, 이상한 거 하지 말아요!”, “애가 맞을 짓 했으니까 때렸다니까요”라며 좀처럼 아이들의 마음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빙고게임으로 폭력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짧은 상황연극으로 직접 연기해 보면서 아이들은 점점 프로그램에 몰입돼 갔다.

즉석에서 무대가 마련됐다.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피해자의 역할, 보조강사와 몇몇 아이들은 가해자와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극이 진행되면서 피해자의 역할을 맡았던 가해 아이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 갔다.

“미안해... 니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다는 걸 알지 못했어”, “내가 한 장난이 너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과 고통이었다는 걸 알았어...정말 미안해” 드라마를 마치면서 아이들은 피해자의 고통을 마음 깊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날 프로그램을 마치면서 학교폭력 가해학생 K군(중2)은 “역할을 바꿔 피해자 입장을 해 보면서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내가 왜 폭력을 하고 다녔는지 후회되며, 다시는 친구들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프로그램을 운영한 채경순 강사(드라마치료전문가)는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피해자 역할을 하면서 그들이 느끼는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되며, 나아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행동적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을 마련한 한상익 소장은 피해자의 입장을 체험할 수 있는 사회극을 통해 “학교폭력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의 고통을 깊이 느끼고 더 이상 가해자 또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학교폭력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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