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춘 신형 지프차...'워셔액 새고, 녹슬고' 새 차 맞나?

박지영 / 기사승인 : 2012-05-26 12:06:11
  • -
  • +
  • 인쇄
최신형 수입차 하자 투성이…대한민국 소비자는 봉인가
▲ 김씨의 슬로브박스 내부(좌)와 지난 4월17일 인천의 A전시장에 전시된 동일차량의 내부(우)

[일요주간=박지영 기자] 지난 3월 21일 김모(31)씨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 언리미티드’ 차량을 구입했다. 평소 지프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차량구입 전 블로그, 오프로드 동호회, 인터넷 기사 등을 찾아보며 2012년형 차량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난해 11월, 2012년형 차량 홍보용 언론 기사에는 ‘6.5인치 터치 스크린 모니터와 유커넥트(Uconnect®)멀티미디어 센터, 파크뷰(Park View™)가 추가됐으며 블루투스를 통한 핸즈프리 시스템과 음성인식 기능, CD혹은 MP3 40GB 내장 하드디스크, iPod 컨트롤이 호환되는 USB 단자 등을 적용시켰다’고 보도됐다.

블로그나 카페 등 오프로드 동호인들은 랭글러 루비콘의 출시를 반기며 2011년형보다 사양이 좋아진 2012년형에 대해 비교조사를 한 자료들을 많이 업로드 해 놓았으며, 구입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김씨 또한 이러한 자료들을 여러 번 비교해보고 차량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출고된 김씨의 차량에는 ipod 컨트롤 단자가 없었다. 운전석 우측 글로브박스에 컨트롤 단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씨는 담당판매 사원을 찾아가 물어보았지만 ipod 컨트롤 단자에 대해 알지 못했다.
이 후 차량을 구입한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김씨의 차에 문제가 생겨 서비스센터로 보내졌다. 냉각수가 세고 있었던 것이다.

또 차 구입 후 워셔액을 한 번도 쓰지 않았는데 워셔액이 비어 있어 통에 다시 채워 놓았는데 몇 일 후 또 통이 비어있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문제로 해당 전시장을 다시 찾은 김씨는 담당판매 사원과 이야기 하던 중 ipod 단자가 생각나서 전시된 차량의 글로브박스 내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USB단자가 장착이 되어있는 것이다.

판매 사원역시 몰랐던 사실이라며 “고객님이 말씀하신 뒤로 차량이 새로 전시 될 때 마다 확인해 보았는데 어제 전시된 차량에도 없었다”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새 차라 기분 좋은 마음에 워셔액도 비싼 거 넣었는데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하고 다 샜다. 출고 된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차가 냉각수가 새서 고속도로 한 복판에서 퍼졌다. 다른 차에는 있는 USB단자도 없다. 내차는 불량품인 것 아니냐?”고 차에 대한 불만을 토로 했지만 전시장 측은 “이 쪽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기만 했다.

김씨는 차량을 구입했던 전시장 외에 다른 곳에 전화해 글로브 박스내부에 USB단자가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대답은 가지각색이었다. “USB단자는 LCD옆에 하나밖에 없습니다”, “글로브 박스안에 USB단자가 있었요?” 등 차량사양에 대해 자세히 알고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고객센터도 마찬가지였다.
“차량의 사양에 대해서는 현장에 있는 판매사원들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알아보시는 것이 정확 합니다”라는 대답뿐이었다. 전시장의 판매사원들도 모르고, 고객센터의 상담원도 모르는 추가된 사양들.

이에 <일요주간>은 지프를 판매하고 있는 ‘크라이슬러 코리아’ 언론 홍보 담당 직원과 전화 통화를 연결했다. 하지만 담당 직원도 글로브박스 내부에 USB단자가 있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으며, 본사에 알아본다는 말뿐이었다.

또한 전시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사원들에게 알아본 결과 이들은 신형 차량의 추가 사항에 대해 따로 교육을 받거나 전달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으며, 글로브 박스 내에 USB단자가 장착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요주간>과의 전화통화로 인해 알게 된 직원들이 대부분이었다.

수입차 재고 차량 급증

최근 항로를 통해 들어오는 수입차의 수량이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주문 형태로 차량을 들여와 판매하는 딜러들이 수입차의 수요 예측을 넉넉하게 잡는 탓에 재고량도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는 것.
전문가들은 재고량이 늘어나면 수입차의 내구성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씨는 이러한 수입차 유통으로 인한 피해자인 것이다. 차량 내부가 심하게 녹슬어 있으며 홍보 자료에 나와 있는 사양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에도 회사 관계자들은 책임회피만 하고 있다.
지난 7일 ‘2012년 뉴 랭글러 사하라’가 출시되어 판매직원들은 “사하라는 USB단자가 있다. 기사를 잘못 본 것이 아니냐?”, “사하라와 언리미티드를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니냐”, 글로브 박스 안에 단자가 있다면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
언리미티드의 경우 내비게이션이 없기 때문에 내비게이션을 추가할 때 사용하는 USB단자다”, “블루투스도 되고 AUX단자도 있는데 ipod 컨트롤 단자가 꼭 필요하느냐” 등의 다양한 대답을 했다.
또 서울의 모 전시관의 판매사원은 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고객님께서 말씀하신 뒤로 확인 해보았는데 그 뒤로도 단자가 있는 차도 있고 없는 차도 있었다.
하지만 직원은 “고객 클레임은 없었다. 계속 판매중이다”라고 답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차량 구입을 한 고객들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다. 점장이나 상사에게 이야기 해보았냐는 질문에는 “고객님께 제가 판매한 차량도 아니고, 큰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회피 했다. 수많은 질문을 하고 수많은 대답을 들었지만 김씨의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는 대답은 없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