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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전면파업에 돌입한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공장 하청업체 서희산업노조(위원장 이강윤)가 22일 전면파업 14일째를 맞이했다ⓒ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
비알코리아 “노조입장 전면 수용, ‘5년 유예는 이미 구두로 합의”
[일요주간=이 원 기자]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B/R코리아(대표 조상호, 이하 비알코리아)본사 앞에서 베스킨라빈스31 아이스크림 생산업체인 서희산업(대표 최용석) 노동조합(위원장 이강윤)소속 직원들이 ‘직접고용 합의 및 인수’를 요구하며 34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이들을 거리로 내몬 이유가 무엇인가. 비알코리아는 베스킨라빈스31와 던킨도넛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로 본청인 비알코리아는 지난 2001년 외환위기 당시 비알코리아는 아웃소싱을 강행하기에 이른다. 이후 소속 생산 공장 직원들에게 하청업체였던 국제산업(현 서희산업)으로 전직시켰다. 당시 비알코리아는 국제산업으로 이동하는 대신 본사 직원들과의 임금과 복지 등에서 동일한 처우를 내걸었다.
노조에 따르면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2004년 서희산업으로 변경 후 당시 총무부장이었던 현 서희산업 사장은 이동한 생산 공장 직원들에게 임금 등 차별대우를 일삼았고 2006년에는 상여금과 임금 삭감에 수당까지 폐지하는 등 폐단이 이어졌다. 결국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한 이들은 지난달 17일 파업에 결의했다. 18일 직접고용에 따른 소속전환을 약속한 비알코리아는 10일 이내 합의를 내세운 3자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노조는 파업을 철회했지만 돌아온 것은 “5년 뒤 재 논의할 것”이라는 비알코리아의 얄궂은 대답뿐이었다.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은 비알코리아를 상대로 지난달 9일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간 서희산업노조는 본사 집회투쟁과 함께 직영점 1인 시위로 확대, 당사 및 국회 앞에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본청인 비알코리아는 다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프렌차이즈업이 주업인 비알코리아 입장에서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를 위해 최대한 노조의 입장을 들어줬다는 것. 우선 임단협 이전 3자 합의서에 합의한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미 지난달 18일 충북노동위 조정신청 제출 전인 12일 충북 음성공장에서 노·사간 “5년 뒤 재논의”에 대한 구두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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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서희산업노조는 서초동 BR코리아 본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직접고용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
비알코리아 홍보실 한 관계자는 “11년 전 아웃소싱은 본청 간 상생경영을 위해 필요했던 것”이라며 “기본급 14% 인상, 상여금 700% 인상, 성과급 200% 인상, 도급계약 1년에서 10년 연장 등 노조가 요구하는 모든 것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달 내 비알코리아로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의 무리한 부탁일 뿐”이라며 노조는 회사 상생을 위해 ‘불법파업’을 중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11년 전 본청 소속이었던 직원은 현 서희산업 노조원 중 일부인 25명에 불과해 ‘서희산업’으로 입사한 직원까지 본청으로 전환하는 것은 ‘사실상의 기업인수’나 다름없다고 일축했다. 또한 노조의 즉각적인 소속변경 요청은 사실상 아웃소싱업체인 서희산업을 폐쇄하라는 요구와 다를 게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강윤 서희산업 노조위원장은 차별대우가 없다는 본청에 입장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우리는 본청(비알코리아)에 정확한 급여명세서를 요청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내용을 받은 것이 없다. 우리는 본사와의 차별이 없을 거라던 11년 전 약속을 이행하길 바랄 뿐이다”라며 “지난달 임단협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직접고용 5년 후 재논의’라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본청과 서희산업 간 연봉은 동일 근속 연수를 기준으로 2배에 가까운 급여차이를 보이고 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서희산업은 34일째 83명의 정규직 직원이 모두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기간제 직원 등을 고용해 생산라인을 가동 중에 있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 라인 가동에 차질이 빚어진 만큼 노조와 조합원 개개인을 상대로 손해배상금을 청구한 상태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심재호 연맹정책국장은 <민중의 소리>에 기고한 글을 통해 “던킨도너츠, 파리바게트 등을 소유한 SPC그룹이 사태를 해결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심 국장은 “조합원 83명은 지난달 9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요구는 단 한 가지. 원청이 약속한 '직접고용'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발단은 4월 18일로 옮아간다. 충북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비알코리아(베스킨라빈스)와 서희산업 노사는 '비알코리아'로의 소속 전환을 추친한다. 직접고용시기와 방법은 10일 이내에 합의해 결정한다'는 3자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당시 출정식을 앞두고 있던 노조는 파업을 철회했다. 원청사까지 서명한 합의서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알코리아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비알코리아는 '5년 뒤 비정규직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성숙되면 고려해 보겠다'면서 화장실 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른 자본의 추악한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조는 분노했다. 10일의 시간을 더 가져봤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결국 파업밖에 없었다. 조합원 83명 전원은 정든 일터를 뒤로하고 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노동가에 맞춰 팔뚝질과 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베스킨라빈스 거대자본에 맞선 외로운 싸움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심 국장은 “노조는 향후 베스킨라빈스 직매장 1인 시위를 더욱 확대해 소비자에게 그동안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눈물로 베스킨라빈스31 달콤한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져 왔음을 알리고, 법안 제출로 할 일을 다 한 냥 자화자찬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국회 앞에서의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더 나아가 베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물론이고 파리바게트 등 SPC그룹 전체 생산품에 대한 불매운동도 심각하게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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