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공대위, “성균관대 집단 성폭력 가해학생 ‘봉사왕’은 사기 친 것···한탄스러울 뿐”

노정금 / 기사승인 : 2012-08-20 10: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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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가해자에게 추천서를 써 준 대전 동구 A 고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 20일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력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2010년 지적장애인 집단성폭력 가해학생 중 한명이 교사추천으로 봉사왕이 되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일에 대해 “학교가 입시만을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요주간=노정금 기자] 지난 2010년 지적장애인 집단성폭력 가해학생 중 한명이 교사추천으로 봉사왕이 되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력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일에 대해 “학교가 입시만을 최상의 가치로 추구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규탄했다.

이 날 공대위측은 “사건 이후, 우리는 지속적으로 가해자 처벌과 교육,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를 촉구해왔다”며 “결과적으로 학교는 가해자들에게 반성과 속죄의 기회를 주는 대신 자기 경력을 유리하게 편집해서 대학에 가는 방법만을 알려준 꼴이다. 똑같은 시기에 재판정에서는 반성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대학 입학사정관 앞에서는 자기를 모범봉사왕으로 소개하게끔 가르치는 학교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미래를 기대해야 합니까”라고 강하게 외쳤다.

이어 “ 교사에게 묻고 싶다. 과연 교육자로서 양심을 가지고 떳떳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말이다. 아니, 행여 그 마음속에 지적장애인 쯤은 함부로 해도 별 관계없다는 생각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무 걱정 된다”고 탄식했다.

또한 이들은 법원이 피해 학생 집안과 합의가 이뤄진 점과 가해 학생들의 개선 가능성 등을 이유로 소년 보호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서도 “ 피해자보다 입시생인 가해자가 더 우대를 받아야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재판정에서 우리는 여러 차례 낙담을 해야 했다”며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사회봉사와 교육을 받는 것을 대단한 속죄인양 과시하는 것도 그런 일면이었다”고 비난했다.

또 “작년 가정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이미 이 가해학생 측은 대학에 추천서를 접수시키고 면접을 보고 있었다”며 “재판정에서 속죄한다며 눈물을 흘리고 나서 바로 입학사정관 앞에서는 ‘봉사왕’이라고 사기를 친 것이다. 누가 이런 가식을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쳐주었는지 한탄스러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학교당국은 교육자의 양심으로 이를 바로잡고 사회에 사과해라”


공대위측은 학교당국에서 입시실적에 눈이 멀어 한 행동을 즉시 반성하고 피해자와 우리사회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다시는 이와 비슷한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단단히 다짐을 하고, 우리 사회의 평등한 미래를 선도할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외쳤다.

더불어 공대위측은 “교육청의 안일함도 일을 키운 근본 원인 중에 하나임을 알아야한다. 우리가 그토록 촉구했듯이 교육감이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해학생 징계와 교육을 진행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교육당국에서 장애인에 대한 멸시와 폭행, 성폭력이 근절되는 교육현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기를 촉구한다”고 교육청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대전장애인부모연대 최명진 지부장은 “잘못을 하면 명확히 짚어주는 게 부모와 교육자의 몫”이라며 “성폭행 가해 학생이 원서를 가져왔더라도 돌려보내는 게 진정한 교사의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대전 지적장애여성 성폭력사건 엄정수사, 처벌촉구 공동대책위원회은 대전학부모연대,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전지부, 한국장애인부모회 대전지부,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55개 단체가 참여한 단체로 이 날 기자회견은 가해자에게 추천서를 써 준 대전 동구 A 고등학교 앞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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