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무모한 장남 밀어주기 도마에

이 원 / 기사승인 : 2012-10-15 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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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사업 무리수 한화그룹...“그룹 존폐 위기 부를 수 있다”
▲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지난달 16일 서울서부지법 출두하는 모습ⓒNews1
자금조달 시급 한화케미칼, 장남 자회사에 천억 원대 투자 지원
태양광 사업 ‘돈먹는 하마’…“그룹 존폐 위기 부를 수 있다”

[일요주간=이 원 기자] 김승연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오너 부재의 위기에 놓인 한화그룹이 이번엔 자회사 밀어주기로 도마 위에 올랐다. 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장남 한화솔라원 김동관 기획실장의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에 지원한 것. 더 큰 문제는 천억 원대의 투자 주체가 바로 ‘한화케미칼’이라는 사실이다. 한화케미칼은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재무구조의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어 김승연 회장의 비뚤어진 자식사랑에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 금요일 주식 시장 장이 종료되자 한화케미칼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을 공시하기에 이른다. 한화측이 밝힌 공시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화케미칼이 독일 태양광업체 큐셀(Q-Cell)사 인수에 따른 자산양수금액 지급과 운영자금 충당을 위해 계열사인 한화솔라홀딩스 주식 114만주를 1,227억 원에 취득하겠다는 설명이다.

태양광 사업 몰빵(?)하는 한화

천억 원이 넘는 자금 지원을 받은 한화솔라홀딩스는 조세피난처(Tax Heaven 법인의 실제발생소득 전부 또는 상당부분에 대하여 조세를 부과하지 아니하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당해 실제 발생소득의 15% 이하인 국가 또는 지역)로 유명한 카리브해의 영국령 케이면 제도에 세운 한화의 대표적인 페이퍼컴퍼니이다.

한화그룹은 한국·중국·독일·미국 등지에 태양광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세계 3위 규모(셀 생산능력 2.3GW 기준)의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은 한화의 신성장동력이 될 자양분으로 사력을 결집시키겠다는 한화 김승연 회장의 의지가 드러난 대표적인 예이다.

앞서 한화는 지난 8월 독일 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 채무 3,000억 원을 떠맡는 조건으로 독일 내 연구개발(R&D)센터와 생산 공장, 말레이시아 공장 등을 모두 555억 원에 인수했다.

큐셀은 독일의 대표적인 셀 제조업체로 2008년에는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셀을 포함한 태양광 부품의 국제 시세가 급락하면서 지난 4월 법원에 결국 파산신청을 냈다.

한화는 지난 2010년 8월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 인수를 시작으로 미국의 1366테크놀로지와 크리스털솔라 등의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면서 태양광 분야의 기술력과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재무리스크 압박 ‘한화케미칼’

한화솔라홀딩스는 김 회장의 장남 동관씨가 기획실장으로 재직 중인 한화솔라원의 지주회사이다. 이에 한화가 그룹 내 조직력을 이용해 장남 동관씨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그룹 내 자회사 밀어주기라는 비난에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주체가 ‘한화케미칼’이라는 데 있다.

그룹 주력사인 한화케미칼을 동원, 측면 지원에 나선 것이라고는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최근 ‘52주 신저가’까지 기록하며 증권 시장에서 날개 없는 추락에 놓인 상황이다. 끝없는 자회사 출자로 재무리스크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자본확충에 나서야할 시점에 자회사 밀어주기 주체로는 무리라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특히 업계는 지난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자금줄을 마르게 한 태양광 사업이 결국 ‘돈먹는 하마’가 되어 기업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동종업계의 한화케미칼에 대한 불안한 시선이 이어졌다. 그 불안함을 대변하듯 지난 12일 한화케미칼은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3.61% 하락한 18,70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올해 초 대비 30% 이상 추락한 수치다.

한화는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업계는 대부분 업종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한화가 태양광사업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공급과잉을 겪으면서 최저수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한창 각광 받던 지난 2008년과 비교할 때폴리실리콘의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여기에 독일 태양광 업체인 큐셀 인수도 한화케미칼에는 부담인 것으로 분석된다. 큐셀 자산양수도 계약에는 현금지급액 555억 원과 대출금 3,000억여 원에 대한 채무보증이 포함됐다.

D증권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화케미칼이 태양광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자금흐름에 부담이 올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자금조달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3분기 적자가 눈앞에 놓인 한화케미칼이 자금조달은커녕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 자체에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한화케미칼 측은 “(주가는) 태양광 시장이 너무 빠진 탓도 있고 시장 전망이 안 좋은 상태”라면서도 “장기적으로 희망을 갖고 보고 있다”며 긍정적인 마인드를 내비쳐 투자자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태양광 사업을 내세운 한화케미칼이 조기회복을 하지 못할 경우 재무리스크는 걷잡을 수 없다고 분석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화케미칼 관계자의 긍정적인 사업 분석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신증권 안상희 연구원은 “최근 영업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화솔라원의 공장 가동률도 약 70%로 지난 분기(60%)보다는 올랐지만, 여전히 적정수준 이상의 재고와 태양광의 시황 회복 지연은 부정적”이라며 전망을 어둡게 분석했다.

이어 그는 “오는 4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543억 원으로 3분기보다 9%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원재료의 시차효과에 다른 원재료 부담이 그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사업 부진으로 투자를 받은 한화솔라원 역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태양광 사업에 열의를 보였던 웅진그룹 사태를 대비해 볼 때 한화역시 이번 사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

김승연 회장의 무모한 장남 밀어주기가 주력사업인 ‘한화케미칼’의 위기를 불러올 경우 한화그룹이 존폐위기에 놓일 수 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미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 및 글로벌 시장 개척에 성공했기 때문에 웅진그룹 사태와는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 무모한 자회사 밀어주기가 그룹 내 미칠 파급력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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