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號 “직원 횡령·아동공 고용 의혹…윤리경영 흔들”

이 원 / 기사승인 : 2012-12-15 1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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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 대 회사자금 횡령…회계시스템 허점 드러내 삼성電 中 협력사 아동공 고용의혹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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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이 원 기자] 글로벌 기업 삼성그룹이 지난 주 이건희 회장의 아들 삼성전자 이재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을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에서 백억 원대 자금 횡령 사건과 중국 협력업체 공장의 ‘아동工(공) 고용 의혹’ 폭로로 삼성 이재용號(호)가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윤리경영’을 내세운 그룹 삼성은 적잖은 당혹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눈치다. 수장인 이건희 회장의 강도 높은 비리척결 주문에도 불구하고 횡령으로 좌초한 삼성전자를 놓고 이 부회장의 자질 논란까지 언급되고 있다.

100억 원 회사자금 횡령…도박에 탕진

지난 12일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재훈)는 100억 원대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삼성전자 대리 박 모 씨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금담당부서에 근무하던 박 씨는 지난 2010년부터 은행전표 등의 입출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좀처럼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박 씨가 횡령한 자금을 유용한 출처 부분이다. 그는 횡령한 자금 가운데 대부분을 인터넷 도박 및 마카오 등 해외 원정 도박으로 탕진해 실제로 삼성 측이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1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박 씨의 비리 사실을 뒤늦게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박 씨는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과정을 통해 박 씨는 전 재산을 압류당하는 것은 물론, 형을 살게 된 이후 발생하는 수입을 지속적으로 회사 측에 배상해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납득이 안된다”면서 “내부적으로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데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횡령이 일어났는지 전모를 알 수 없어 구체적인 대책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횡령 사건이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의 회계시스템의 허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시각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아직까지 박 씨의 범죄혐의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리급 직원이 100억 원대 회사 자금을 빼돌릴 정도였다면 이는 삼성전자 내 시스템 상 문제점이 드러난 셈이어서 그냥 덮고 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삼성그룹은 올 해 삼성의 최고 수익을 안겨준 주력 계열사 삼성전자의 횡령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이번 사태로 그룹은 충격에 빠졌다”면서 “이번 사태는 일벌백계(一罰百戒)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그룹 내 내부 악재로 곤욕을 치러왔다. 지난해 삼성테크윈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향응과 금품 수수, 법인카드 사적 이용, 영수증 허위 제출, 근무시간 중 사우나와 마사지 이용 등을 벌인 사실이 적발됐다.

올 초 삼성SDS 직원 송 모 씨가 북한 경수로 폭발 루머로 주가를 조작, 주식워런트증권(ELW Equity-Linked Warrant)을 매매하는 수법으로 2,9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이 회장은 ‘윤리 경영’이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당시 삼성테크윈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을 경질했고 그룹 내 감사 및 인사를 총괄하는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장 및 인사지원팀장도 갈아치웠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 직원의 회사 자금 횡령까지 터지면서 그룹 내 도덕적 해이로 윤리 경영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電 중국 협력사
아동공 고용 의혹 “전면 부인”


회사자금 횡령으로 재계의 충격을 준 삼성전자가 이번엔 중국 협력업체 공장에서 ‘아동 노동’이 또 다시 발견됐다는 폭로로 도마에 올랐다. 특히 해당업체는 한국 내 삼성전자 협력사의 중국법인으로 삼성전자의 아동노동 관련 조사를 마친 곳이어서 ‘조사’에 대한 의구심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현지시각)미국의 비영리노동기구인 중국노동감시기구(CLW)는 블룸버그 등 외신을 통해 최근 발표한 보고서 내용을 발췌, “삼성전자 중국 협력사에 16세 이하 아동공이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노동감시기구가 지목한 공장은 삼성전자의 휴대폰 케이스를 제작하는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시의 하나로티엔에스(TNS)선전으로 조사관들이 이들을 직접 만나 확인한 결과 16세 아동공이 최소 3명은 근무 중에 있다고 폭로했다. 중국 내에서는 16세 미만 아동의 노동은 법적으로 금지된 상태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아동공들이 강제적으로 법정 잔업 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등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였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아동공들의 발견은 지난 11월에 발표한 삼성전자의 자체 노동조건 조사 결과에서 전혀 드러난 바 없어 삼성 측 조사 결과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앞서 해당 기구는 지난 8월에도 삼성전자의 중국 협력사 공장에 아동공이 근무한다고 폭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들 기구의 주장에 “사실 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14일 중국 현지 하나로TNS선전에 조사관을 직접 파견, 삼성전자, 하나로TNS선전 및 중국노동감시기구 관계자들이 직접 대면해 ‘16세 이하 아동공’으로 지목된 직원 중 1명을 만나 18세 이상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다른 2명의 직원은 이미 퇴사한 상태로 인사 기록 서류 상 입사 당시 16세 이상의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아동공 활용에 대해서는 일체의 타협도 없을 것”이라면서 협력사의 아동공 활용이 적발될 시 해당 회사와는 거래를 중단하는 것도 서슴치 않겠다고 단호한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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