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주간=이 원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중 어느 누구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키 어려운 상황"
제 18대 대통령 선거를 이틀 앞둔 17일, 선거 전문가들이 대선 레이스 이후 처음으로 의견을 하나로 모았다. 신규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한 공표가 끝난 지난 13일 이후 양 측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좁혀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레이스를 단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방어에 나선 새누리당 박 후보와 이를 추격하는 민주통합당 문 후보 가운데 최후의 승자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분위기다.
17일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선거전 막판 판세를 묻는 질문에 "박 후보와 문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혼전인 것은 확실하다"며 "현재로선 누가 이길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어 신 교수는 최근 문 후보 측 정동영 남북경제연합위원장이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강조하며 '꼰대'란 표현이 들어간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와 소설가 서해성씨의 지난 14일자 한겨레 신문 대담 기사를 트위터에 인용했다가 삭제한 것을 두고 새누리당에서 "제2의 노인 폄하" 발언이라며 공세를 가하는 새누리당에 게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도 "선거전 막판으로 갈수록 영·호남 지역의 전통적 정서가 강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박빙 승부를 조심스레 예측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호남에 기대하는 20% 득표율이나 (민주통합당이) 부산·경남(PK)지역에서 기대하는 45% 득표율 역시 양측 다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점쳤다.
이렇듯 선거전 막판 여야 각 후보 측이 각종 의혹 제기와 폭로 등을 동원한 '네거티브' 선거전에 열중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초박빙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와함께 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관계자가 연루된 '불법 선거 사무실'을 적발해 검찰 측에 고발한 사건을 두고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내영 교수는 "젊은 세대의 표심(票心)에 악영향을 미쳐 이들의 투표율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각 후보 측의 네거티브 공세가) 확실한 팩트(사실)를 근거로 한 게 아니라면 지지층을 재편할 만한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전격 후보직 사퇴를 결정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전 대선 후보가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신 교수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 후보가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을 때 문 후보 지지층 가운데 중도층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반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 실장은 "이 후보가 가진 1% 지지율이 문 후보에게 옮겨갈 수 있다"고 진단하며 이 후보가 민주당과의 연대, 정책 연대를 부각시키지 않고 단순 사퇴한 것이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후보의 사퇴로 TV토론에서 양자 대결을 할 기회를 제공한 것을 놓고 "문 후보의 존재감을 높여 박 후보와의 대립각을 세울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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