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대우 청라 푸르지오 부실공사 특혜 의혹 ‘솔솔’

이 원 / 기사승인 : 2013-04-01 11:51:13
  • -
  • +
  • 인쇄
안전성 승인 결정 유보 하루만에 뒤집어...입주민 반발 거세

▲ 인천시가 대우건설에 부실공사 특혜 의혹을 혜송영길 인천시장 ⓒ뉴시스


[일요주간= 이 원 기자] 부실공사 의혹이 꼬리를 무는 인천 청라 푸르지오가 이번엔 내진 구조물 철근을 연결해 고정시켜주는 후크가 시공되지 않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 제기된 벨트 월(내진구조물) 철근 사용을 절반만 사용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58층 초고층 아파트에 입주를 기다리고 있던 입주 예정자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못하는 형국이다. 여기에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인천시가 ‘임시사용승인’을 내줬다는 특혜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청라 푸르지오 사태가 해결점이 보이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27일 청라 푸르지오 입주예정자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송영길 인천시장의 자택을 방문해 인천시가 ‘임시사용승인’ 허가를 내준 것과 관련해 항의 의사를 피력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대우건설 하도급업체인 A사에 근무한 B씨로부터 알려진 벨트 월의 대각철근 수가 절반이라는 주장에서 시작된 청라 푸르지오 부실 의혹은 다음과 같다.

문제가 처음 제기된 곳은 801동 1층과 803동 24층 벨트 월 시공 부분이다. 50층이 넘는 초고층건물의 경우 하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저층과 중간층 간에 층을 만들어 그 곳에 철근을 엮어 넣어 하중을 견디게 만든다. 설계 시 빈 층에 넣어야하는 철근은 64개지만 실제 철근은 32개 밖에 들어가지 않아 부실시공 논란을 부른 것.

이후 26일 인천경제자유청 이종철 청장으로 발행된 문서에는 “안전성이 확인된 후 사용승인을 내릴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불과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인천시에서 ‘임시사용승인’을 내주자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 파취 결과 사진(왼편)과 갈고리 절단 모습(오른편)ⓒ청라푸르지오 입주예정자 협의회 제공

협의회 측은 이에 송영길 시장과 대우건설 간 특혜 논란을 들고 나왔다. 특히 5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내진구조물인 벨트 월을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집에 대한 ‘임시사용승인’을 내준 것은 송 시장의 압박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게 이들 주장이다.

28일 대우건설이 단독으로 진행한 파취 작업을 실시해 이를 입주예정자협의회 측이 확인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측은 “문제없다”고 통보했고 인천시는 이후 문제가 된 아파트 2개 동에 대해 ‘임시사용승인’을 내린 것이다.

인천시 측은 “청라 푸르지오 아파트의 임시사용승인을 내린 것은 철근이 누락된 2개동을 제외한 나머지 2개 동이 해당된다”면서 “문제가 되지 않는 동에 대해서 입주를 원하는 세대가 있기 때문에 임시사용승인을 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미 법률적인 검토를 통해 세대별로 임시사용을 허가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택관리법에 따르면 “임시사용승인의 신청을 받은 때에는 임시사용승인대상인 주택 또는 대지가 사업계획의 내용에 적합하고 사용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한하여 임시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부실공사가 이미 드러난 청라 푸르지오가 사용에 지장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인천시의 행각에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인천시 간 유착관계에 의심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28일 입주 예정일을 앞두고 부실공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자 사용 승인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바로 뒤집은 것은 문제를 알면서도 시공사들은 입주만 시키면 된다는 꼼수가 아니냐는 게 협의회 측 입장이다.

“안전진단 확정될 때까지 입주하지 않겠다”

협의회 측은 “대우건설은 법적 기준을 무시한 채 공사를 강행했다”면서 “후크 철근은 지진 등의 천재지변에서 인명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시공돼야하는 부분”이라며 대우건설 측의 임시사용 승인을 내준 인천시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우건설 측이 주장하는 ‘입주 예정자’들은 대다수가 이미 부실시공을 들어 입주를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인을 내준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협의회 이회근 회장은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감리업체에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안전진단업체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입주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 “안전진단 이상無”

부실시공 논란이 가중되자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1일 대우건설은 일부 언론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불안감 해소를 위해 건물구조 안전진단을 조속히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실시공 문제는 과장된 것”이라면서 “철근이 누락된 부분은 건물의 구조적 성능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안전성의 중심 구조가 되는 벨트 월이 누락된 것이 아니라 이를 연결해주는 대각철근의 일부가 누락된 것이기에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는 것. 누락된 철근의 숫자는 전체 약 17,000여개 가운데 32개일 뿐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우건설 측은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보강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입주예정자협의회, 그리고 대우건설 간 3자간 전문 업체를 통한 구조 안전진단을 통해 안전성 확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