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희가 혼자말로 읊어보고는 동희를 바라보았다. 동희의 얼굴이 갑자기 발갛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언니는 왕자하고 혼인하고 싶은 생각 없어?”
동희가 정희의 돌발적인 질문에 더욱 곤혹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한쪽으로 돌렸다. 정희가 더욱 뚫어져라 동희를 바라보았다.
“언니는 왕자와 혼인하는 일이 그리도 싫어?”
대답이 없다.
“그러면 내가 할까!”
간택
아침부터 어머니께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지난 저녁에 동희와 정희에게 목욕까지 시키고는 아침을 먹자마자 둘을 불러 명절에나 입을 고운 한복을 내어 놓으시고, 그 옷으로 갈아입으라 하시고 방문을 나섰다.
방문을 나선 어머니께서 대청마루 앞에 모여 있는 하인들에게 집안 곳곳을 깨끗이 하도록 지시하셨다. 하인들을 대하는 어머니의 행동이 전과는 사뭇 달랐다. 여하한 경우라도 얼굴에 인자한 미소를 잃지 않으시던 어머니의 얼굴에 비장감이 감돌았고 목소리 또한 떨렸다.
“어머니, 오늘 무슨 일 있어요?”
방으로 들어서는 어머니를 향해 정희가 입을 열었다. 정희의 질문에 어머니께서 대답 대신 물끄러미 두 딸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자 말을 꺼낸 정희가 무안하다는 듯이 동희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을 동희가 살며시 외면했다.
다시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의 행동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중심을 잡지 못하시고 뭔가에 자꾸 휘둘리고 있다는 듯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가만히 생각에 잠겨들었다.
명절도 아닌데 장롱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옷을 꺼내 갈아입으라고 한 일이나 길례에게 시켜도 좋을 몸단장을 어머니께서 손수 해주시겠다고 나서고 있는 일만 보아도 언니와 자신 의 신상에 중대한 일이 발생하리라 직감했다.
‘혹시 궁에서 상궁이 오기 때문에 저러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얼굴이 은근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언니가 다시 고개를 돌려 시선을 외면했다. 자신의 짐작이 맞는다면 언니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밤에 또 그 지난밤에도 여러 날 언니와 함께 이야기했었다. 언니의 이야기는 완곡함을 지나쳐 애원하다시피 했다. 자신은 궁으로 들어가서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궁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왕자와 결혼하면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그 사유를 물었다. 언니는 자연스러운 생활을 갈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왕자의 부인이 된다는 일이 영광이 아니라 삶의 족쇄를 굳건하게 채우는 일이라 했다. 그리고 언니는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조선의 왕자들의 삶을 나름대로 알고 있었다.
특히 조선을 세우신 태조대왕의 아들 태종임금이 일으킨 왕자의 난을 알고 있었고 그 부분을 이야기하는 언니의 얼굴은 그야말로 근심으로 가득했었다. 그러나 정희의 경우는 달랐다.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야릇한, 뭔가 재미가 있을 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처지를 벗어나 새로운 길을 모색해나가는 그 모습에 감동까지 받았었다.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삶이 오히려 아름답다는 생각까지 했다.
가끔 어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며 너무 답답하다는 생각을 하고는 했었다. 고작 움직이는 범위가 집안이 전부였다. 세상이 그리 좁지 않건만 어머니의 행동반경은 넓게 보아 집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희는 그때마다 먼 세상을 그려보았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고을을 벗어나면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 아울러 언니가 이야기하는 자연스러운 삶, 그것은 어머니께서 걸었던 똑같은 삶의 연속이었다.
어머니께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정희를 바라보았다.
“오늘 궁궐에서 귀한 손님이 오기로 되어 있다.”
그리 말을 하시고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 둘 중에 한 사람을 둘째 왕자의 배필로 간택하기 위해서 감찰상궁과 보모상궁이 나오기로 되어있단다.”
마치 마지못해서 어쩔 수 없이 이야기하는 듯 말소리에 힘이 없었다. 그 소리에 동희의 얼굴이 발갛게 물 들어갔다. 반면 정희는 그런 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리고 시선을 돌려 어머니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희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희 둘 중 누구를 한양으로 보내야 할지 말이......”
어머니께서 미처 말을 끝맺지 못하고 천천히 정희에게 다가서서 가녀린 손을 잡아 쥐었다.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거렸다. 어머니의 행동으로 보아 둘 중에 하나가 바로 자신이 아닌가 하는 기대 아닌 기대 때문이었다.
정희 역시 그 일에 있어서 언니보다는 은근히 자신이 선택되기를 원했다. 그것이 왕자와 혼인하기를 강하게 거부하는 언니나 자신, 둘 다에 있어서 올바른 처사라 생각하고 있었다.
“정희야, 내 딸......”
어머니의 눈에 서서히 눈물이 고이는 모습을 바라보자 막연했던 기대가 확신으로 변해갔다.
“어머니, 말씀해주세요.”
어머니께서 고개를 동희에게 돌렸다.
“정희야, 우리 정희가......”
“어머니, 그럼 부모님께서는 동희 언니를 제쳐두고 저보고 한양으로 가라는 말씀인가요?”
또박또박 말을 건네자 기어코 어머니께서 눈물을 떨어트리며 정희의 몸을 감쌌다.
정희가 천진스러운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머니, 그럴 수는 없지요. 동희 언니를 제치고 제가 갈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리고 저는 아직 어리고 또 어머니 곁에 머물고 싶거든요.’
단지 생각뿐 입을 열 수 없었다. 은근히 바라고 있던 일이 막상 현실로 다가와서인지 정희의 얼굴에서도 역시 조용하게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한편 어머님의 말씀을 따르겠다는 무언의 표시일 수도 있었다.
이미 부모님께서 결정을 내린 사항이고 자신 역시 거부할 의사는 없었다. 그런 마당에 겸손이니 겸양이니 해봐야 한낱 낯간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천장에 두었던 시선을 언니에게 주었다.
“언니 생각은 어때.”
흐르는 눈물을 입으로 삼키며 힘들게 입을 열자 동희가 대답 대신 정희를 잡고 있는 어머니의 손을 잡았다. 그 상태에서 그저 물끄러미 정희를 바라보았다.
정희로서도 답을 듣고자 꺼낸 말은 아니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이미 언니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었다. 그런데 순간 묘한 생각이 일어났다. 이미 언니와 부모님 사이에 그런 약조가 정해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일부러 언니가 그리도 자주 자신의 심정을 이야기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야속한 마음이 일어났다. 또한 자신을 소외시키고 부모님과 언니가 몰래 내렸을지도 모를 결정에 대해 한 번 강력하게 우겨보고 싶은 은근한 기분이 들었다.
“어머니, 언니.”
어머니와 동희의 시선이 동시에 정희의 얼굴을, 입을 향했다. 정희가 갑자기 숨이 막히는 지 잠시 호흡을 고르고는 야무지게 입을 열었다.
“어머니, 아버지 생각도 그러하신가요!”
자신을 끔찍이도 아껴주시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버지라면 저를 그리 쉽게 보내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어머니께 아버지의 생각도 전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부분을 확실하게 해두어야겠다는 순간적인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께서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이제는 자신이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았을 수도 있다는 비참한 생각이 머리를 휘감기 시작했다. 비록 가서는 안 될 길을 떠나는 일은 아니지만 부모님께서 약속을 하시고 저를 먼저 곁에서 떠나보낸다고 합의를 하셨다고 생각하니 한편 서글픈 마음이 일어났다.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어머니의 심정을 엿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사랑하는 딸에게 몹쓸 짓을 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계셔서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생각이었다.
어금니를 지그시 깨물었다.
“부모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자식 된 도리로서 당연히 따라야지요.”
정희가 야무지게 말을 하자 어머니와 언니가 서로의 시선을 부딪쳤다. 정희의 야무진 말이 자신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일종의 반항의 표시로 비친 모양이었다.
“어머니, 그리고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제가 지금 가지 않는다 해도 조만간에 저도 떠나야하는 만큼 시간의 차이 뿐이지 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제가 나서겠어요.”
이제는 정희가 어머니와 언니를 마주 잡았다.
“어머니 그리고 언니, 너무 슬퍼하시지 마시고 빨리 화장이나 해주세요.”
자신의 운명을 거역하고 싶지 않았다. 딱히 운명이다 아니다를 놓고 말하기에는 조금 어설픈 면이 있겠으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지는 데 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 달고 싶지 않은 심정이었다.
어머니와 언니가 눈에서 흐르고 있는 눈물의 본질을 잊어버린 채 멍하니 정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정희가 아직도 눈물이 흐르고 있는 그 상태에서 미소를 보여주었다.
어머니께서 안도의 한숨인지 체념의 한숨인지 가느다랗게 숨을 토해냈다.
비록 야무지고 강단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중차대한 시기에 지금과 같은 판단을 내렸으나 어린 계집아이가 당돌해도 너무 당돌해 보였는지도 몰랐다.
정희가 자세를 바로 하자 어머니가 뒤에 자리를 잡았다. 한번 숨을 크게 내쉬고는 소매로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으셨다.
“정희야, 괜찮으냐?”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가슴이, 온몸이 들썩이고 있었다. 눈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기 시작했다.
전야
어머니, 언니와 마주 앉았다. 초롱불이 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가느다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는 그 초롱불을 시샘하듯 동그란 보름달이 초롱불이 미치지 않는 곳을 비쳐주었다. 또한 초롱불과 달빛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을 고요한 정적이 가득 채웠다.
“어머니, 내일 길을 떠나면 언제쯤 다시 뵈올 수 있을까요?”
너무나 무료한 시간을 그대로 넘길 수 없었다. 내일이면 기약할 수 없는 길을 떠나야 했다. 그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짧았다. 물론 가족들도 얼마 있지 않아 한양으로 이사하기로 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근무지가 한양으로 옮겨짐에 따라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같은 하늘 아래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왠지 모르게 지금 헤어지면 다시는 서로 만나기 힘들다는 생각이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감찰상궁과 보모상궁이 집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와 세분이 오랜 시간을 함께하셨다. 애처로울 정도로 연약한 당신의 딸 동희 대신 야무지고 사려 깊은 정희를 대신 보내려는 처사에서 비롯되었다.
궁에서 나온 두 분은 처음에 난색을 표명했다. 자신들은 동희를 점찍고 찾아 나섰는데 그 대상이 바뀌었으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그 부분에 있어 구체적이지는 않으나 공비마마(왕비)에게 보고까지 드렸고 그를 받아들인다는 전제하에 다시 방문했던 터였다.
어머니께서 그들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정희를 앞에 세웠다. 어머니와 동희 언니의 도움으로 정성들여 치장한 정희의 모습이 마냥 어린 계집아이가 아니었다. 비록 나이는 어려 보이지만 얼굴에 번지고 있는 총명함과 기상은 이미 계집아이를 떠나 한 가정을 다스릴만한 모습으로 비쳐졌다.
전혀 화장하지 않은 동희의 모습을 바라보고 시선을 정희에게 주었다. 그들이 단오 날 그네 터에서 바라보았던 철부지 어린 아이가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리고는 이내 정희의 모습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화장을 하고 안 하고의 차이가 아니었다.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차이였다. 동희의 모습이 뭔가 허술한 면이 있는 반면 정희의 모습에서는 한 치의 빈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짧은 한숨을 토해낸 두 분은 다시 어머니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내시다 정희의 사주를 받아들고 한양으로 돌아갔다.
어머니가 안타깝다는 듯이 정희를 바라보았다.
“정희야, 이 어미가 네게 몹쓸......”
“어머니, 절대로 심려하지 마세요. 어차피 여자의 운명 아니겠어요?”
“여자의 운명?”
“네, 어머니.”
어머니께서 정희의 얼굴을 똑바로 주시했다. 마냥 어리게만 바라보았던 딸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니 모습만 어려보이지 속은 자신보다도 더 깊어 보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두 분 상궁이 다시 찾아왔다. 그들이 온다는 기별을 받았을 때 어머니는 물론 정희도 가슴을 졸이고 있었다. 마치 과거시험을 치르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 그 이상이었다. 그 마음은 언니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정희가 거부된다고 하면 바로 언니가 대신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집으로 들어 올 순간이 시시각각 다가오자 호흡이 가빠지고 괜히 목이 타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언니 동희를 배필로 점찍고 왔었는데 그 상대가 바뀌었고 또 정희의 경우 개띠로서 닭띠인 왕자와 사주가 맞을지 그도 문제였다.
서로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중간에서 일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사주는 배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남자가 닭띠고 여자가 개띠인 경우 여자가 너무 드세서 남자를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만약 그런 식으로 일이 전개되면 정희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 되어버릴 터였다. 그런 연유로 가슴을 조이고 있는데 길례가 상궁들이 집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가슴이 급격히 콩닥거리기 시작했다. 머리 속은 그야말로 옥죄기 시작했으며 얼굴에서는 가느다랗게 땀이 흘러내렸다.
길례의 손에 이끌려 방문 가로 가서 문틈 사이로 조심스럽게 밖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터질 듯이 압박해오는 순간 상궁들과 어머니께서 환한 표정으로 내실로 들어서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몸이 저절로 한쪽으로 기울었다. 몸에서 긴장이 풀려나가고 있었다. 길례가 정희의 모습을 바라보고는 손을 잡고 입을 삐죽거렸다.
“아씨, 일이 잘 된 모양이지요?”
순간 쑥스럽다는 생각이 들어 대답 할 수 없었다. 차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낼 수 없었다.
“그런데, 길례야!”
“예, 아씨.”
“만약에 말이야.”
정희가 뜸을 들이자 그 의미를 알아차렸는지 길례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무슨 일인데요, 아씨!”
“아니다, 그만두자.”
“아씨, 무슨 일인지 말해 주세요!”
혼인이 성사되면 길례와 함께 한양으로 올라갔으면 했다. 그래서 길례에게 자신의 속내를 건네고 싶었으나 순간 갑득의 얼굴이 떠올랐다. 둘이 아닌 하나가 되어버린 듯한 그들의 모습을 상기하면서 그리고 그런 그들을 떼어 놓아서는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가만히 길례의 손을 잡았다.
“내가 떠나면 무슨 낙으로 세상 살아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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