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인 공동해수취수시설, 무엇이 문제인가

김진영 / 기사승인 : 2013-07-22 13: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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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터뷰] 금산압입인테크 김용호 대표 “오염된 해수 담긴 수조, ‘회’는 싱싱하지 않다”

금산압입인테크 김용호

[일요주간=김진영 기자]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는 각 해안마다 빼어난 비경을 자랑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바닷가에서는 푸른 바다를 병풍 삼아 산지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활어회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회 한 접시에 담긴, 우리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해안인근의 오염된 바닷물이 그대로 횟집 수조에 담겨 다시 이 물로 호흡한 활어가 중금속이나 대장균 등으로 우리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 대부분의 바닷가에는 각 횟집 수조와 바다를 호스로 연결한 해수취수관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인데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 취약해 매년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오며 파손된 폐기관과 신설관이 난잡하게 노출돼 해안경관을 해치고 오염된 항내수를 직수 그대로 취수하도록 설계돼 있어 먹거리의 안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바로 이 해수취수관의 구조를 달리 설계해 산지에서나 혹은 도심의 수산시장에서도 정화된, 혹은 먼 바다의 청정해수를 퍼 담는 것이 우선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일요주간>에서는 해수 및 하천수 취수 분야의 비개착 매설기술로 여과 취수시스템을 개발, 이를 특허화해 본격 실용화에 접어든 금산압입인테크 김용호 대표를 만나 현 해수취수관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들어봤다.

금산압입인테크, 해수 및 하천수 취수 분야의 비개착
매설기술로 여과 취수시스템 개발 특허화해 본격 실용화 단계


- 현 해수취수관 시스템의 문제점은.
▲ 해안 관광지의 활어회를 파는 횟집 상가들은 바다에서 해수를 끌어들여와 수조에 넣어 사용하고 있는데 이 해수를 끌어오는 관(해수취수관)들이 각각 상가마다 개별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파손된 폐기관과 신설관이 너저분하게 거미줄처럼 얽혀 관광지의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적인 측면에서도 외부로 노출된 관이 태풍이나 해일 등 기상악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잦은 파손으로 인해 주기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한 시스템으로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또 취수관 모터를 통해 해수가 흡입되는 과정에서 따개비 등이 딸려 올라와 관로폐색이 잦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환경적인 측면으로, 이 해수취수관 대부분이 50m나 70m 정도의 호스를 내어 배를 정박하는 내항 근처에 설치돼 있다 보니 해안 인근의 생활하수나 도로오염수 등 바다로 흘러든 폐수가 그대로 끌어올려져 약식으로만 필터링해 활어회를 보관하는 수조에 담기기 때문에 대장균이라든가 중금속 등 기타 오염물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 기존 해수취수관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신공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 먼저 이 공법은 땅을 파고 들어가 지하에 집수구조물을 설치해서 해저 바닷가에서 3m와 5m 사이에 방향을 잡아 뚫어놓으면 수압, 즉 자연압에 의해 저절로 물이 채워지는 방식이다. 이는 펌프에 의한 강제흡입 취수과정이 아닌 자연적이고 물리적인 여과취수방법으로, 취수 관말부의 노출이 없어 관말부 부식과 따개비 부착 등에 의한 관로폐색에도 자유롭다.

또 바다방향으로 간접여과(모래, 자갈층 등)를 통해 들어온 물을 다중 여과 집수 장치를 통해 깨끗한 물이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땅 속에 관이 들어가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도 전혀 노출되지 않아 해안 관광지의 미관을 저해하지 않는다. 외부로 관이 노출되지 않는다는 것은 태풍에도 파손 위험이 없어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고 각각의 관들을 하나로 묶어 상수처럼 배관 라인을 정비해 배급하는 것으로써 해안을 정비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해안인근에서 일정 거리 떨어진, 해양심층수를 끌어올려 사용하며 수질관리 측면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여과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 기존 방식 대비 신공법의 비용 차이는.
▲ 기존 개별 취수관 시스템은 1억에서 3억 정도의 소규모이나 신공법은 반영구적인 이점이 있는 반면 초반 설치비용이 3배가량 높다. 대략적으로 10억 내외의 예산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 취수관은 여러 번 교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지보수비용이 들어가지만 신공법은 그렇지 않고 환경적인 측면이나 미관 등을 따졌을 때는 오히려 장점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즉 초반에는 실질적인 비용이 더 들긴 하나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이 초기비용은 5, 6년이면 기존 방식을 앞서나갈 수 있다.

- 유지보수가 전혀 필요하지 않은가.
▲ 자연압이라 해도 모래가 차는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1~2년에 1회 정도 유지보수가 필요한데 이 때 기준이 되는 것은 취수량이 줄어드는가 여부이다. 유지보수도 간단한데 집수정을 열고 물을 빼낸 다음 밸브를 잠갔다가 워터제트를 통해 물을 역세척해 역류하도록 하면 다시 지반을 흐트려서 안정화시키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 즉 반영구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땐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고 할 수 있다.

- 정부 및 지자체 도입에서의 걸림돌은.
▲ 공법 자체만으로는 걸림돌은 없다. ‘Single Cell Well & Double Cell Well 공법’은 신기술로써 간접 취수시설의 시공방법, 방향제어가 가능한 굴착장치, 다중 여과 집수 장치, 암반용 굴착장치, 암반층에서의 구조물 시공방법 등 다수의 시공기술과 품질확보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예산문제가 남는다. 지자체는 자체적으로 예산을 수립해 정부에 보조사업으로 지원을 받는 구조인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서는 보상차원으로 지원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단기적이고 개별적이기 때문에 신공법을 적용할 만한 예산 책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 지자체의 입장은.
▲ 해년마다 기존 취수관의 단점들로 인한 문제점이 꾸준히 불거져왔기 때문에 당연히 신공법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수산관련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필요성에 공감한다. 더욱이 FTA 관련 되서 농촌은 그나마 지원을 하는데 청정한 연안정비를 위한 본 해수취수공동공급시설은 어민들의 생계와 지원된 지원사업도 아니고(어업을 위한 선박관련은 보조) 실질적으로 해안 상가쪽은 개개사업자로 보기 때문에 지원사업이 한정되어 있다. 또 소규모 공동 집수정화의 보수공사 측면이 아닌 중소규모 이상의 신규 시스템적 사업성격을 가지다 보니 예산문제가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단순히 해안상가를 지원한다가 아닌 이제는 국가적으로 방치해온 내외항의 환경오염으로부터 깨끗한 해안정비와 안전한 먹거리 제공 등 친환경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 신공법 도입시 파급효과는.
▲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단 바닷가의 경관을 해치는 개별 관들이 일시에 정비되기 때문에 미관상의 이점이 있으며 내항의 수질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등 친환경적인 측면이 있다. 두 번째로 수질 면에서 오염된 내항에서 떨어진 곳의 물을 여과시스템을 통해 유입하며 적조로부터 안전하다. 세 번째는 유지관리 측면에서 기상악화에 따른 파손위험이나 관로폐색으로부터 자유로워 비용이 들지 않고 높은 파도나 태풍 등 기상의 영향 없이 연중 안정적으로 해수를 공급받을 수 있다. 네 번째는 시스템 구조적 측면에서 암반이 대부분인 제주도나 서남해안에도 영구적인 집수구조물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 처음 신공법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 저희 회사는 이십여년간 비개착 굴착분야에 한 우물만 파온 회사로서, 비개착 굴착관련 각종 장비와 기술을 자체개발 특허화 하였으며, 비개착 굴착의 응용분야로서 본 공법의 개발은 간접 여과 취수를 통한 상수원 취수 및 건천화 방지사업의 수평착정공사를 의뢰받아 시행하던 중 기준의 불완전하고 난이한 취수관 굴진매설기술을 새로이 혁신하게 되었고, 취수원수품질의 안전성을 추가로 확보하는 기술을 개발, 특허화 하였다.

특히, 해수의 취수분야에 적용하기 위해 해변상가를 중심으로 현재의 해수 취수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개별공급상 항내·외 난잡한 취수관의 해결, 기상악화에 따른 잦은 파손문제의 해결, 내항오염에 따른 외해 취수시 과다한 비용과 선박 입·출항 문제점 등이 제시되어, 이를 고려한 안전하고 반영구적인 최적의 지중매설 여과취수공법으로 개발·시스템화하게 되었다.

- 국가적 사업으로서의 도입 가능성은.
▲ 본 공법을 개발하여 몇 년전부터 일부자치단체 및 해수부 관계자를 찾아가 제안하게 되었는데, 기존 어항의 확장측면이나, 친환경적 해안상가 및 연안정비의 필요성측면에서 근본적 대안으로 공감하고 있으나, 해변상가등 관련 자치단체 관할업무와 신규개발, 연안정비 및 어항관리 등 정부업무의 각 소관업무 특성상 2원화 구조를 띠고 있어 일관된 관리와 실질적 예산지원이 힘든 실정이다.

결국, 정부든 자치단체든 본 사업의 성격상 일시에 친환경적 연안정비사업이 되도록 일원화된 관리주체가 필요하며, 이와 별개로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각 자치단체의 실정을 고려하여 범정부적 예산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본공법과 유사한 기술로 시군 2곳과 수협 2곳이 시행되었거나,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앞으로는 기존 재래식으로 취수관을 노출시켜서는 갈 수가 없다. 현재도 내항의 오염된 물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바다로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일단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되고 따개비 등이 붙어서 부식되는 등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도출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반영구적인 공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시작단계이고 모르는 지자체도 많이 있기 때문에 최대한 홍보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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