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세력화 기지개 켜나…‘양비론’ 극복과제 남아

김진영 / 기사승인 : 2013-09-03 12:5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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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재보선 무소속 연대 표방, 인재영입 몰두
▲ @Newsis
[일요주간=김진영 기자]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일대 위기를 맞았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다시금 인재영입 및 세력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10월 재보선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데 이어 전국을 돌며 민생탐방에 나서는 등 세력화 움직임이 기지개를 펴면서 신당 창당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 의원은 추석을 앞둔 이달 1일부터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시작으로 수원과 인천 지역 등 전국을 돌며 민생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부산 일정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결별 선언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서 최장집 교수와 안 의원 간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노동정치연대포럼이 주최하는 ‘새정치노동아카데미’ 강연에서 ‘새정치패러다임’이란 주제로 강의에 나설 최 교수를 위해 격려사를 할 예정이다.

그간 최 교수의 사퇴를 둘러싸고 갈등설에 휩싸인 만큼 안 의원과 최 교수가 어떤 대화를 주고받을 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안 의원의 추석 민심 행보를 두고도 오는 10월 재보궐 선거와 내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대비한 신당 창당을 위한 발판이라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안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10월 재보궐 선거에 후보를 낼 것이나 야권과는 연대하지 않을 예정이며 독자세력화의 목표가 정당이냐는 질문에도 ‘그 방향이 지향점’이라고 답해 창당 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창당 시점이 추석을 전후한 9월이 될 것이라는 보도에는 ‘사실과 다르다’며 손을 내저었다. 안철수 의원은 28일 SNS를 통해 “‘새정치운동본부’가 생긴다는 기사를 봤다. 정치세력화에 관련해선 이미 여러번 말했듯이 많은 분들을 찾아뵙고 다양한 말씀을 듣고는 있지만 형식과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새 정치를 열망하시는 많은 분들과 함께 뜻을 모아서 국민 여러분께 말씀 드리겠다”면서 “분명한 것은 저나 제 주위 분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당초 입장과 마찬가지로 새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뜻에 따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국민이 원하는 시점이 된다면 그 때 창당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무리하게 일정에 쫓기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10월 재보궐선거 역시 무소속 연대 형식을 표방하되 신당 창당과는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과 가까운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8일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재보선을) 두달 앞둔 상황에서 정당을 갑자기 만든다고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며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적인 흐름에 대한 기대가 높다보니까 저희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진척이 보이지 않으니까 언론에서 좀 서둘러서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기지개를 펴고 있는 안 의원에게도 넘어야할 산은 있다. 중도를 표방한 안철수식 세력화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비새누리와 비민주에서 오는 딜레마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그에게 힘을 보탤 사람들이 양당 공천에서 탈락한 이력이 있는 이들로 국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의 발목을 잡을 위험도 있다. 기존 정치권의 판도를 바꾸고 ‘안철수식 새 정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인재 영입이 시급한 만큼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어떤 인물들로 판을 짜느냐가 안 의원에게 남은 과제인 셈이다.

한편 최장집 교수가 물러난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 직에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조정래 작가가 거론되고 있다. 조 작가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대답하겠다. 내가 그렇게 소설을 못 쓰나”라고 언급해 이를 부인했다.

안 의원 역시 이에 대해 “사원총회를 먼저 소집해서 사원분들의 의견을 물어보는게 순서”라며 “(조만간) 다 모여서 논의를 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인재영입에 몰두하며 다각도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안 의원이지만 본인 스스로 ‘십고초려’라고 언급한 만큼 공을 들인 최 교수와의 결별은 그의 지지율 하락에 치명적이라는 평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주간집계 야권 차기 대선 지지도에서 안철수 의원은 20.9%로 1위를 차지하며 여전한 ‘安風’을 입증했지만 전주 대비 4.0% 포인트 하락하며 2위 문재인 의원과의 격차는 5.9%로 좁혀졌다.

안철수 신당 지지도 역시 전주 대비 2% 포인트 떨어진 23.0%를 기록해 민주당과의 격차는 8% 포인트 차이로 줄어들었다.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41.9%로 1위를 차지했으며 안철수 신당과의 격차는 18.9% 포인트에 머물렀다.

이번 주간집계는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2.0%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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