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백화점’ KB 국민은행 허술한 내부통제 허점 수면위로…신뢰도 추락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12-10 14: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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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부당 대출 의혹부터 검찰 체포까지
▲ 부당대출,비자금 의혹 등으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난 KB국민은행 본사 전경©Newsis

전문가 “내부감시 허점·잦은 경영진 교체 등 이 기강해이 주범”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KB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이 잇단 대형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의 부실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국민은행은 직원의 횡령사태가 잠잠해지기도 전에 이번엔 도쿄지점에서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의 긴급체포가 이어졌다.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한다던 국민은행의 허술한 내부통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은행 비자금 조성 및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이 도쿄지점 이 전 지점장 등 관련 임원 등 4명을 9일 긴급 체포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서류 일체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한 상태다. 검찰은 이들에 대해 늦어도 오는 11일까지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 긴급 체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원곤)는 업체에 부당 대출을 해주고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로 전 도쿄지점 이 전 지점장 등 국민은행 직원 2명을 체포,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기업체 직원 2명도 함께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이 전 지점장 등에 금품을 건넨 업체가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부당 대출이 이뤄진 점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출 대상 및 상환 여부를 확인 후 대가성 부당 대출을 확인하겠다는 게 검찰 측 입장이다. 또한 금품 수수 등의 정황이 드러난 만큼 관련 로비 증거를 추적하는 데 수사를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검찰은 현재 대기발령 중인 이들은 2010년 도쿄지점에 근무할 당시 담보물의 감정평가액을 부풀리는 등의 수법으로 부당 대출에 참여한 정황도 드러나 함께 조사 중이다. 이와 함께 불법 행위와 관련, 은행 내부·감독 당국 등에 대한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도 함께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원장 최수현)은 이 전 지점장 등 관련 임원의 계좌에서 25억 원 안팎의 출처를 알 수 없는 자금을 발견해, 해당 자금이 부당 대출과 관련한 리베이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자금 흐름 및 출처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이 전 지점장 등이 지난 2008~2012년까지 4년 간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1,700억 원의 부당 대출을 집행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대출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해 조사에 착수했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대출 리베이트를 한국으로 송금해 이를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판단, 검찰에 통보한 바 있다.

“내부감시 허점·잦은 경영진 교체 등 이 기강해이 주범”

지난달 국민은행은 도쿄지점 이 전 지점장의 부인이 백화점 상품권 등을 구매, 이를 통한 정부기관 및 금융당국 등에 전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금감원의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또한 대주주로 있는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의 부실 의혹과 본점 직원의 국민주택채권 위조·횡령 등으로 부실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A은행 감사실 관계자는 국민은행 사태를 놓고 “도쿄지점 등 해외법인을 둔 타 은행 역시 인사는 물론 부실대출 의혹 등이 내부 감시를 통해 조심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 전 금융권을 중심으로 해외법인 등에 대한 특별 감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국민은행의 경우 잦은 경영진의 교체(3년에 1번)로 불안정한 체제를 유지해온 것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 지난달 27일, 잇단 비리의혹에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이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Newsis


은행장 사과에 나섰지만...

지난달부터 터지기 시작한 부실 의혹에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은 직접 머리까지 숙이며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은행의 수장으로서 추락한 신뢰도를 만회하는 등의 사태 수습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다.

기자회견장에서 이 행장은 “모든 사안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은 내가 지겠다”면서 “감독당국은 물론 수사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한 민병덕 전 행장은 “재임기간 중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통감한다”면서 “책임질 각오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앞서 민 전 행장은 특별 감사 기간 중 5억 원의 성과급을 챙긴 것이 확인되면서 질타를 받자 국민은행 측에 반납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이 행장은 사태 의혹이 드러난 초기, 전 경영진인 민 전 행장 체제의 문제라며 선 긋기에 나선 바 있어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순이라면서 리더십에 대한 비난이 일었다.

금융지주체제로 전환,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던 국민은행이 잇단 부실·비리가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가운데 내부통제의 허점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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