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조직 新수익모델, 마약에서 불법도박으로"

최영인 한국범죄학연구소장 / 기사승인 : 2013-12-12 15: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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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기획] 도박공화국 오명 이젠 그만(中) 사행산업의 발전과 공적 기능의 확대를 통해 불법도박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대체재로서 역할 선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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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최영인 범죄학연구소장] 도박은 부모와 자식도 몰라볼 정도로 사람을 변하게 한다는 속담이 있듯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불법도박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고 있다. 도박이라 함은 투기성을 가지고 금전 또는 그에 상응하는 재산성을 가진 물건이나 기타 권리 등을 내기에 걸고 하는 행위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법상 도박을 불법으로 규정한 이유는 인간의 영혼을 황폐화시킴은 물론 국가경제에 큰 위협이 될 뿐만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 더 나아가 국가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기 때문이다.

국가의 건전성 심각하게 훼손

세계적인 조직범죄단인 이탈리아의 마피아(Mafia)와 일본의 야쿠자(Yakuza), 미국의 마피아와 갱단, 중남미의 야디(Yardy)와 카르텔(Cartel) 등이 마약에서 돈을 떼고 점차적으로 불법도박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은 블랙마켓(Black Market)으로 불리는 불법경제와 불법시장에서 불법도박이 그만큼 많은 돈을 벌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도 불법도박으로 최소 수천만원에서 최대 수백억의 이익을 벌어들이는 범죄조직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골목이나 주택가까지 잠입하여 다양한 유형의 불법도박장을 운영하고 있다.

불법도박 시장에 대해서 각 기관들이 금전적 규모의 추정치를 내놓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수조원 이상의 돈이 불법도박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세금 한 푼도 내지 않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막대한 조세포탈범죄는 물론 베팅 금액에 대한 상한선이 없음으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파산상태에 이르거나 가정이 파괴되는 상황까지도 다수 초래하고 있다.

물론 이를 직접적으로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경찰청에서 각 경찰서의 생활안전과를 중심으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단속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막강한 번식력을 가진 불법도박시장에 대해서 확실한 대응을 제대로 하기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욕중심적 사고에 가장 부합

일부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 출범시 4대악(四大惡; Four Great Social Evil)을 규정하는 과정에서 불법도박과 마약이 빠진 부분이 아쉽다는 지적을 하고 있을 정도로 불법도박과 불법사행업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위협이 되어 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빈부격차가 심각해지고 경제정의 구현이 지지부진하면서 중산층의 몰락과 하위계층의 상위계층으로의 부양이나 계층이동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으며,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한 부러움과 큰 돈에 대한 동경심이 커지고 있다.

이는 로또와 같은 국가 사행산업의 매출만 보아도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로또 구입을 통해 갑자기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서 한 달에 수백만원의 로또복권을 구입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돈은 사회적 신분이자 자신이 경제적으로 노력한 대가이며,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존중하는 이유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돈이라는 개념은 환가가치의 표현수단일 뿐이지 경제적인 가치로서의 의미는 없다는 초기 통화론자들의 주장이 이제는 무색해질 정도로 돈이 하나의 목적이 된 상황이며, 어찌 보면 사람이 돈의 노예가 돼서 돈을 존경하고 돈을 추앙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돈을 버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최근에는 합법적인 방법으로 큰 돈을 만지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불법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불법도박이 이러한 사람들의 기회주의적, 물욕중심적 사고에 가장 부합되면서 적절한 수단임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단시간에 법을 위반하면서 다수의 비정상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으며, 설령 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수형기간 대비 막대한 이익이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은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요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불법도박장의 운영에 참여하는 순간부터 도박장 운영이라는 또 따른 중독현상으로 인해서 심각한 개인 인생의 파괴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불법도박과 합법사행산업의 구분

우리나라에는 국가적으로 운영하는 사행산업이 많이 있다. 대표적으로 마사회가 운영하는 경마와 경정경륜본부가 운영하는 경정과 경륜, 스포츠토토, 로또복권, 강원랜드 등이 있다. 국가가 운영하는 합법적 도박이라 할 수 있는 이들 국가사행산업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불법도박과 사행산업이 별반 차이가 없이 국민들의 등을 쳐먹고 있다면서 심각한 우려와 비판을 동시에 토해내고 있다.

물론 이들의 말이 무조건적으로 틀리다고 볼 수는 없지만 불법도박과 사행산업의 차이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오는 논리라고 볼 수 있다. 국가사행산업과 불법도박의 게임형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같은 표적선상에서 보는 것은 어쩌면 일반인들의 당연한 시각일 수 있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극단적인 차이가 발견된다.

첫째로, 국가사행산업은 기본적인 법률적 기반을 가지고 진행되는 국가산업이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이러한 합법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분명한 범죄행위이다. 국가사행산업의 운영목적은 불법적인 도박에 중독되거나 또는 게임을 하고자 하는 게임레저인구들이 정상적인 운영과정을 거쳐서 진행되는 공간 안에서 편안하게 소액을 가지고 즐기기 위해 만든 일종의 국민레더져 개념이다.

때문에 개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은 돈을 게임이 베팅하는 것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가 상식적인 수준 안에서 게임을 즐긴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가사행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안부처가 많은 연구와 용역을 통해서 이를 운영하는 방법과 패턴, 그리고 해야 할 방향 등에 대해서 설정하고 이를 수년간에 걸쳐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제안된 내용에 대해서 바로 입법과정을 진행해야 하는 국회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검토, 보완수정 등에 대한 의견 반영 등의 과정을 거쳐서 법을 제정하게 된다.

법을 제정한 이후에는 이를 직접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간을 설립하고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 육성하여 경영효율성과 합리화의 원칙 하에 이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아울러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정확하게 확인한 후 이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진행한다.

하지만 불법도박은 이러한 수년간의 연구과정과 검토과정, 그리고 입법부의 검토와 입법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는다. 아울러 막대한 돈을 단기간에 벌어야 한다는 제한성으로 인해 게임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의 사정이나 중독성, 개인의 인성파괴나 사회적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안중에도 없다. 때문에 국가사행산업 운영주체가 운영하는 여러 사행게임에 접근하는 일반인들에 비해서 불법도박에 접근하는 일반인들의 피해상황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로, 국가사행산업은 준조세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이익의 대부분을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사적 용도나 별도의 비자금 등으로 운영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국가사행산업에 대해서는 국무총리실 산하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직접적인 관리, 감독을 형식적이던 실질적이던 간에 하고 있으며, 이의 운영을 통해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복지사업이나 차상위계층 지원사업, 교육사업이나 문화사업 등에 전부 투입되고 있다.

실제로 마사회는 많은 장애인 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하여 구입하기 어려운 차량이나 특수교육관련 기자재 및 건물 등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강원랜드나 경정, 경륜 등의 경우에도 스포츠 진흥이나 국민여가산업의 육성, 교육기관 지원 등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다.

국가 재정이 빈약하거나 또는 막대한 사회복지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사행산업은 큰 기여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사행산업 자체를 사회악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들 사행산업 운영기관들이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수행하는 사회사업에 대해서 제대로 국민들에게 홍보하지 못하는 부분은 분명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부 기관에서 공익적 목적의 광고를 TV를 통해 하고 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내용에 불과하기 때문에 무엇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이 잘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하다고 사료된다.

국가재정이 전반적으로 취약해지고 있고, 복지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국가지원이 아닌 간접적인 국가지원을 위해서 사행산업은 중요한 재원마련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한류바람을 타고 관광목적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상황 하에서 이들을 사행산업관광과 연결짓는 것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대표적으로 홍콩이나 마카오의 경우에는 이미 카지노관광을 통해서 막대한 세수를 확보하고 있고, 미국의 라스베가스 역시 사막 한가운데에서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의 신화를 이룩하였다. 지금과 같이 입장이 명확하지 못한 사행산업의 운영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관광과 국민레져산업의 중심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로, 사행산업의 발전과 공적 기능의 확대를 통해서 불법도박을 근본적으로 근절할 수 있는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설정해야 한다. 불법도박은 개인에게 큰 피해를 입힘과 동시에 범죄조직의 활동자금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세수부족과 확충에 주안점 두어선 안돼

불법도박을 통해서 많은 돈을 벌어들인 범죄조직은 이 돈을 가지고 사채업이나 건설업, 금융업 및 벤처투자 등으로 영역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상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불법도박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건전한 사행산업에 대한 접근성이나 레저의 기능을 충분하게 보완하기 못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놀이시설이나 여가, 레져를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타운의 형식으로 사행기관을 변신시켜야 함은 물론 단순한 복권의 기능이 아닌 사회적 기부를 병행하는 복권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로또의 경우 1등 당첨금에 세금을 물리는 방식 이외에 사전에 1등 당첨금에 대한 수혜기관을 미리 선정하고 당첨된 금액의 일부분을 이들 기관에 의무기부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본인에게 온 행운이 다른 누군가에게 수혜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공익적 기능의 강화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또 다른 세금의 추가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아주 적은 비용으로 막대한 부를 얻을 수 있는 행운을 가진 자들에게 이러한 의무적인 기부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사료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나눔과 공적 기능의 강화는 다른 사행산업의 개발이나 발전을 위한 기본적 토양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사행산업과 불법도박장을 동일시하는 국민들의 잘못된 시선이나 부정적인 시선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넷째로, 불법도박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임으로써 기존의 국가사행산업 이용자들의 숫자를 늘리도록 해야 한다. 주택가나 집 근처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불법도박장은 이를 대박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유인력을 행사하게 되며, 실제로 멀리 있는 사행산업기관이나 사업장에 비해서 쉬운 접근성을 제공한다.

때문에 쉽게 근절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후죽순(雨後竹筍) 식으로 계속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급 경찰서의 생활안전과에서 소수의 직원만으로 관내의 모든 불법게임장에 대해 단속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단속과정에서의 유착관계와 금전거래 등으로 인해 매년 처벌되는 단속경찰관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경찰에게만 불법게임장에 대한 단속권을 부여하거나 또는 임무를 부여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생각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를 형식적인 의미의 기관이 아닌 실질적인 기관으로 변경시켜야 할 때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이 기관에 직접적인 불법도박에 대한 단속과 처벌, 벌금 및 몰수추징 권한을 주어 직접적으로 규제와 통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원산지표시 위반의 경우에 경찰과 해경, 농림수산부 및 식약처 등이 복합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많은 문제에 대해 개선과 시정이 이뤄지고 있는 바와 같이 불법도박장이나 게임장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직접 담당하는 국가기관 또는 사법경찰기관을 시급하게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불법도박과 국가사행산업은 엄밀하게 다른 개념이며, 이를 동일선상에 놓고 본다면 오히려 국가사행산업을 없애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도박이 아닌 간단한 레저의 개념으로서 사행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강화하는 것이 전술한 이유와 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연구가 앞으로 계속 되어야만 한다.

도박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개념만을 가지고 지금의 사행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은 절대 불가능하며, 관광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전향적인 시선을 가지는 일이 제일 중요한 선행과제라고 생각된다.

정부도 이 시점에서 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세수가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한 목적에서 국가사행산업을 확대하거나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 자들을 대상으로 조세정의라는 강력한 칼을 대어 환부를 도려내는 과정이 선행되어야만 하며, 이 과정에서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기존의 사행산업기관 및 사업장들이 가지고 있는 군살을 빼는 방식으로 경영합리화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공공기관 중에서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대표적 기관으로서 사행산업관련 기관들이 제시되는 것은 그만큼 직원들이 엄청난 급여와 복리후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따라서 과감한 구조조정과 사업의 다각화, 공익성의 강화 및 불필요한 경비의 축소 등을 통해서 더 많은 이익을 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이렇게 추가적으로 얻은 이익들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돌려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최근 들어 각 지자체들이 지방세의 부족분을 위해서 지방복권의 발행권을 다시 돌려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 역시도 현재의 사행산업에 대한 준조세로서의 입지를 벗어나지 못한 불행한 상황에서 기인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더 많은 간접조세를 부여하는 것이 아닌 부의 공적 순환이라는 차원에서 대승적으로 사행산업을 바라보는 시점이 현재 필요하며, 이에 대한 전제조건으로서 불법도박에 대한 엄정한 단속과 처벌을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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