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주당은 현대문학의 잇따른 ‘박정희-유신’ 언급 연재 거부에 대해 “자체 검열인가, 외부 압력인가 밝히라”라는 내용의 논평을 내놨다.
김영근 수석부대변인은 “문학은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게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다. 권력을 잡은 사람의 잣대로 평가받아선 안된다”면서 “시대착오적인 연재 중단 또는 거부가 ‘자체검열에서 나온 것인지, 외부 기관의 압력에 의한 것인지’를 즉각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문학의 죽음’을 우려하고 이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젊은 문인들이 성명서를 준비하는 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제하 작가 측은 월간 현대문학 측이 연재를 거부한 이유가 소설에서 시대적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1987년 6월 항쟁’과 ‘박정희 유신체제’라는 단어를 썼던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작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 “백여매 써서 넘긴 1회분 배경에 ‘박정희 유신’과 ‘87년 6월 항쟁’이라는 시대 배경을 서술하는 단어 두 개가 들어갔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뒤늦게 또다른 원로작가 서정인씨도 ‘바간의 꿈’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2회까지 연재를 지속하다 3회에서 ‘박정희가 계집을 끼고 술 마시다가 총 맞아 죽었다’는 발언을 사용해 연재가 중단된 상태라고 <경향신문>은 보도했다.
작가 정찬씨의 소설 ‘길, 저쪽’도 소설 내용 중 2012년 대선 결과에 대한 서술과 70년대 유신을 회고하는 부분 등이 문제시 되어 연재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SNS에서는 정치권 인사들과 문인들의 비판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정희 유신’ 빼고 1970년대를, ‘87년 6월항쟁’ 빼고 1980년대를 그리는 게 애당초 가능?? 모든 작가들에게 펜 꺾으라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유신 부활입니다!”라며 “박근혜 정권은 종북과 제갈로 유신부활하고 있습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칼럼니스트로도 활동중인 대구대학교 한국재활정보연구소 정중규 부소장은 “문학세계에서의 자기 검열은 그 사회가 죽어가고 있다는 징표”라며 “작가 이제하의 소설을 정치적이라 거부한 현대문학이 ‘박근혜 수필은 우리 삶에 등불이 되는 아포리즘들이 가득한,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와도 같으며, 몽테뉴와 베이컨의 전통 잇는다’는 이태동의 박비어천가는 실었으니 현대문학이야말로 대단히 정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숙명여대 김응교 교수는 “자칭 ‘순수’하다는 ‘현대문학’에 대해 작가 학자들의 청탁거부, 구독거부, 인용거부 등 이어질 것 같다. 다만 ‘문호 박근혜 특집’을 내놓은 양숙진이란 이름만 유명해졌다”고 일갈했다.
한국작가회의 이시영 이사장도 “이제하, 서정인이 누구인가? 정치참여적인 작가들도 아니고 중도적이며 독특한 개성파 작가들이다. 주간의 명령 한마디에 연재소설을 자른다? 통상적인 잡지편집사에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주간은 즉각 사과하고 편집권을 독립시켜라. 문단이 분노폭발중임”이라고 문인들의 분노를 전했다.
그는 또 “양숙진 현대문학 주간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박근혜씨의 수필을 싣고 그 글을 리뷰한 것까지는 참는다 하더라도 감히 이제하 선생 같은 훌륭한 대선배의 연재소설을 거부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국내 최장수 문예지의 ‘품위’를 잊지마세요”라고 말했다.
안도현 시인은 “현대문학 관련 이제한 선생님 건이 자기 일이 아닌가? 여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각자 달라야 자기 세계가 있는 작가인가? 지금 한국 사회 작가들에게 말한다. 제발 골방에서 나오라. 응답하라, 현대문학과 이제하에 대해서”라며 문인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공지영 작가도 “이제하 선생님 정말 순수하신 분인데 말년에 이게 무슨 고초이고 모욕이란 말인지요 눈물이 다 납니다”라고 착찹한 심경을 전했다.
소설가 서해성씨 역시 “소설이 죽어버렸다. 원고지 1백장. 유신, 단 두 글자에 이제하의 소설은 문학잡지에서 삭제되었다. 한생을 오직 ‘초식’으로 살아온 그의 관절과 영혼에 돋아난 풀을 저 공화당의 황소는 뜯어먹어버렸다. 미친 소의 시간이 눈내린 섣달 저녁을 흩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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