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공장’ 현대제철 문책성 인사 단행...“성과지상주의에서 탈피해야”

이희원 / 기사승인 : 2013-12-26 19: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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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문책성 인사가 단순한 '인사'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지적
▲ 올해만 9명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간 현대제철 당진공장 현장ⓒNewsis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노동자의 잇단 사고사로 안전 불감증이 도마에 오른 현대제철이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다. 유례없는 인명사고로 올해 총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현대제철은 ‘죽음의 공장’의 오명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최봉철 부사장 등 3명의 임원진의 사표를 모두 일괄 처리했다.

업계는 문책성 인사를 놓고 조직 기강을 제대로 세우겠다는 쇄신 의지를 표명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일관제철소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시기적절했다는 분석이다.

26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안전환경본부장 최봉철 부사장과 생산본부장 이성윤 부사장, 정비본부장 이재곤 전무에 대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문책성 인사에 머물지 않고 안전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근본적인 쇄신을 통해 안전 산업 현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죽음의 공장 당진공장 쇄신 의지 담나

앞서 현대제철은 잇단 노동자의 사망사고로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에 나선바 있다. 하지만 대국민 사과가 무색하게도 불과 하루 만에 당진공장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고위험군 종사자들 대부분이 현대제철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죽음의 공장’이라는 오명은 물론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처우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노동계는 이번 문책성 인사가 단발성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담당부처인 고용노동부로부터 올해만 두 번이나 산업안전 특별감독을 받은 것도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담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장용관 수석부지회장은 “원청인 현대제철은 성과와 속도만을 최우선으로 삼아 노동자들을 안전의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면서 “이번 그룹차원의 문책성 인사가 단순한 ‘인사’에서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성과지상주의 현대자동차그룹 변화 '시급'

노동계가 지적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성과지상주의는 속도만을 내세워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추락시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현대제철의 잇단 사고사는 물론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최악의 리콜사태·누수·급발진 등 결함으로 품질경영은 더 이상 언급조차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에 그룹 차원의 쇄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는 태세다.

특히 고용노동부의 특별검사 결과 본청인 현대제철의 898건을 포함해(협력업체 156건, 건설업체 69건) 총 1,123건의 산업안전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서 총체적인 부실까지 포커스가 맞춰진 상태다.

과연 이번 문책성 인사가 어둠이 드리운 정몽구號(호)를 구할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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