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전자 대규모 회사채 발행...MC사업 적자 이어 TV까지 정체기 ‘난감’

이희원 / 기사승인 : 2014-01-17 04:32:13
  • -
  • +
  • 인쇄
[집중분석] 그룹 맏형 LG전자 위기 극복 프로젝트
▲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예고한 LG전자가 제2의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Newsis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글로벌 환경 속 위기는 기회가 되는 반전이다.”

17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글로벌 CEO전략회의’에서 위기의식에 대한 재무장이 필요하다며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했다.

올해 LG그룹은 2조 4,000억 원대 회사채 전환을 앞두고 바짝 긴장감을 높이는 태세다. 특히 그룹 내 맏형인 LG전자가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한 담금질에 나서자 1월 잠잠했던 증권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AA급 우량 회사채인 LG전자의 회사채가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그 하나는 “회사채 시장의 회복세는 LG전자 회사채 발행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말이 입증하듯 시장 경색의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카드라는 것. 또 다른 하나는 LG전자의 MC(모바일사업부)부문의 명예회복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호황을 누린 회사채 시장이 포화상태로 LG전자가 거둘 희망 수요가 생각보다 낮을 것이라는 다소 어두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과연 흥행보증수표인 LG전자 회사채가 이번에도 LG그룹의 위기를 역전시킬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5천억 회사채 사용처는 어디?

1월, LG그룹을 비롯해 SK·롯데·현대차 그룹들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를 앞두고 대규모 차환이 예고되고 있다. 이 가운데 LG그룹은 12개 계열사의 만기 도래 회사채 물량은 무려 2조 4,000억 원을 웃돈다.

만기 도래가 임박하면서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자 모으기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기관 투자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으로 2,000억 원의 회사채를 1,000억 원 증액 발행한 LG전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최대 5,000억 원에 달하는 회사채 발행을 예고했다. 지난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회사채 물량이 잠들었던 시장을 깨운바 있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달 24일 만기 도래(3년물,5년물, 7년물, 10년물)를 앞두고 최소 3,000억~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LG전자는 최소 3,000억 원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3년물과 10년물은 500억 원씩, 5년물과 7년물은 1,000억 원씩 발행키로 잠정 결정을 내렸다.

LG전자는 회사채 규모가 큰 만큼 조달한 자금을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할 전망이다. 일단 오는 4월 28일 1억7,000만 달러의 변동금리부사채가 돌아온다. 주관사 선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주관사로 KB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LIG투자증권, 이트레이트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5곳을 선정했다. 인수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부국증권이 맡았다.

우선 내달 16일, 1,3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10월 물로 이미 차환방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또한 오는 4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장기 차입금 상황에 2,000억 원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회사채 시장에서 짭짤한 수익을 얻은 LG전자가 회사채의 발행을 최대 5,000억 원까지 늘릴 경우 남은 자금의 사용처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전자가 회사채 희망금리 밴드로 3년물과 5년물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 금리(이하 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0.19~0.01%포인트를 가산해 산정했으며 7년물과 10년물에는 민평금리 평균에 –0.18~0.02%포인트를 가산했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회사채 증액 발행을 놓고 다소 조심스러운 예상을 내놨다. 우선 LG전자의 수익성 구조가 휴대폰과 TV 매출에 집중되고 있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해당 제품군들은 변화가 빠르고 최근 수익성 저하가 눈에 띄고 있기 때문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다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182.8%로 부채비율은 높은 반면 순차입금의존도가 18%에 머무르면서 전체적으로 재무안전성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LG전자의 우수한 시장 지위와 함께 계열사의 리스크가 낮은 점은 높이 평가했다.

전문가는 이번 LG전자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을 놓고 “지난해 호황을 누린 것처럼 다수의 기관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참여도가 예상 된다”면서도 “MC사업 대비 TV 사업의 수익성이 주춤하고 있다는 측면이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 된다”고 전망했다.

흥행보증수표? 고(高)퀄러티 기술 대비 부진한 판매고

지난해 LG전자의 잇단 회사채 발행이 발행 심리는 물론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에 불을 지피면서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을 회복시켰다 평가가 이어졌다.

특히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 등으로 회사채 시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했지만 7월과 9월 두 차례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오버부팅 행렬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침체된 시장을 깨운 LG전자로 대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일 잇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A 등급인 우량채 LG전자를 비롯해 AA+인 신세계이마트가 2,000억 원 대 회사채 발행을 성황리에 마친데다 AA등급인 GS와 현대제철도 이미 수요예측을 마친 상태다.

여기에 시장에서 내린 LG전자의 평가도 예전만 못하다. 우선 2012년 연결기준 6조 5,000억 원이던 차입금의 규모가 지난해 이미 9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다. 이에 LG전자의 수요예측이 우량 회사채 발행 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오는 상황.

특히 LG전자가 사활을 걸고 있는 TV사업이 최근 주춤하는 데다 지난해 G2의 출시로 기대 매출을 끌어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를 상대로 MC사업의 역전 탈환은 무리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분기 LG전자는 지난분기 대비 전체 매출액은 8.8%, 영업이익은 54.6% 추락하며 뒷걸음질치고 있다. 50%가 넘는 영업이익의 추락을 놓고 ‘시장 선도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는 LG전자의 변명은 800억 원의 적자가 난 MC사업의 부진을 덮어두기에는 무리수일 뿐이다.

여기에 TV사업까지 정체기에 돌입하면서 좋은 소스와 개발 등의 고(高) 퀄러티 사양에도 불구하고 판매고가 따라주지 못하는 것은 LG전자가 해결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LG전자가 최근 옵티머스 G시리즈를 만든 박종성 전 MC사업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격시킨 것 역시 시장의 공격에 전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본무 회장의 신년사와 같이 LG전자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지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