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영업이익 급감..내수부진·환율 변동·제네시스 판매고 주춤 악재 잇따라

이희원 / 기사승인 : 2014-01-23 04: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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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제네시스 출고지연 충성고객 이탈 불가피...질적 성장에 급제동”
▲ 지난해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2014 신형 제네시스.ⓒNewsis

[일요주간=이희원 기자] 잇단 악재로 위기에 몰린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3년 만에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10년 이후 첫 한 자릿수 추락에 놓인 현대차그룹은 급발진·수(水)타페 등에 따른 내수부진과 엔저 등 환율 변동이 차질을 준 원인으로 지목됐다. ‘품질경영’에서 혁신을 내세운 정몽구 회장의 야심작 신형 제네시스가 출시 초반 폭발적인 인기 뒤로 ‘출고 지연’에 따른 판매고가 주춤하면서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3년만에 영업이익 한 자릿수 굴욕

23일 현대차는 2013 연간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컨퍼런스 콜에서 ▲판매 473만 2,366대 ▲매출액 87조 30,76억 원(자동차 71조 5,350억 원, 금융 및 기타 15조 7,726억 원) ▲영업이익 8조3,155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1.5%(1분기 8.7%, 2분기 10.4%, 3분기 9.7%, 4분기 9.3%) 추락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인 영업이익의 감소 원인을 분석해보면 앞서 언급한 내수부진, 그리고 환율 변동이 있다. 여기에 잦은 노사 간 갈등이 빚어 낸 생산 차질을 더해 공장 가동률이 저하되면서 1분기 발생한 일회성 리콜 충당금, 인건비 상승 등이 주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성적표는 3년 만에 한 자릿수까지 추락한 9.5%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대비 0.5%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2010년 8.8%를 기록한 이래로 꾸준한 10%대의 영업이익을 지켜온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불안감을 감추기 어려운 상태다.

저(低)성장시대..질적 성장 ‘집중’

영업이익의 추락과 함께 경상이익은 중국 법인 등 관계기업 지분법이익 등의 영향에 따라 지난해 동기대비 0.7퍼센트 포인트 증가한 반면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0.7% 감소한 8조 9,935억 원을 나타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자동차 시장이 미국, 일본 등 선진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저(低)성장 기저에 머물 전망이다”면서 “지속적인 글로벌 브랜드가치 제고를 통해 해외시장판로를 개척하고 회복을 위한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질정 성장에 기반 해 효율적인 마케팅 전개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저성장 시대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오히려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을 가열 양상을 띠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의 틈을 타 도요타, 닛산 등 경쟁업체들의 시장확대로 실적 타격은 예상된 시나리오다.

이에 신년사에서 정몽구 회장이 내세운 혁신을 안은 ‘질적 성장’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만반의 태세를 준비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 불황 등을 예상하면서도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는 국내시장 68만2,000대, 해외시장 421만8,000대를 더한 총 490만대를 제시한 바 있다.

신형 제네시스 구매계약 후 출고까지 수개월

지난달 야심차게 발표한 프리미엄 세단 신형 제네시스가 1만 5,0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19일 사전 예약 이후 이달 10일까지 50일간에 세운 기록이니 잇단 악재를 씻을 만한 기록이다. 올해 내수 판매 대수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하루 평균 약 500대 이상을 팔아치웠으니 현대차로서는 제네시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신형 제네시스가 일정 부분 수요가 충족된 반면 생산 출고가 지연되면서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털 사이트 신형 제네시스 동호회 등 커뮤니티에서 아직까지 미인도에 따른 문의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4륜구동 모델을 주문한 고객의 경우 영업점으로부터 4~5개월을 기다려야한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는 후문.

결국 구매계약을 한 고객이 차를 인도 받는 데 수개월 이상이 걸린다면 이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현대차의 경우 대규모 고객이탈까지 염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눈에 띄게 줄어든 판매고도 신형 제네시스의 이미지에 발목을 잡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올린 계약은 약 3,700대로 이는 지난해 연말 기준 3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렇듯 썰물 빠지듯 수요가 줄어든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고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시장 수요가 충족됐기 때문에 생산 출고 지연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적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개인고객보다 리스·렌트와 법인 비중이 증가한 점을 들어 출고 지연을 감수하려는 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지 않겠냐는 것. 실제로 신형 제네시스의 경우 개인고객은 45.1%로 감소한 반면 리스·렌트 고객은 7.3%(26.2%→ 33.5%) ,법인 고객도 3.1%(21.9%→25.0%)로 3.1% 증가했다.

하지만 불편을 감소하고 구매할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많이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으로 신형 제네시스의 판매고 급감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한편 현대차는 2008년 당시 1세대 제네시스 출시 당시 출고 지연에 따른 사과문을 발송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자동차전문가는 “자동차 구매 후 출고 지연은 충성 고객의 대규모 이탈을 불러온다”면서 “질적 성장을 내세운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의 출고 지연 등 잇단 불만이 제기될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는 상반기도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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