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직원 공모 110억 사기 충격..내부통제 얼마나 허술하길래

이희원 / 기사승인 : 2014-01-24 02:5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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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등 7명 3년 9개월 간 위조유통 가담..40억 회수 나머지 탕진해
▲ 지난해 해외지점 비자금 조성의혹, 국민주택채권 불법 유통 등 부실 비리로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Newsis

[일요주간=이희원] 지난해 잇단 대형 사고로 몸살을 앓은 KB국민은행(은행장 이건호)이 110억대 국민주택채권을 위조·유통해 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금융권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시끄럽던 KB금융지주는 대표 카드사와 은행까지 논란의 중심에 올라 허술한 내부통제가 또 다시 수면위에 올랐다.

치밀한 위조 수법..3년 9개월 간 고객현금 갈취

23일 서울 양천경찰서는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110억 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사기·유가증권 위조)로 국민은행 전 직원 박 모(42)씨와 진 모(38)씨 등 2명을 구속하는 한편, 비서실 감찰반 직원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박 씨 등이 근무한 국민은행 사무실과 자택 등에서 위조 채권과 컴퓨터본체, 다이어리 등 관련 서류 일체를 압수 수색했다. 또한 범행을 도운 창구직원 등 7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2010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본점 주택기금부에서 채권을 담당했던 박 씨가 도 영업점 직원인 진 씨 등과 내통해 소멸시효를 앞둔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조한 국민주택채권을 현금으로 상환한 후 111억8,000억 여 원을 횡령했다.

위조채권 913매 중 344매, 실물이 없는 채권 2,014건, 고객에게 지급한 상환 필 채권 93건 등 총 2,451건을 상환 받았다.

위조 수법도 치밀했다. 박 씨는 자신이 보관중인 국민주택채권을 광고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사진 전문가를 통해 캡처를 의뢰한 뒤 이미지 앞면의 채권번호 공란에 숫자 크기·모양 등을 조합해 위조했다. 이후 매출 점은 해당 지점장의 직인을 오려붙이는 수법으로 위조 채권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신이 담당 업무였던 국민주택채권이 양도와 매매가 자유로운 점, 소유자의 신원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했다. 또 과거 비서실 감찰반에서 일했던 직원은 물론 이를 알고도 눈감아준 직원들에게 상환금액의 일부를 사례비로 전했다.

경찰은 박 씨 등 일당이 가로챈 금액 가운데 40억 원만 회수했으며 나머지는 이들이 주식투자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해외 투자은행의 부실 논란과 직원의 횡령사태에 해외지점 비자금 조성까지 곤욕을 치른 국민은행은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또 이번 계열사인 KB국민카드까지 대규모 고객 정보유출에도 자유롭지 못해 KB금융지주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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