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영화 '또 하나의 약속', 롯데시네마 횡포에 고전"...공정위에 신고

김민호 / 기사승인 : 2014-02-20 2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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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등 6개 단체, 롯데시네마 상영관 배정 등 불공정행위 신고 당해
▲ 사진 출처 : 참여연대
[일요주간=김민호 기자] 반도체 제작 노동자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를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국내 재벌의 횡포에 막혀 극히 일부 상영관에서만 상영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참여연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6개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9일 상영관 메이저 3사 중에서 이 영화에 극단적인 불이익을 부과한 롯데시네마를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들 단체는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서 ‘또 하나의 약속’이 상영관 등 배정에서의 불이익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개봉 2주전인 지난 1월 넷째 주에 개봉 예정작 예매율 1위,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순위 1위, 2월 4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율(상영중 영화 포함) 3위, 금주 개봉 예정작 8편 중 1위 등 높은 흥행 가능성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배급사 측에 롯데시네마 전국 극장 중 단 7개 극장에서만 상영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것.

통상적으로 흥행 가능성이 높은 영화의 경우 전국 500개 상영관에서 개봉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이같은 논란이 일자, 롯데시네마 측은 ‘또 하나의 약속’ 상영관 배정을 전국 21개 극장으로 늘렸다. 하지만 CGV나 메가박스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배정이며 그나마도 위탁관 위주였고 4일 기준 예매율 9위 영화 ‘피 끓는 청춘’에 92개 상영관을 배정한 것과 현저히 대비된다는 것.

또한 롯데시네마 측은 상영시간 배치에 있어서도 ‘또 하나의 약속’은 피크 타임을 벗어난 오전, 오후 시간이나 늦은 밤 시간대에 집중 배정했다.

단체관람 예매 거절 및 대관 거절

롯데시네마는 단체관람 예매 거절은 물론 대관까지 거절했다.
이들 단체는 신고서에서 “전관예매가 수익에 훨씬 유리함에도 금속노조 삼성전자 서비스지회 포항분회 관계자가 (2월) 4일 전관예매를 하고 영화표까지 발권한 시사회 전관예매에 대해 (롯데시네마 측이) 5일부터 수차례 전화해 거듭 예매 취소를 요구하다가,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자 포기했다”고 지적했다.

광고 거절

이들은 또 “롯데시네마는 ‘또 하나의 약속’ 광고 게재 약 1개월 전에 배급사 측과 광고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음에도 광고 게재일 약 10일 전에 갑자기 직원 실수라는 이유를 대며 래핑광고는 물론 스크린 광고에 대해 광고를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며 “이 광고 거절은 같은 시기의 영화 중에서 유독 ‘또 하나의 약속’에 대해서만 이뤄진 것”이라고 신고서에 적시했다. 그 외 상영관 수와 상영시간대에서도 불이익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영화관이 예상되는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영화 광고와 상영관을 대폭 축소하고, 발권까지 된 예매를 취소하려고 하는 사태를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가 국내 최대 재벌그룹의 일원인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던 노동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졌을까요?”라며 상영관 배제 배후로 삼성을 지목했다.

이들 단체는 “수준급 예술조차 마음대로 즐기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서 ‘재벌독재’의 해악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는지 생각하게 한다”면서 “롯데시네마가 삼성전자와 공모해 이 같은 횡포를 부렸다는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다. 그러나 최소한 ‘재벌그룹 사이의 이심전심’이 아니고서는 이 같은 사태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또하나의가족제작위원회와 개인투자자모임, 반도체 노동자의 인권 지키기 활동을 펼쳐온 반올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의 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편 영화 상영업자가 영화 상영관 등을 배정하는 방식을 보면 영화 상영업자는 시사회 평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 순위, 영화 예매사이트 차트, 동영상 조회수, 개방작 예매율 등을 종합해 영화의 흥행성을 판단하고 개봉관 수와 스크린 배정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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