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응답 받았다"며 영적 존재 사칭, 10억 뜯은 70대 구속

백윤경 / 기사승인 : 2014-03-31 16: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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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백윤경 기자] 헌금을 내지 않으면 재앙이 닥친다고 겁을 줘 뜯어낸 수십억원으로 호화생활을 하던 7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이모(72·여)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상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이씨는 2001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하느님의 응답을 받아 영적 능력이 생겼다"는 소문을 내고 연락 온 사람들에게 십일조 등 각종 기도 명목의 헌금을 요구했다. 이씨는 "헌금을 안 하면 사람이 죽고 딸이 성폭행을 당하는 등 가족에게 큰 화가 닥치며 지옥에 간다"고 협박해 금품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3명으로부터 모두 376차례에 걸쳐 10억 2,000만 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돈으로 각각 11억 원과 6억 원 상당의 주택 2채와 명품가방과 밍크코트를 구입하고 해외여행을 하는 등 호화생활을 즐겨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산속 동굴 기거하며 기도를 하다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 영적 능력이 생겼다"며 기도원 등에서 소문을 퍼트리고 피해자를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피해자 주변 인물들에게서 들은 얘기를 짜 맞추거나 유도질문을 하는 수법으로 자신이 마치 영적 능력이 있는 것처럼 현혹했다"며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지 않으면 마귀가 틈을 타 지금까지 모든 복이 허사가 된다며 피해자들을 협박해 오랫동안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쯤부터 피해자들이 자신에게 의심을 품기 시작하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몰래 입국해 은신하던 중 지난 21일 강원도 원주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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