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어디로 가나]“5세대 지도부 데뷔전…中권력 쌍두마차”

송행근 박사 / 기사승인 : 2014-04-08 16: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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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중국 대륙의 거대한 聖會 ‘양회(兩會)’ [일요주간=송행근 박사] 최근 봄비가 반갑게 내렸다. 때 이른 더위 속에 곳곳에 미세먼지까지 비상이었는데 다행히 비가 촉촉이 내리면서 먼지가 사라지고 고온 현상도 다소 주춤했다.

화사한 목련이 피고 때 이른 벚꽃이 피면서 3월이 끝났다. 하지만 3월은 중국에서 한 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양회”를 통해 2014년의 전반적인 국정운영의 틀과 방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양회(兩會)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全國人民政治協商會議, 이하 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 이하 전인대)를 말한다.

▲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Newsis
‘정협(政協) 전인대(全人代)’…개혁에 배수진

잘 알다시피 정협은 공산당을 비롯한 8개의 정당의 대표와 각 단체 그리고 소수민족, 홍콩과 마카오 동포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정책자문 기구로 많은 요구사항을 집약하여 국무원과 전인대에 건의한다. 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하며 입법권과 인사권 등을 가지고 있는 중국헙법상 최고 권력기관이다.

지난 3일 개최되어 13일까지 열흘간에 걸쳐 진행된 중국의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가 끝난 4월, 이제 차분히 점검해 보고 올해 중국이 어디로 가는지 생각할 때이다.

올해 양회의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가졌다. 첫째, 집권 2년차를 맞이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의 국정 운영을 법적·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각종 법안과 조치들을 논의하는 무대라는 점이다. 둘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5세대 지도부가 처음으로 주재한 국가 회의였다는 점이다.

금번 양회에서 가장 강조된 점은 개혁이다. 시진핑 주석의 목표인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해서 반드시 개혁이 필요했다.

그런 까닭에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에 국정 보고를 하면서 “개혁은 올해 정부 업무의 가장 큰 임무다. 배수진을 치고 개혁의 일전을 벌여야 한다” 고 강도 높게 천명하면서 ‘개혁’이란 단어를 무려 77번이나 언급하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렇다면 개혁의 성공을 위해 중국 지도부가 선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점은 무엇일까? 이 번 양회에서 논의된 거시경제, 각종 민생현안, 환경문제, 노인부양 등 많은 심각한 현안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反부패가 아닐 듯싶다.

中 붕괴시킬 ‘공직사회 부패 척결’ 강력응징

실상 반부패는 올해만의 양회의 중요한 사안은 아니다. 지난해 양회를 앞두고 인민일보가 설문조사 했을 때 사회보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양회가 열리기 전 중국 신화사가 주요 관심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을 때, 중국인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10가지 주요 안건 가운데 세 번째에 오를 정도로 순위가 높았다.

시진핑은 작년 국가주석으로 취임 직후부터 공직사회 부패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3공(公)경비(관용차, 접대, 출장)' 축소 등의 조치로 부패와의 전쟁을 최우선 국정목표로 설정한 이후 지금까지 줄기차게 부정부패 척결의지에 불타있다.

실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1월 22일 열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부패 관련자들은 호랑이(몸통)에서 파리(깃털)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꺼번에 척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4대 악풍(惡風) 즉, 형식주의, 관료주의 사치풍조, 향락주의 근절을 강도 높게 추진했다. 그 결과 중국에선 작년 한 해에만 18만명이 넘는 부패 공직자가 적발됐고 명품시장과 고급 음식점 등은 된서리를 맞았다.

올해 시진핑의 부패와의 전쟁은 춘제(春節)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기간은 중국 최대의 소비 시즌으로 대부분 이 기간에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을 한다. 하지만 춘제는 공무원의 최대 뇌물수수 기간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시진핑은 공직기강 확립과 반부패 활동을 강화했고 그 결과 뇌물에 가까운 값비싼 주류와 고급 담배를 주고받던 설 선물 트렌드가 확 바뀌면서 춘제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진핑의 공직기간 확립과 반부패 활동은 많은 효과를 거두웠다. 공무원의 선물 주고받기가 엄청나게 뚝 떨어졌다.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新京報)가 공무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0%가 춘제 선물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80%가 선물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사회적 의미가 매우 크다. 중국인들은 해마다 선물을 사는 데 지출하는 8000억위안(142조 4,000억원) 정도를 쓰기 때문이다. 또한 선물과 뇌물이 줄어듦에 따라 우리의 세뱃돈이라 할 수 있는 홍빠오가 줄어, 관료의 아이들이 매우 불평했다고 하는 씁쓸한 상황도 연출되었다.

명품의 소비도 확연히 감소되었다. 경제전문지로 중국판 포브스라 불리는 후룬 리포트(胡潤百富)의 ‘2014년 중국 사치품 소비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명품 소비가 지난해와 견줘 15%, 명품 선물 수요는 25% 감소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는데, 이 전망은 현실화 되었다.

그렇다면 시진핑이 국가주석 취임이후부터 올해 양회에 이르기까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시진핑의 냉철한 현실인식이다.

민심을 잃게 만드는 ‘세 부류의 부패세력’

시진핑은 중국이 당면한 내우외환의 상황이 1948년 국민당이 직면한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인식하면서 민심 이반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그는 가장 아픈 급소는 민심을 잃는 것이며, 이렇게 되면 언제든 중국판 '재스민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1940년대 말 국민당 정권은 권력 계층의 극심한 부패로 민심을 잃으면서 마침내 국공(國共) 내전에서 패했다. 그 결과 수 천 년 간 유배지였던 대만으로 거점을 옮기는 뼈아픈 역사적 경험을 겪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은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3년 내에 민심을 수습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 내에 당도 국가도 모두 망할 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를 가지게 되었다. 여기에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2011년 7월 중국 공산당 90주년 기념식에서 "부패 문제 해결에 당의 생사존망이 걸려 있다"고 냉엄하게 언급한 발언은 시진핑을 더욱 독려하였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부패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그리고 끊이지 않는 부패는 곧 민심이반으로 이어지면서, 5세대 중국 지도부의 큰 부담으로 확대되면서 사회적인 균열을 내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 민심을 잃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부패세력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첫째, 공산당의 부패이다. 중국 공산당은 창당 90여 년 만에 당원 수가 8,00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외형적인 성장을 했지만, 민생 부문에선 빈부 및 지역 간 격차가 커지고 당 간부급 인사들의 부패 문제가 수시로 불거지면서 국민의 분노가 이미 한계점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둘째, 관료들의 부패이다. 그 대표적인 사건이 2012년 중국 내에서는 '시계 형(表哥)'과 '집 아저씨(房叔)'이다. '집 아저씨'라는 말을 유행시킨 사람은 광저우(廣州)시 도시관리국 판위(番禺)분국의 차이빈(菜彬·56) 정치위원이다. 그는 월급이 1만위안(약 180만원) 정도이다.

그래서 당국에 신고한 그의 가족 재산도 집 두 채에 불과했다. 하지만 차이 위원은 자신과 부인, 아들 명의로 호화주택과 별장, 공장, 주차시설 등 총 21건의 부동산, 시가 3,554만위안(약 64억원)어치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그의 한 해 부동산 임대료 수입은 100만위안(약 1억 8,000만원)에 달하고, 올해 서른인 아들에겐 호주 국적까지 취득시켜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시계 형'으로 불린 양다차이(楊達才·55)는 산시성 안전생산감독관리국장이다. 그는 평소에 명품 시계를 계속 바꿔 차고 다니는 모습이 네티즌들에 포착돼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그는 롤렉스 익스플로러, 오메가, 불가리 등의 고급 시계 83개와 가격이 10만 위안(약 1,800만원)이나 되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집과 통장에 있는 현금만 해도 1,600만위안(약 29억원)이나 되었다.

셋째, 국가 지도자들과 그 인척들의 부패이다. 올해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 前 충칭시 서기는 10억위안(약 1천800억 원)의 뇌물로 받았으며, 10억달러를 해외에 밀반출하는 등 부패 등의 혐의로 직위를 모두 박탈당하면서 결국 정치무대에서 사라졌다.

더욱이 그를 실각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원자바오(溫家寶) 前 총리는 일가 재산이 27억달러(약 3조원)에 이른다는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중국인민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원자바오 전 총리의 의혹은 중국 국가 지도자들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실례이자 실체이다.

또한 중국 태자당의 리더인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부주석의 아들 쩡웨이는 국유자산 90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쩡웨이는 호주에 2억 5천만 불 호화주택을 구매한 것도 밝혀졌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부패를 저지르는 핵심은 평범한 힘없는 인민들이 아니다. 중국의 최상위층을 비롯한 관료 그리고 공산당원들이다. 한마디로 중국의 대표적인 기득권 세력이다.

해외로 재산 유출…무려 2조 7000억달러

이처럼 중국의 핵심리더와 중국을 실질적으로 영도하는 공산당의 부패는 중국의 사회적 문제로만 그치지 않고 나아가 중국 체제의 불안과 심한 경제의 타격으로 확대된다.

다시 말해 돈 많은 공직자들이 부인과 자식은 해외로 보내고 재산도 빼돌리는-이른바 일명 나관(裸官·벌거벗은 관리)-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실제 당기율검사위는 소위 이들이 무려 118만명에 이르고, 이들이 2000년 이후 10년간 해외로 빼돌린 돈이 2조7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전 현직 중국 최고 지도부의 친인척들이 조세 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차려 놓고 역외 탈세를 했다는 의혹은 부패의 끝이 어디인지 모름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시진핑 주석의 매형 덩자구이(鄧家貴)는 부동산 개발회사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과 사위 류춘항(劉春航)은 유령회사를 차렸다.

덩샤오핑(鄧小平),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리펑(李鵬) 전 총리의 친인척들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 피난처에 회사를 설립하여 2000년 이후 중국에서 조세 피난처로 유출된 자산은 최대 4조 달러(약 4267조 원)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여기에 중국 대륙의 부호들의 해외 재산 은닉은 부패의 대미를 장식한다. 중국 대해망(臺海網)은 15일 영국 컨설팅업체 웰스인사이트 자료를 인용, 중국 부호들이 6,580억 달러의 자산을 해외에 은닉하고 있으며 이는 4조 796억 위안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1년치 재정수입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라고 밝혔다.

시진핑은 시대적 난제인 반부패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이 번 양회에서 강도 높게 외친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그토록 염원하는 “중국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 반부패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많지만 확신하기는 이른 것 같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다.

첫째, 이 번 양회에서 후진타오 정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 정법위 서기를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저우융캉은 국유석유회사를 통해 성장한 정치세력인 석유방 대부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정치적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그는 석유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번 양회에서 저우융캉의 처벌에 관한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양회가 끝날 때까지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둘째, 이번 양회에 참가한 억만장자들의 등장이다. 중국의 포브스라 불리는 ‘후루리포트’에 오른 1,000명의 억만장자 가운데 155명의 억만장자가 참석했다. 정협과 전인대에 속한 이가 각각 86명, 69명으로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부동산 회사인 헝다(恒大)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155명의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평균 97억위안(약 1조 7,152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양회가 “돈=권력”의 무대 또는 돈이 정치를 주무르는 정치게임이 되고 말았다. 돈이 권력의 무대가 되고 돈이 정치를 선도하는 한 반부패는 멀고 힘든 일이 될 것은 자명하다.

2013년 중국의 청렴지수는 176개국 중 80위, 100점 만점에 39점일 정도로 매우 낮다. 아프리카의 감비아나 튀니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앞으로 반부패를 척결하는 강도 높은 개혁을 통해 중국 인민들의 이반된 민심을 거둘 수 있을까?



송행근 프로필
‘중국부자’와 ‘중국유학생’ 그리고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화교’에 대해 관심이 많은 중국문화비평가이다.

현재 전북중국문화원장으로, ‘이하시연구’로 전남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국시가의 이해’ ‘한문의 즐거움’ 등의 10여권의 저서가 있다.

그동안 스포츠조선에 ‘송행근의 요절복통 중국’이란 코너를 통해 중국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했으며, 중앙일보에 ‘송행근의 차이나리뷰’를 통해 중국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는 중국 전문 칼럼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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