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301억 사회환원 발표...기독인연대 "불법 수익금으로 생색내기"

박은미 / 기사승인 : 2014-05-19 14: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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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수차례 SK 측과 통화 시도에도 연락 닿지 않아 ‘올바른 시장경제를 위한 기독인연대’ 성명 발표
"정상 경영활동 없이 받은 301억 원은 횡령·배임의 결과물
사회환원은 또 다른 불법행위이자 ‘셀프기부’를 위한 꼼수"
ⓒNewsis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 보수를 사회에 환원키로 한 것과 관련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기부라는 긍정적인 문화를 자신의 과오에 대한 면죄부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이 일각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기독교 시민단체들이 최 회장의 사회환원 방침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최 회장이 수감 생활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했음에도 보수를 받은 점을 지적하며 그 보수 자체가 업무상 배임으로 얻은 불법수익금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재벌임원의 사회환원 결정이 자신들이 만든 사회공헌 재단에 기부하는 ‘셀프기부’를 위한 전형적인 꼼수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며 구체적인 환원 계획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3월 31일 재벌기업 임원들의 연봉이 공개돼 비난이 거셌다. 횡령, 배임 혐의로 수감 중인 최 회장은 옥중 신세였음에도 보수 301억 원을 받았고, 수감과 입원으로 한해를 보냈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131억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효성 조석래 회장도 각각 47억 5,000만 원, 39억 원씩 챙겼다.

특히 최 회장은 301억 원의 보수로 ‘연봉왕’에 올라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이에 최 회장은 지난해 보수를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고 발표하며 돌파구 모색에 나섰지만 사회환원을 표명한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한 상태가 이어졌다.

이에 기독교유권자연맹, 선민네트워크, 대한민국미래연합 등 12개가 포함된 기독교연맹단체 ‘올바른 시장경제를 위한 기독인연대’는 8일 입장표명을 통해 “재벌의 사회환원 결정은 흐지부지되거나 자신들의 사회공헌 재단에 기부하는 등 얄팍한 꼼수의 대상이자 또 다른 불법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다수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반시장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기독인연대는 사회환원은 보수가 정당하게 지급되었을 때에 가능한 일인데 최 회장이 받은 급여는 그 자체가 업무상 배임횡령의 결과물로 얻은 불법수익금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이러한 불법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며 대다수 소수 주주들의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범죄행위”라며 “최 회장의 급여는 사회환원이 아니라 전액 회사에 환수하고 불법적 보수지급에 관여한 임직원들의 업무상 배임, 횡령 등의 범죄혐의 또한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 회장이 회사로부터 받은 급여가 정당하다고 인정된다 하여도 사회환원의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는 점을 비난했다. 그 동안 대기업들이 여론이 잠잠해지면 발표했던 사회환원을 쉬쉬하거나 약속했던 사회환원을 자신이 지배하는 재단에 기부하는 ‘셀프기부’를 하는 일도 있었기에 최 회장의 구체적이지 않은 사회환원 발표가 더욱 비판받아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시장경제질서의 동정여론을 얻기 위한 불법 사회환원, 꼼수형 사회환원을 근절해야만 한다고 촉구했다.

선민네트워크는 유죄가 확정돼 수감 중인 최 회장이 수감 생활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불가능했음에도 거액의 연봉을 챙긴 점은 대기업 오너들의 특권의식이 빚어낸 어처구니없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감옥에 수감되었거나 중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제대로 일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한 대기업 임원들이 거액 연봉을 받는 것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선진네트워크는 일부 기업과 기업인들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기업에 대한 불신과 반기업정서가 무섭게 확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11년 세계금융위기를 불러 일으켰던 뉴욕 월가의 임원들이 고액연봉을 받자 분노한 뉴욕시민들이 텐트를 치고 월가를 점령했던 사건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선민네트워크 상임대표 김규호 목사는 <일요주간>과의 통화에서 “옥중고액연봉지급 같은 대기업들의 부도덕한 관행이 시장 질서를 방해하고 있다”며 “건강한 시장경제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진보보수를 떠나 모든 시민들이 기업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 의의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요주간>은 최 회장의 사회환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듣기 위해 SK그룹 측에 수차례에 걸쳐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최 회장은 1년 4개월째 수감 중으로 사실상 정상정인 근무가 불가능하였음에도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지난해 301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최 회장의 연봉은 노동자 평균 연봉의 1,152배, 시간제노동자 평균연봉의 3,865배에 달한다. 최 회장이 1시간 49분만 일하면 노동자의 평균연봉을, 단 32분만 일하면 시간제노동자 1년치 급여를 가져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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