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급 국내산 육우만 고집해 20년 전통맛집 인증 ‘이유 있네’
찰진 육질의 향연 ‘육사시미’…맛있게 매운 맛 ‘마약소스’ 일품
“손님은 나의 은인, 내 가족에 먹인다는 마음으로 정성 다해”
맛 좋고 값 착한 국내산육우
일단 잡숴보시라
국내산 육우를 착한 가격대에 맛볼 수 있는 ‘암소한마리’는 20년째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맛을 내고 있다. 가격이 싸다고 고기의 품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오해는 금물. 우시장의 정육점에서 나온 고기들은 바로 냉장유통 하는 만큼 신선도는 당연히 서울시내 어느 음식점보다도 뛰어나다.
‘암소한마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연순 사장(44)은 신선한 국내산 육우의 맛은 한우에 버금간다고 자신했다. 정부가 한우농가 살리기를 우위에 두면서 상대적으로 육우가 저평가 되고 있지만 사실 육우의 품질도 한우 못지않다.
국내산 소는 한우, 육우(수소), 젖소(암소)로 구분된다. 한우는 토종소고 육우는 외국 종자와 한우를 교배시켜 고기를 얻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소, 젖소는 우유를 짜다가 수명이 다 되어 도축된 소다. 국내산 쇠고기의 등급판정은 한우, 육우, 젖소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한우 1등급과 육우 1등급은 그 품질이 같다. 따라서 고가의 한우는 부담스럽고 젖소나 수입쇠고기가 꺼려진다면 국내산 육우가 바로 최적의 선택이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육우는 단지 품종의 차이일 뿐 사육환경과 사료 등 모든 부분이 국내산 한우와 동일하다. 한우와 똑같이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인증 작업장에서 생산되며 쇠고기 이력제와 원산지 표시제 등의 엄격한 관리를 받고 있다. 또한 가격이 한우에 비해 저렴할뿐더러 빠른 성장 덕에 사육기간이 짧아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적어 건강에도 좋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젖소는 6~7회의 출산을 한 후 도축하기 때문에 맛이 떨어지고 육우는 태어나면서부터 식용으로 사육되기에 부드럽고 고소하다. 고기 맛 좀 안다는 사람들은 이러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 육우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안전한 먹거리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국내산 쇠고기를 맛 볼 수 있는 ‘암소한마리’는 각종 매스컴과 식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유명세는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까지 퍼져 우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들리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암소한마리’의 인기는 국내산 육우의 자존심을 방증하는 좋은 예다.

맛깔스러운 고기가 한접시 푸짐하게 나오는 ‘암소한마리’는 가장 많이 찾는 메뉴다. 차돌박이·토시살·치마살·제비추리·육사시미 이렇게 귀한 특수 부위가 다섯가지나 제공된다. 600g 가격이 55,000원이니 100g당 9,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산 쇠고기를 먹는 셈이다. 고기를 입에 넣었을 때 살살 녹는 맛이란 먹어 본 사람만이 안다.
특히 두툼하게 썰어진 빛깔 고운 생고기인 ‘육사시미’는 인기가 좋다. 갓 잡은 싱싱한 생고기를 지칭하는 ‘육사시미’는 고급음식으로 불리는 ‘육회’보다도 싱싱함이 뛰어나다. 쫄깃하게 씹히다가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일품이라 단골들의 충성도가 높다. 간·천엽·지라·골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소의 부산물이 기본 찬으로 제공되는데 일반 쇠고기집에서는 보기 힘든 조금 낯선 광경이다. 모두 신선도가 높기에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쇠고기로 사시미를 뜨는 것은 고기가 신선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손님들에게 최상급의 신선한 고기를 제공하고자 여러 육가공 업체를 통해 고기를 들여온다. 매일 아침마다 직원들이 고기를 직접 손질하고 사시미를 뜬다. 직원 모두 이러한 숙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간·천엽·지라·골과 같은 특수 부위를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곳의 특제소스는 새콤달콤하면서도 알싸해 중독성 강한 맛을 자랑한다. 쫀득한 고기 한 점 입 안에 가득 차면 기분 좋게 톡 쏘는 소스가 입맛을 당긴다. 손님들이 먹은 후 ‘소스가 마약처럼 당긴다’고 하여 ‘마약소스’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매운데도 쫄깃쫄깃 자꾸만 당기는 소스의 비법은 바로 풍성함에 있다. 고춧가루, 마늘, 깨 등 신선한 국내산 재료를 듬뿍 넣어 맛의 활력을 불어 넣고 ‘청양 고춧가루’로 매운 맛의 방점을 찍었다. 사장님이 자체 개발한 ‘마약소스’는 맛있게 매운 맛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중독성이 있어 고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덤으로 나오는 시래기 국도 고급 한정식과 견줘 손색이 없을 정도로 정갈하고 깔끔하다.
‘암소한마리’에서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고기 맛의 비결은 재료의 바로 ‘순환성’이라고 한다. 김 사장은 항상 신선한 재료를 제공할 수 있게 발길을 이어준 손님들에게 이 맛의 영광을 돌렸다.

18년째 이어진 인연
김 사장은 지난 1996년도 독산동 우시장에 첫 발을 들였다. 협동포장마차에서 작은 규모의 가게로 시작했는데 장사가 매우 잘됐다고 한다. 그러던 도중 2001년 포장마차의 주인이 보증금을 부당하게 올려 큰 결심을 하고 포장마차를 정리한 후 ‘암소한마리’를 인수하게 됐다.
1,2층 200석 규모의 가게 안은 늦은 저녁시간이 되면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1층이 가족단위 소규모 모임 위주인 반면 2층은 직장회식 등 단체 모임이 주를 이루는 연회석 위주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여기저기 ‘이모’, ‘사장님’을 부르는 손님들의 목소리에 정신이 없을 만도 한데 직원들은 여유 있고 즐겁기만 하다. 흔히 ‘맛집’으로 이름이 난 곳을 가려고해도 바쁘다는 핑계로 불친절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암소한마리’의 모든 직원들은 바쁜 와중에도 언제나 밝은 미소로 고객들이 불편함 없이 식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잊지 않고 찾아준 손님들과의 인연은 제 삶의 원동력이다. 처음 오픈 할 때부터 어떻게 해야 신선한 고기를 손님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왔다. 음식을 팔면 얼마나 남는지 손익을 따지지 않고 고기의 품질 유지에만 몰두했고 이 부분만큼은 초심을 잃지 않았다”
독산동 우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18년째인 김 사장은 지역에 대한 애정도 애틋하다. 4년째 금천구 상공회 활동을 하며 지역경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는 과정에서 상공회활동을 추천받아 지역사회를 위한 길을 나서게 됐다고 한다.
“사업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고 같은 업에 몸담은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세상에 대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됐다. 봉사활동과 후원은 손님들에게서 받은 큰 사랑 중 정말 작은 부분을 돌려주는 것이지 대단한 활동은 아니다”
김 사장은 상공회 활동 및 지역사회 후원에 대한 커리어가 자칫 확대해석 되는 것을 우려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고 싶다며 끝내 자세한 언급을 피하는 소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암소한마리’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고기를 손질하는 김 사장의 모습이 제일먼저 보인다. 목장갑을 끼고 능수능란하게 고기를 다루는 김 사장을 보고 반갑게 인사하는 이가 있으니 10년째 단골인 이정수(37)씨였다. 가족들과 함께 들린 그는 ‘암소한마리’의 단골이 된 내력을 들려줬다.
“가산동에 직장이 있어 결혼 전부터 종종 들렸다. 결혼 후에도 가족들과 자주 오는데 7살인 아이가 특히 육사시미를 좋아한다. 그런데 한번은 아이가 이모님에게 ‘육사시미 더 주세요’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 아시다시피 고기집에서 고기를 더 달라고 하는 건 경우가 아니라서 매우 당황했다. 저희는 ‘신경 쓰지 말라’고 말씀드렸는데 조금 후 사장님이 ‘아이가 먹고 싶어 하는데 더 줘야지’라며 한 접시 가져다 주셨다. 육사시미는 인기메뉴일뿐더러 한창 바쁠 시간대라 죄송해 돈을 내겠다고 했는데도 한사코 안 받으시며 ‘잊지 않고 와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웃으셨다.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맛과 인심 덕분에 올 때마다 행복한 추억을 곱씹고 간다”
김 사장은 돈을 벌기 위해 장사를 하기 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손님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그걸로 족하다고 한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김 사장의 진심은 제대로 통했다. 단골손님이 지인을 데리고 오고, 그 지인도 단골이 되어 가족을 데리고 오는 식으로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손님들을 두고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손님들과 신뢰를 이어왔다는 점이 가장 행복하다. 자식을 데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3대가 가게에 모여 행복하게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내 가족 같이 느껴진다. 앞으로도 10년, 그 이상으로 힘 닫는 날까지 장사를 하고 싶다. 저희를 믿고 손님들이 찾아오는 한 이 자리를 계속 지켜야 하는 것이 그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암소한마리’의 유명세에 다소 둔감해 보였다. SNS나 블로그에서 인기도 손님들은 통해 들었다며 쑥스러워 했다. 아마도 묵묵히 자기 일에만 최선을 다해온 탓 일게다. 작은 포장마차에서 시작해서 어느새 독산동 우시장의 명실상부한 ‘명품육우’집을 운영하고 있는 비결은 온화한 인상을 가진 사장님과 친근함이 묻어나오는 직원들 덕이 아닐까싶다. 한 번 찾은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드는 행복한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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