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인하 요구...갑의 횡포인가, 시장논리인가

박은미 / 기사승인 : 2014-09-11 16: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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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은미 기자] 현대자동차와 카드 업계가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률’ 조정을 놓고 재격돌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 카드사들에게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를 현행 1.9%에서 0.7% 수준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지난 5일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현대차가 요구하는 수수료율 0.7%는 원가 이하 수준으로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양측의 갈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가맹점인 현대차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나서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양 측의 갈등을 중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소관 밖의 일로 가맹점과 카드사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현대차 봐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현대차와 카드 업계 간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10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카드사 중 절반가량은 현대차 측에 수수료 인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나머지 카드사들도 내부 검토 중이지만 현대차의 요구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반면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의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란 소비자가 자동차 대금을 신용카드를 이용해 일시불로 결제하면 그 결제액을 캐피털사가 대신 갚아주는 금융상품이다. 카드 대금은 캐피털사가 대신 갚고, 소비자는 캐피털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구조다. 이때 판매사는 가맹점 수수료 1.9%를 카드사에 주고, 카드사는 이 가운데 1.5%를 캐피털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넘긴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카드사들과 개별 협상 방침을 밝히며 “상품 관리 비용 등을 고려하더라도 카드사 입장에서는 단 하루 동안만 자금을 조달하면 되기 때문에 수수료율은 높게 받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자동차 대금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이틀 후 판매사에 대금을 지급하고, 그 다음날 캐피털사로부터 전액을 돌려받는다. 따라서 카드사가 단 하루 동안만 자금을 조달하고 1.9%에 달하는 수수료를 취하는 것은 지나치게 높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따르지 않을 시 계약해지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1월 카드사에 수수료 인하 요구를 거부한 KB국민카드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카드사는 현대차에서 요구하는 수수료율 0.7%는 원가 이하의 수준으로 그 선까지 수수료율 낮출 경우 사실상 마진이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특히 현대차의 수수료를 내려주면 다른 가맹점들도 연쇄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금융당국의 ‘강 건너 불 구경’하는 듯 한 모습에 카드업계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카드업계는 현대차의 수수료 인하 방침은 금융당국의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항임을 상기한 뒤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이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9%에서 0.7%로 1.2%포인트 인하해 달라는 현대차의 요구에 대해 내부 분석을 한 뒤 “수수료율은 1.5∼1.9%가 적정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현대차가 요구하는 인하율(0.7%)은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1.5%)보다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여신전문금융업법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카드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부당한 수수료 인하 요구는 명백히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한 사안인데 금융당국이 봐주기식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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