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청산한다더니 결속만...親노-非노 '따로국밥'

임영호 / 기사승인 : 2014-09-29 16:54:38
  • -
  • +
  • 인쇄
문희상號, 비대위 구성 놓고 파열음 가속 중도온건파, 문희상 향해 “친노 성향 갖고 있는 분”반발
친노 진영 “비대위 인선 잘 돼”…문재인, ‘시민참여정당’ 강조
ⓒNewsis
[일요주간=임영호 기자]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간 계파 갈등을 타파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혁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오히려 당내 파열음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계파주의 청산’을 기치로 닻을 올린 새정치민주연합의 문희상 호(號)가 계파들의 결집을 오히려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차기 전당대회와 맞물려 당내 친노와 비노 그룹 간 대결 양상으로 전이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일단 당내 중도온건파를 중심으로 비노 진영의 의원들은 문 위원장의 비대위 인선은 물론 정치혁신위원장에 범친노 성향의 원혜영 의원을 선임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한 초선 의원도 “원(혜영) 의원을 정치혁신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을 보니 범친노 일색으로 당을 정비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당내 반발기류를 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 위원장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의 룰과 밀접한 모바일 투표 재도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놓고 비노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문 비대위원장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중도성향 그룹인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소속 박주선 의원은 지난 25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문 위원장의 모바일투표 발언을 문제 삼으며 “상당히 친노 성향을 갖고 있는 분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며 “지금 비대위가 ‘열린우리당 비대위’가 아니냐는 비아냥이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문 위원장이 비대위에 중도·온건·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분이 없다는 것을 잘 아실 텐데 왜 그런 이야기(모바일투표 찬성)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 법치를 지향하는 새정치연합에서 비법률적이고 반헌법적인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하며 “(모바일토표의) 이런 문제점 때문에 3개월 전 새정치연합을 창당할 때 당헌·당규에 모바일투표를 배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집모의 간사인 최원식 의원은 비대위가 차기 전당대회 출마자들로 구성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적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전대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공정성이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그이유다.

최 의원은 “이번 비대위에게 혁신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며 “현 지도부는 관리형으로 가고, 차기 지도부가 혁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내 최대 계파인 문재인 의원을 좌장으로 한 범(凡)친노 그룹은 비대위 인선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중도온건파들의 요구에 맞서고 있는 모양새다.

친노계가 총출동한 25일 국회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계기로 세(勢) 결집을 과시하는 듯한 인상마저 풍겼다. 문 위원장과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이해찬 원혜영 유인태 이미경 정세균 김상희 유기홍 이목희 정청래 홍영표 김기식 김용익 도종환 박남춘 박홍근 배재정 유대운 윤관석 은수미 이학영 진성준 최동익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다만 문 위원장이 모바일 투표 문제로 불거진 계파 갈등이 표면화 될 것을 우려한 듯 이 문제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는 기류다.

문 위원장은 25일 당내 의원들과 잇달아 간담회를 갖고 당 혁신 방안과 세월호특별법 등 국회 정상화에 관한 의견 수렴에 나섰다.

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진 의원들과 릴레이 간담회에서 ‘동지애’를 강조했다. 당 비대위 구성에 대한 일각의 반발을 잠재우는 동시에 세월호특별법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국회를 정상화 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해석된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초선 의원 20여명과 1시간 30여분 동안 가진 첫 간담회에서 “급선무는 침몰한 배를 물 위로 올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전심전력하고 있다”며 “딱 한마디 하고 싶은 건 동지애에 관한 것. 동지란 낳을 때 달라고 죽을 때 같이 죽자 약속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일사불란한 체제를 희망하는 사람이 아니다. 민주적이고 포용성에 대해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지금은 당을 일단 살리고 볼 때다. 동지애가 스멀스멀 없어지지 않았나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비대위 구성에 대해 “우리는 같은 동지고 배를 탔다. 누란지위 침몰위기에서 배를 건지는 게 급선무”라며 “당을 살려놓고 말해야 한다. 시작부터 (불만을 제기하면)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비공개로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비대위 구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최원식 의원은 "비대위원들이 전당대회 출마자로 구성된 것이 문제"라며 "(정당대회 출마자는) 빨리 사퇴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전당대회 출마자 위주로 된 구성이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 말했다”며 “침몰하는 배를 우선 수면 위로 띄우는 것이 비대위가 가장 먼저 할 일이라 그에 적합인 분들로 구성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영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저는 비대위원 했다고 전당대회에서 표를 얻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 비대위원들도 최상으로 구성됐다.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지는 목소리, 여야 합의를 통해 국회를 주도하는 모습 등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일부가 비대위원들이 계파 수장들로 구성됐다고 말한 분도 있다”면서도 “저는 계파 수장이라서가 아니라 당 대표 이상을 지냈던 분들이고 이슈파이팅을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의원들도 같은 의견”이라고 밝혔다.

문 위원장도 “내가 하는 말이 서영교 의원이 하는 말”이라며 “조직을 안정, 강화해 달라는 의견으로 통일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날 오후 문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 재선 의원들은 지역위원회 등 당 재건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혁신실천위원회와 관련해서는 개헌, 법 개정, 당헌당규 개정 등 분야별로 구분해 실천 가능한 것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모바일 투표 문제도 거론됐다. 문 위원장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권리당원의 투표를 위해서 모바일이라는 현대적 수단을 안 쓸 이유 없다는 것이었고, 전대 룰과 관련된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고 유기홍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시민과 공감하는 언론 일요주간에 제보하시면 뉴스가 됩니다'

▷ [전화] 02–862-1888

▷ [메일] ilyoweekly@daum.net

[저작권자ⓒ 일요주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