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국순당 신화, 배중호 대표 기소에 실적악화 '악재 겹쳐'

박은미 / 기사승인 : 2014-12-02 17: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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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중호 국순당 대표이사 ⓒNewsis
[일요주간=박은미 기자] 한국 전통술을 생산하는 국순당이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밀어내기’ 등의 갑질로 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데 이어 배중호 국순당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지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특히 국순당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92% 급감한 와중에, 백세주로 주류시장에서 신화를 창조했던 배중호 대표의 불구속 기소 소식까지 알려지자 업계 안팎에서는 ‘국순당의 신화에 재동이 걸렸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도매점을 상대로 매출목표를 일방적으로 할당하고 실적이 부진하면 퇴출시키는 등 이른바 ‘갑의 횡포’를 부린 국순당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봉규)는 2일 “도매점의 영업비밀과 매출정보를 부정하게 사용하고 판매 실적을 강요하거나 일방적으로 거래 계약을 끊어 퇴출시킨 혐의(공정거래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방해)로 국순당 회사법인과 배중호(61) 대표이사, 조모(54) 전 영업본부장, 정모(39) 전 사업부장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도매점들에 신제품을 포함한 매출목표를 일방적으로 할당하고 매출이 저조하거나 회사 방침에 따르지 않는 도매점 8곳의 계약을 끊어 퇴출시킨 혐의다.

국순당은 도매점 구조조정 계획을 세운 뒤 퇴출 대상 도매점에 대해서는 제품의 공급물량을 줄이고 전산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방해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회사 정책에 주도적으로 반발하는 도매점들을 조기 퇴출하기 위해 본사 직영점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수법으로 거래처에 반품을 유도했다. 이를 위해 본사 서버에 저장된 도매점의 거래처와 매출정보 등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배중호 대표 등 전·현직 간부 3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구조조정을 지시하고 도매점에 대한 부당 퇴출을 주도한 책임을 물어 정식재판에 넘겼다.

아울러 이들의 지시에 따라 제품 물량공급을 줄이고 전산을 차단하는 등 도매점의 업무를 방해한 도매사업부 전직 직원 2명 역시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개인사업자인 도매점들의 경우 면허상 일반 주류가 아닌 약주 등을 취급하고 있어 국내 약주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국순당에 의존하는 거래 형태를 보일 수밖에 없기에 이런 횡포가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앞서 국순당은 지난 5월 불공정거래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던 와중에 막걸리 가격을 최대 22% 올려 서민술인 막걸리의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는 비난까지 샀다.

이런 여파는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국순당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4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2%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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