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녀 살해한 40대 엘리트 가장의 비극..."범행 동기 생활고 아닐 것으로 추정"

백지흠 / 기사승인 : 2015-01-08 1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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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백지흠 기자] 서울 강남 서초동의 아파트에서 생계가 어렵다는 이유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40대 강모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런데 놀랍게도 피의자 강씨는 국내 명문 사립대를 졸업한 뒤 외국계 IT 회사에서 임원을 지낸 이른바 엘리트인 것으로 드러났다. 40평대의 고가 아파트에 살던 그가 왜 이같은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서울 서초경찰서는 잠들어있던 아내 이모(43)씨와 중학생 큰 딸(14), 작은 딸(8)을 살해한 혐의로 강모(48)씨를 체포했다고 6일 밝혔다.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강씨는 휴대전화로 119에 전화해 "아내와 딸을 죽였고 아파트에 가면 시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도주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인 오전 6시30분쯤 강씨의 아내와 큰 딸, 작은 딸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방 안에는 강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 2장이 발견됐다. 강씨가 남긴 메모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딸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죄값을 치를게' 라는 내용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씨의 휴대폰 위치를 파악해 낮 12시 10분경 경북 문경시 농암면의 한 도로에서 강씨를 체포해 검거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손목에 자해를 시도한 흔적이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3년 전 외국계 컴퓨터 관련 회사를 다니다가 실직하고 2004년 구입한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5억을 대출 받아 매달 400만 원은 부인에게 생활비로 주고 나머지는 주식투자를 해왔다.

강씨는 대출받은 돈으로 한 주식투자마저 실패하자, 미래를 비관해 자신의 가족을 모두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강씨 소유로 돼 있던 서초동의 44평형 아파트가 시가로 10억 원에 거래되는 고급 아파트이기 때문에 범행 동기가 생활고는 아닐 것으로 추정,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초경찰서는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강씨에 대해 7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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