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우리은행 간부급 직원 자살 뒤늦게 알려져...금융권 강타한 '자살 트라우마'

박은미 / 기사승인 : 2015-01-15 10:4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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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주간=박은미 기자] 과도한 업무와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금융사 임직원들의 자살이 잇따르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말단 직원부터 임원까지 직책을 가리지 않고 자살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자살 트라우마'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있다. 자살자들의 상당수는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지난해 1월과 5월, 은행지점장 2명이 신변을 비관해 자살했다. 당시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중 한 명은 실적악화로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갑부급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평소 A차장이 업무 실적에 시달려 왔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한 것으로 결론 냈다.

지난해 10월 21일 우리은행 서울 모 지점의 A 차장이 출근 직후 영업점 외벽 난간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고 12일 <뉴스1>이 보도했다.

A 차장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차로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A 차장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한 사람은 인근 상가의 한 상인이었다.

이 상인은 “영업점 3층은 다른 업체가 입주해 있어 평소 은행 직원들이 이용하지 않는다”며 “비가 오는 날인데도 A 차장이 우산도 쓰지 않은 채 계단을 오르길래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잠시 후 경찰차와 구급차가 출동해 A 차장이 자살한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A 차장의 죽음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결론 내렸다. 사건 당일 CCTV 화면에는 A 차장이 출근한 뒤 곧바로 주차장 쪽 뒷문으로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

A 차장의 가족들은 "그가 평소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차장은 실적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우울증 치료를 받은 적도 있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할당된 목표량을 미달할 경우 성과급 지급은 물론 임금 인상까지 금지하고 있다. 실적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후선 배치되며 임금 인상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행 업황이 지난해부터 급격히 나빠지면서 직원 개개인에 대한 영업 압박이 커지고 있으며, 은행 내부적인 경쟁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며 직원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 측은 “자살은 개인의 선택”이라며 선을 그었다.

업무 실적에 시달려 왔다는 유가족 증언에 대해서는 “행원이라는 직원이 업무실적에 대한 압박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융권은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살아남기 위해선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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