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청문회' 아들 병역 문제 의혹 여전…野 "송곳 검증" 예고

라윤성 / 기사승인 : 2015-01-26 00: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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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Newsis
[일요주간=랴윤성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청문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 총리실 업무보고를 받고 청문회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이 후보자는 차남과 자신의 병역 문제, 재산 문제, 동생의 범죄 사실 등에 대해 적극 해명한 데 이어 이날도 가족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당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과 업무수행 능력을 놓고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반면 여당은 과거 ‘흠집내기’식 청문회가 되선 안 된다고 방어전을 펼쳤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송곳 검증, 현미경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국정을 운영할 자질이 있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문재인 당대표 후보는 이 후보자에 대해 “반대 50%를 대표할 수 없는 예스맨 이완구 후보자로는 야당소통은 몰라도 정부가 주장하는 국민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병역 문제 해명 불구 ‘의혹’ 여전

이처럼 야당이 이 후보자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의 흠집만 파고드는 청문회보다는 생산적인 청문회가 되길 기대한다”며 고 강조했다.

여당의 이같은 바램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자 차남의 병역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어 향후 청문회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가 논란이 되고 있는 차남 병역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점들이 아직 남아있다.

25일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차남 이모(34)씨는 2000년 8월 징병신체검사에서 3급(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3차례 신체검사를 더 받고서야 5급(면제) 판정으로 병역 면제 대상이 됐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미국에서 유학한 이씨는 미시건대 재학 중이던 2004년 10월 축구시합 도중 무릎을 다쳤고 2005년 2월 미시건대 병원에서 MRI 검사를 통해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 진단을 받았다.

그는 2005년 7월 입국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다시 한 번 MRI 검사를 받아 '전방십자인대 완전 파열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그 달에 2차례나 징병신체검사를 다시 받게 된다.

그런데 2차 신체검사에서 병무청은 4급(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내렸다. 이씨는 이의신청을 통해 3차 신체검사까지 받았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후 이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수술과 재진단을 받았다. 2005년 12월 미시건대학 병원에서 '전방십자인대 파열 재건수술'을 받고 한국에 다시 입국해 2006년 5월 분당서울대 병원에서 "정상으로 되기는 힘들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의 병사용 진단서를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6년 6월 병무청에서 4차 신체검사를 받은 끝에 ‘불안정성 대관절’의 사유로 5급 판정을 받아 병역이 면제됐다.

하지만 면제 판정이 나기 까지 과정을 들여다보면 여러 군데에서 의문점이 발견된다.
이씨의 2~4차 신체검사에서 판정 근거가 된 ‘국부령 556호’와 ‘국부령 590호’는 불안정성 대관절이 ‘고도’일 경우 5급 판정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고도의 불안정성 대관절로 분류되는 경우는 2개였다. 하나는 십자인대손상으로 재건술을 받은 경우다. 다른 하나는 병무청이 ‘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고 병무청의 이학적 소견(scientific view)도 이와 일치해야 했다.

그런데 수술을 받기 전 2차례 신체검사에서 병무청은 이씨를 4급으로 판정했다. 이씨가 공익근무요원 복무에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당시 병무청은 이씨의 상태를 십자인대 완전파열로 보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시건 대학 병원은 2005년 2월17일 첫 진단에서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이라고 판단했다. 병무청과 미시건대학 병원이 의견을 달리했던 것이다.
이씨는 이런 과정 속에서 결국 미국으로 건너가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이씨가 수술을 받았던 시점도 의문의 대상이다. 젊고 활동적인 환자가 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판정을 받은 경우에는 6주 정도 경과를 지켜보고 수술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의료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이씨는 미시건대 병원에서 십자인대 파열 진단(2005년 2월)을 받고 약 10개월이 지나서야 재건 수술(2005년 12월)을 받았다. 그 사이에 한국에 들어와 2차례나 징병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학기 중에는 수술을 받을 수 없어 기말시험을 보고 나서 받은 것”이라며 “수술 전까지 목발을 짚고 다녔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측이 공개한 기록 중 미시건대의 진단에 대한 해석에도 논란이 될 부분도 있다.
다음은 미시건대 병원이 2005년 12월20일 수술 후 작성한 수술기록지 마지막 부분에 기술된 내용을 이 후보자 측이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다.

"수술 참고 사항 : Mr 이 씨는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24살의 환자이다. 신체검사와 MRI에 의하면 요철 부분의 부상과 더불어 전방 십자형 인대의 문제가 있었다. 환자의 제한된 생활 불안전성이 보고되었고 수술 필요성이 인지되었다(The patient reported lifestyle-limiting instability and sought operative intervention)."

마지막 문장은 환자 스스로 생활상의 불편과 수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 후보자 측은 병원 측에서 수술 필요성을 제기한 것처럼 이 문장을 해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미시건대 병원 측이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권고한 사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미시건대 병원은 이씨가 수술을 받기 2개월 전인 2005년10월 "분명히 전방십자인대재건술이 타당하며 이를 권고한다"고 진단했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2005년 7월11일 MRI 검사를 통해 "상기 진단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수술을 받기 전 이씨의 무릎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가 공개돼야 이씨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해 명확한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의혹이 확산되자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차남의 병역 문제는 아직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 많아 향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26일 임명동의안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대한 신속하게 준비 과정을 진행해 내달 4~5일 청문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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